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일지&농사일기 / 2018. 3. 14 수 / 나비야, 안녕?

▸ 고추모종 돌보기

▸ 10시 토종씨앗 나눔(남원지역 모임) / 13시 전국토종씨앗작목반 모임(의제샘)

- 변현단 선생님 모시고 씨앗 나눔 및 정보 교류, 실상사농장 둘러보기

※ 매우 많은 분들이 오심. 오전 모임은 농장에서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참가자가 많아 농장에 모든 인원이 들어오지 못함. 한생명 사랑방으로 갑자기 장소 변경해서 진행(약 30여분 참석)

▸ 감자밭 만들기(태준샘)

- 로타리치기(기계로 밭갈기)

- BMW 주기

- 관리기로 비닐멀칭하기

▸ 나화수 회의(미선/13-14시)

- 3월 나화수 준비 모임. / 오후 일수행을 농장에서 준비, 진행하기로 함.

▸ 마늘, 양파밭 관리(미선)

- 비닐멀칭 속 마늘 싹을 멀칭 위로 꺼내주기

- 멀칭한 비닐 찢어진 곳 걷어내고 왕겨나 톱밥 멀칭하기(다음 날 비올 예정이므로-)

- 비닐멀칭 날아가지 않게 비닐 위에 흙 올려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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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엔 남원지역분들을 대상으로 토종씨앗 나눔 모임을 가졌다. 연잎차도 준비하고 있는 컵 다 꺼내놓고 사람들을 기다렸다. 그런데 예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오셨다. 남원분들 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분들까지 오셨다. 조그만 농장 사무실에는 이 모든 사람들이 들어올 수가 없어 할 수 없이 갑자기 장소를 옮겼다. 오신 분들을 모시고 한생명 사랑방에 가서 난방도 되지 않는 차가운 바닥에 앉아 행사를 진행했다. 모두 토종씨앗에 관심이 많아 장소의 불편함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았다. 다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변현단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셨다. 행사 후반엔 필요한 씨앗을 나누어 가져 가셨는데 마치 보물이라도 얻은 듯 즐겁고 설레어 보였다.

오후엔 전국토종씨앗 작목반 모임이 있었다. 태준샘과 나는 감자밭을 만들어야 해서 함께 하지 못했는데 의제샘이 보여주신 사진을 보니 30여분이 함께 하신 것 같았다(오전 참석자도 그 정도 인원…).

농장은 지역에 토종씨앗을 확산시키고 원하는 분들에게 토종씨앗도 드리고 채종포의 역할도 할 것이다. 4월엔 퍼머컬처 디자인학교를 진행하는데 이 때 만들 밭엔 모종을 사지 않고 직접 기른 토종작물 모종을 심을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도 그 밭을 돌보며 토종작물에 대해 공부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도 견학 와서 배워갈 수 있을 것이다.

5월엔 씨앗을 잘 키워 살래장에 토종작물 모종을 판매하기로 했다. 모종을 심으면 작물이 더 잘 자란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다양한 작물을 소량으로 모종내는 일은 귀찮은 일인 만큼 농장에서 대신 길러 보급하려는 것이다. 토종종자 모종은 쉽게 구하기 어려운데 이것을 마을주민에게 판매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살래장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농장을 알리는 기회도 될 것이다.

더 크게 보면 종다양화에도 기여하고 자연을 배우고 친해지는 기회도 될 것이다. 자연히 폭력적인 거대 농업회사에 의지하지 않고 기여하지 않으면서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자신과 가족, 이웃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줄 수 있다.

감자밭을 만들던 태준샘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여기 나비가 있어~. 나비야, 안녕?”

나비의 날개짓이 지구날씨에 큰 영향을 미치듯 우리의 작은 활동도 세상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