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산내의 가을은 참 눈부신 날이었습니다.

마을에 사는 청소년들과 어른들이 기다리던 인문학이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4시 30분에 오랜만에 지역의 중고등 청소년들(산내중 5명, 작은학교 고등 과정 언니네 2명, 홈스쿨2명)이 오랜만에 쑥스럽게 만나 인사를 하였습니다. 준비한 고구마, 삶은 햇밤, 효소 간식을 먹으며 막 서울에서 오신 변샘과 제 1강인 ‘나는 미디어다.’라는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미디어는 신문, TV, 인터넷 같은 것들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모습으로 여러 가지 역할을 하며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포함한다는 것과 엄마, 아빠, 교사, 2PM, 김연아, 이명박이 모두 미디어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산내의 청소년들 대부분은 자기에게 가장 영향을 주는 미디어는 부모님들이라고 했답니다. 이 곳 산내에서는 가정공동체에 대한 결속이 특히 강하다는 걸 느끼는 대목입니다.

청소년들 자신은 혹 다른 사람들을 속이거나 다른 사람들을 상처 입히는 미디어는 아닌 지에 대한 점검과 힘이 센 어떤 다른 미디어가 왜곡시켜 놓았을지도 모르는 미디어의 폭력에 관한 이야기도 주고받으며 2시간을 눈 깜짝할 사이에 보냈습니다.

바깎에서 지켜 본 청소년들의 진지한 수업 풍경은 지리산 자락에서 누구보다도 건강한 미디어로 살아 갈 그들의 미래를 그려봅니다.

저녁 7시에는 어른 인문학 특강‘사춘기’라는 주제로 열렸습니다. 강좌를 신청하신 분과 주제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함께 모여 밤 10시 가까이 진행되었답니다.

세상에 대해 의문을 품는 시기, 어른들에게 반항하는 시기로 흔히 표현되는 ‘사춘기’는 시스템의 강제와 억압을 자연스러운 생물학적 과정으로, 또는 그 시기를 보내는 각각의 청소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근대의 거짓말일 뿐이라는 아주 도발적인 강좌를 들었습니다.

기존에 시스템 속에서 일정정도 안정감을 바라는 어른들은 청소년들의 이런 의문들을 권위를 통해 누르려고 했다는 것! 그리고 뒤돌아서서 미성숙한 청소년들이므로 당연히 그럴 시기려니 하고 생각했다는 겁니다.

반항하고 따지고, 대화가 불가능한 상황조건을 만들어 놓은 억압하는 어른들 한 가운데 있었던 무지한 자신을 아프게 되 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공부란, 특히 인문학 공부란 기존 체계에 대한 이해와 수용보다는 비판을 통해 체계 너머를 상상하고 확장해나가는 것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시간에는 아름다운 책읽가 아니라  타로카드를 통해 정신분석학적으로  우리 내면에 드리운 우리들의 욕망을 들여다보는 재미있으면서 끔찍한 시간이 될 거라 기대됩니다.

찬란한 가을!

깊어가는 어른들의 인문학 밤은 쭈---욱 계속됩니다. 

아직 강의 신청이 가능하답니다.

함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