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드라망 집중수련을 다녀와서

조의제

어느덧 내가 인드라망과 인연을 맺고 활동가로 일을 시작하지 4년이 되었다. 인드라망이 무엇이고 어떤 철학을 가지고 어떤일을 하는지도 몰랐는데 이제 그 이름이 자연스러운 것을 보면 나도 어느새 그 마음이 스며들고 있나 보다.

2015년 10월 3년차 이상 활동가를 대상으로 집중수련을 한다고 해서 기대를 하고 참여 했는데 주제가 명상이어서 관심이 많이 갔다. 마침 지도를 해 주시는 혜봉선생님이 내공이 깊으신 분이어서 참여한 한사람 한사람의 마음을 잘 살펴 지도를 해주신 덕분에 만족도가 꽤 높았고 각자 활동하는 지역에 돌아가서도 나름대로 명상을 가지고 공부를 하신 분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

나 또한 그간 기분에 따라 좋고 싫음과 힘들때와 편할 때 편차가 컸는데 명상 수련을 다녀와서는 다시 태어난 듯 다른 세상을 만난 듯 살아가는데 자신감이 생겼다. 그러나 그런 마음도 시간이 가면서 노력을 하지 않고 마음으로만 가지다 보니 점점 옅어지고 다시 막연한 마음만으로 살고 있었는데 올해 또 집중수련 심화과정이 있다고 해서 정말 반가웠다.

6월 13일부터 18일까지 5박 6일 동안 귀정사에서 아침 6시부터 저녁 9시까지 이어진 명상수업은 내가 일주일 동안 하던 일을 제쳐 놓고 참석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무엇보다 나 자신에 대한 자각이 절실한 시점에서 열일을 제쳐두고 꼭 참석해야 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힘들다는 생각 보다는 매 시간마다 기대가 되고 그 때 그 때 선생님과 대화 속에서 스스로 새로운 물음도 생기고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물론 오래 앉아 있던 습관이 없던 나로서는 무릎에 통증이 심해서 시간표에 마음속에 떠오르는 새로운 것들을 찾기보다 몸에 나타난 통증을 강, 중강, 중강약 이런 식으로 표기를 하다보니 ‘중강강법사’라는 별명도 붙었다.

그래도 일주일을 모두 무사히 집중수련을 마치고 평가를 하면서 서로에 마음도 나누고 하다 보니 명상에 대한 공부 외에도 많은 것을 얻은 것 같다.

특히 산내 지역에서 같이 지내지만 많은 이야기를 못 나눈 작은학교 선생님들과 같은 방을 쓰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조금은 정이 깊어진 느낌이다. 혜봉선생님을 비롯하여 같이 한솥밥을 일주일 먹다보니 같이 수련에 참가한 한분 한분은 인드라망 식구로서 더 깊은 애정이 느껴진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어제는 명상에 참가했던 사람들끼리 앞으로 명상을 어떻게 이어갈지 이야기도 나누고 한달 한번 모여 같이 수행해 가는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고 했다.

그동안 수행을 늘 일속에서 하는 것으로, 내 마음이 흔들리면 내가 좀 부족하고 모자란다는 느낌을 가지고 씨름을 하곤 했는데 이제 그 답답함에서 좀 벗어난 듯 하다.

지끔껏 살아온 동안 내 의식이 부모로부터 만들어지고 그 의식 또한 경험 속에서 내 주관에 의해 길러져 온 것을 가지고 난 항상 일희일비 해 왔다. 그러나 이제 부터는 그 모든 것이 내 자아가 해온 것이라는 것과 모든 일이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닌 내가 깨어서 자각 할 때 만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도 덜 주고 나 자신도 바로 설 수 있다는 간단한 사실로부터 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모쪼록, 인드라망에서 주창하는 ‘삶의 결을 바닥부터 바꾸기 위한’ 내 스스로의 혁명이 시작된 듯 하다. 이런 기회를 준 고마운 인연 ‘인드라망생명공동체’에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같이 하고 있는 인드라망 도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