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간 김에 지난 겨울 이사한 유나네 집에 들렀습니다.
유나네 집은 시내에서 한 30분 정도 떨어진 조천이란 곳에 있는데,
한적한 시골이구요, 마을 뒤로는 거문오름(?)이 있습니다.
유나와 민우가 다니는 학교에서 조금 놀았어요.
마을이 워낙 띄엄띄엄 있어서 작은 분교들이 폐교되지 않고 그대로 있다네요.
겨우 스무명 쯤 되는 아이들이 모두다 어울려 친하게 지낸다는 말로만 듣던
그런 작은 분교입니다. 그날도 저녁 때가 다 되었는데, 동네 아기까지 함께하며
한바탕 뛰어 놀더군요. 그 모습이 그렇게 정겨워보일 수 없었습니다.
애기였던 민우는 어느새 소년이 다 되었고, 유나는 더 훌쩍 자랐지요.
유나네 집은 제가 지금까지 봤던 집들중에 가장 큰, 방 네 개짜리 주택입니다.
제주도도 시골은 여전히 집값이 싸서 때아닌 호사를 누린다네요. 물론 간소한 유나네,
큰 방 하나는 짐 하나 채우지 못하고 텅 비어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손님방이지요.
유나네는 제주도에서도 행복해보였습니다. 그 식구들 어딜 가나 안 즐거울 수 없고,
단란하지 않을 수 없고, 잘 어우러지지 않을 수 없겠지만,
또 제주가 갖는 넉넉함을 더 얹어 가진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제주가 좋아 안 돌아온다 할 지도 몰라요.
참 반가웠어요. 늘 건강하게 잘 지내요.
제주 가시는 분들 조천읍 '유나네 민박'을 꼭 들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