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일지&농사일기 / 2018. 4. 2. 월 맑음 / 농사방법의 기이함

▸ 퍼머컬처 회의(13시. 의제샘, 현욱샘, 소연샘, 나)

▸ 회계자료 정리(농장회계 분리/관항목 재정리/수지결산서 등 만들기/3월 회계 정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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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일정

. 6.5-7.5. 대학 운력_어린쑥차용 쑥 캐기

. 10-11시. 대학 주례회의

. 18.5시. 붓다학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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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를 짓게 되어 더욱 자연에 가까이 가게 된 줄 알았는데 꽃 피는 줄도 모르고 봄을 지나 보내고 있다. 눈으로 본 게 아니라 말로 들어 안 봄소식…. 그리고 자연스럽지 않아 보이는 농사 풍경들.

처음 고추모종이 왔을 때 작은 포트에 있는 것을 큰 포트로 옮겨 심었다. 그리고 한 달반 정도 더 키워 밭으로 내보낸다. 그냥 직파, 아니면 한 번만 옮겨 심으면 안 되는 걸까? (과정이 많고 복잡하다.)

이 모종을 하우스 안에 또 미니하우스름 만들어 키운다. 이중 하우스. 거기에 이불까지. 다른 농부님들은 포트 아래 전선을 깔아 전기로 따뜻하게 해 주기도 한다. 어떤 분은 난로를 틀어 놓기도 한다고. 아침, 저녁으로 온도체크하며 하우스 문을 여닫는다. 아침, 저녁 두 번뿐 아니라 더우면 더울까봐 추우면 추울까봐 걱정하며 수시로 들락날락 거려야 한다. 온도에 따라 문을 연 정도를 조정하면서. 물도 매일 준다. 아기가 따로 없다. 정말 온실 속의 화초다. 이렇게 세심하게 돌보아준 환경에서 자라다가 거센 비바람 맞으며 잘 살지 모르겠다. 하우스가 작은 공장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제초제와 비료는 안 하지만 인위적으로 작물을 만들어 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마늘 모종이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고 있다. 대개는 비닐멀칭 구멍 위로 머리를 쏙 잘 내밀지만 몇몇은 구멍 옆에서 싹을 틔운다. 그런 싹은 손으로 일일 구멍 밖으로 인도해 주거나 비닐을 살짝 찢어 밖으로 나올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뭔가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이…. 마늘싹과 구멍이 많이 안 맞는 부분은 비닐을 확 찢어서 걷어버리고 왕겨나 톱밥을 뿌렸다. 노랑 왕겨와 분홍 톱밥이 예뻤다. 거기에 조그만 초록싹까지. 예쁜 그림이 되었다.

어제는 손으로 마늘, 양파밭 제초(김매기)를 했는데 톱밥과 왕겨를 뿌린 데는 잡초가 거의 없지만 미닐 멀칭 구멍으로는 잡초가 많이 자라 있었다. 왜 그럴까? 비닐멀칭 안은 낮이면 온도가 상당히 높게 올라간다. 검은 비니이라 비닐하우스보다 더 뜨거울 거다. 그러니 풀이 쑥쑥 자란 것이 아닐까. 앞으로도 왕겨/톱밥 멀칭한 부분과 비닐멀칭한 부분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잘 살펴보아야겠다.

땅을 가는 것도 좀 이상하게 느껴졌다. 풀이 있으면 뿌리가 땅속 수분을 잡아주고 그 주변엔 미생물이 살아간다. 그런데 트렉터로 갈아버리니 풀이 완전히 제거 되어 버린다. 흙은 말라버리고 햇빛을 바로 받으면서 미생물도 죽어버린다(땅속 환경변화&자외선 소독). 무거운 트렉터로 땅은 더 단단해 진다(작물이 깊이 뿌리 내리기 어려움). 그런 후 잘 자라게 하기 위해 퇴비와 비료(친환경-)을 뿌려준다. 그런데 이 퇴비&비료값이 몇 십만원 혹은 그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