항상 목줄에 메여 목줄 길이만큼만 움직일 수 있는 전철역 앞 편의점 백구.
어떻게 새끼를 낳은 것인지 저와 똑같이 닮은 새끼가 어느새 자라 엄마크기만 해졌어요.
똑같이 목줄에 메어 사는 신세가 되어있어요.
언제쯤 목줄에서 풀려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살수 있으까요?
안국역 앞 노숙자 아저씨.
새우마냥 구부리며 지난밤 술기운에 젖어 해가 어서 일어나세요 하는데도 그렇게 그냥 주무시네요.
조계사 일주문 앞 아저씨.
불편한 몸을 이끌고도 일찍 준비하시고 나오셨네요.
조계사 앞마당 참새 처녀총각.
콩콩 두번 뛰고 콕!
콩콩 세번 뛰고 콕!
아침 챙겨먹고,
콩 한번뛰고 휘리릭 날아가 뽀뽀 한번하고.
그옆 비둘기 아주머니
다리 한쪽을 다쳤나봐요.
뒤뚱뛰뚱 조금걷더니 힘드는지 그만 앉아버리네요.
아침일찍 조계사에서 우연히 만나 자녀 결혼식에 못 갈수도 있다며 미안해 하시며 돈봉투를 미리 건네시는 아저씨.
법당 안 에서 간절히 기도하시는 할머니,아주머니들.
고맙습니다.
그대로 그렇게들 있어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