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일지&농사일기 / 2018. 3. 19 월 / 고통을 없애는 방법
▸ 고추모종 돌보기
▸ 영역 농사담당 회의(13시)
▸ 농장지기 회의(1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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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상황 속에서 농장이 세 명 체제?로 다시 꾸려졌다. 변한 상황에 따라 각자 새로이 적응해야 하는 부분이 있고 그에 따른 어려움도 있다. 다들 나름의 어려움을 안고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중이다. 함께 하는 분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보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마음의 짐을 덜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하게 된다.
지금 ‘붓다학림’에서는 사성제, 그 중에서도 첫 번째에 해당하는 고성제에 대해 공부하는 중이다. 가장 중요하게는 무엇이 고통인지, 그러니까 사람들은 어떤 것에 고통을 느끼는 지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 그리고 이어서 고통의 원인, 고통의 종류, 해소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들은 문제를 마주하고 스토리텔링(망상)을 지어내기보다 해결에 집중하게 하는 것 같다. 어떻게 이 괴로움을 없앨 수 있을 것인가?
인간에게는 피할 수 있는 고통이 있고, 피할 수 없는 고통이 있다. 모든 것은 변하기에 생노병사, 만남, 헤어짐 등이 쉼 없이 일어난다. 1)이것 자체가 괴로움이기도 하고 2)이것에 대한 집착이 또한 괴로움을 낳는다. 변화로 인한 괴로움은 그 자체가 세상 돌아가는 원리이자 삶의 이치이기에 없앨 수 없다. 하지만 좋은 걸 붙잡고 싶은 마음/집착에 의한 괴로움은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게 쉽지 않다. 상대에게 ‘당신이 이러저러한 좋은 상을 그리고 있기에 힘든 거다. 거기에 대한 집착을 놓으면 편해질 것이다’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그 말을 하면 오히려 상대방은 더 분노가 치밀 것 같다.
나 자신을 돌아봐도 그렇다. 상대와 갈등이 있을 때 ‘내 의견을 나라고 여기고 그 의견에 집착하기에 괴로운 거다’라고 생각은 한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서 진짜 마음이 돌아서 지지는 않는 거다. 오히려 상대방과의 갈등 때문에 한 번 힘들고 자책 하면서 또 한 번 힘들어진다.
집착을 놓는 것이 괴로움을 해소하는 궁극적 방법일지는 모르겠지만 현실에서 아직 유용하게 쓰이는 것을 별로 경험해 보지 못했다. 도력 높은 수행자들에게 가능한 고급 기술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오히려 현실에서는 쓰담쓰담이 훨씬 더 효과가 좋다.
우리 농장지기 식구들이 힘들어 할 때 되든 안 되든 같이 짐 지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이야기 듣고 함께 길을 찾아보고 위로하는 것이 서로에게 가장 힘이 되는 것 같다. 나의 경우도 실제 문제 해결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이해해주고 따뜻하게 말해주는 것이 꽁꽁 얼어서 시리고 아팠던 마음을 녹여주는데 최고였던 것 같다. 예전엔 이것을 상처를 낫게 하는 약을 바르는 것이 아니라(문제해결이 안 되었으므로-) 잠깐 안 아프게 반창고 붙이는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것이야말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지만 해결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것이 궁극적 해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