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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4호] 살아가는 이야기 - 어디를 가나 그물망 안
  글쓴이 : 인드라망     날짜 : 17-10-18 16:27     조회 : 960    

어디를 가나 그물망 안

서울 인드라망 사무처에서 생명평화대학으로 일터를 옮김과 동시에 산내마을살이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이사 온 지 3개월이 다 되었네요. 그동안 귀농귀촌이라고 말할 만큼 큰 전환점이나 변화는 없었습니다. 도시에서도 작은 살림과 소비로 살아와서 나와 가족의 삶의 양식이 시골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아 적응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변화라고 하면 도시에서는 주변 사람과의 관계를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면, 여기에서는 어디를 가나, 나와 연결되지 않은 사람이 없기에 관계 맺기에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옆집 아저씨가 이장님과 친척이고 건넛집 아이는 아내가 교사로 있는 방과 후 교실에 다니고, 아이의 어린이집 선생님도 동네 주민으로 함께 살고 있습니다. 마을 안에서는 모두가 연결되었고 귀하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이사 온 뒤, 매일 느끼는 좋은 점이 있습니다. 온 식구가 밥상에 앉아 바라보는 풍경이 정말 좋습니다. 이사 전에는 콘크리트 벽을 두고 서로 바라보며 밥을 먹었다면 지금은 집 앞 감나무와 언덕 위의 큰 포플러 나무, 앞산 능선의 초록빛 생명을 바라보며 식사를 합니다. 순간순간 보는 것마다 여유로움과 평화로움이 느껴지니 저절로 삶이 유연해지는 것 같습니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큰 힘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크지는 않지만, 마당이 있어 아이가 편안하게 놀 공간이 생겼습니다. 도시에서는 공원이 아니면 차가 다니는 길이 많아 아이를 쫓아다니기 바빴다면 여기서는 마당에서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어서 아이와 엄마가 만족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지붕에 살던 새끼 고양이가 마당으로 내려왔습니다. 밥을 몇 번 줬더니 안 떠나고 집고양이가 되었네요. 예상치 못한 새 식구, 새 생명이 집안에 생겼습니다. 세 살짜리 아이와 새끼 고양이가 마당에서 우당탕 다니면 마당이 시끌시끌해집니다.

생명평화대학에는 7명의 활동가가 있습니다. 우리는 생명평화대학이라는 공동체가 원만하게 운영되도록 약속을 했습니다. ‘함께 결정하고, 함께 수행하고, 함께 공부한다’라는 세 가지입니다. 공동체에서 이루어지는 결정 과정에서 소외당하는 사람이 없고 합의를 통하여 결정사항을 이해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함께한다는 것은 중요합니다. 당연한 약속 같지만, 우리는 습관적으로 자기 위주의 이해와 판단을 하기 때문에 깨어서 살피도록 했습니다. 또 함께 수행하기 위해 매월 1회 포살을 하고 매주 목요일을 수행의 날로 정해 수행을 주제로 하여 100대서원절명상, 참선, 울력, 예술 활동 등을 하고 있습니다. 함께 공부하기 위해 매월 2번의 공부모임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생평평화대학의 활동가들은 인드라망 가치관과 철학으로 함께 일을 하지만, 삶과 놀이에서도 가치와 철학을 녹여 일, 수행, 놀이를 넘나드는 공동체로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도시든, 시골이든, 나와 가족, 마을과 인드라망 활동, 어디를 가나 관계를 빼놓고 살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시골살이에서는 그 관계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깊이와 실력이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도시에서처럼 단절하기 쉽지 않은 곳입니다. 이곳에서의 삶이 즐겁게 이어질 수 있도록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낍니다. 그물코를 잘 엮지 못할망정, 풀리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보겠습니다.

 

글_ 최세현 생명평화대학 활동가
말 따로 삶 따로 살지 않기 위해 애쓰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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