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첫 나.화.수.-나눔 화합 수행의 날,
한생명, 실상사, 작은학교, 산내들어린이집이 모여서
다가오는 구정을 앞두고 마을 어르신들께 명절인사를 다녀왔습니다.
한생명 사무실 앞에 모여서 각자 팀별로 찾아뵐 어르신들의 마을을 확인합니다.
어린이집 아이들도 한복을 입고 속속 입장하는군요~
느티나무 매장에서 준비한 명절선물을 한 보따리씩 이고 지고 어르신들을 찾아갑니다
백일리에서만 팔십팔 년을 보낸 할머님은 텔레비전이 고장나서 속상하십니다.
어떻게 고쳐야할지도 모르겠고 새 것을 살 엄두는 나지 않고
텔레비전만큼 하루를 재미나게 보낼만한 것이 없어 안달이 납니다.
허리 수술을 한 이후로는 거동이 힘들어지셨습니다.
인월에 목욕하러 나가는 것도 여간 몸에 부치는 일이 아닙니다.
자식 앞세우고 사는 인생은 야속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시간은 야물딱지게 갑니다.
할아버님을 먼저 보낸지 삼십년이 넘었습니다.
텔레비전은 고장이 나도 시계는 멈추지 않습니다.
죽어야지, 죽어야지, 하면서도
다같이 밥을 해 먹는 마을회관에 꼬박꼬박 나갑니다.
오늘 아침은 눈이 와서 대문 밖에 쌓인 눈도 손수 치우십니다.
백일리에서 나고 자라 평생을 살고 계신 할머님은
백일리 마을회관 옆 초록색 대문집에 살고 계십니다.
설과 추석 때마다 찾아뵙는 산내면의 어르신들
한 번 마주한 인연이 어느새 두 번이 되고, 세 번이 되어
켜켜이 쌓여갑니다.
오늘 보고 얘기 나누어도
내일 보면 기억이 안 날만큼 기억력이 떨어졌다며
늙음을 한탄하시지만
볼 때마다 새롭게 인사하면서 서로의 안부를 물어볼 수 있어 다행입니다.
떠나는 손 아쉽게 잡아주는 할머니의 마른 손이
대문 밖으로 나오는 발걸음을 따라 하염없이 뒷모습 바라보는 할머니의 굽은 허리가
잔잔한 울림으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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