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일지&농사일기 / 2018. 3. 8. 목 젖은 눈 / 면접 준비
▸ 농장운영위원회 회의자료 만듦(의제샘)
▸ 고추모종 돌보기(최저: 5℃, 최고: 22℃)
▸ 하우스 눈 털어냄
∗ 봄눈으로 하우스 한 동이 무너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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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면접날이라 준비하면서 끄적거려 봄. 소로우처럼 삶을 실험해보고 싶어서 농사짓는다고 하면 사람들이 웃고 어이없어 하겠지. 그런 말은 말고 우리 농사의 목적과 방향, 구체적 목표 등을 잘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 실상사농장 농사의 목적
실상사농장은 1997년 귀농운동본부와 함께 불교귀농학교로 시작하였다. 지난 20여 년 동안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친환경농업을 교육해왔다. 이를 통해 귀농자 개인에게는 실제로 필요한 정보와 기술을 제공하였다. 또한 농업과 자연, 생명에 대한 가치와 철학을 세울 수 있게 하였다.
사회적으로는 삶의 전환을 꿈꾸는 이들이 귀농을 통해 다른 삶을 살아 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또는 귀농이라는 개념을 확산시킴으로써 귀농 교육, 제도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이제 중앙정부 및 지자체, 시민단체 등 많은 곳에서 귀농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며, 제도적으로도 귀농인을 지원하고 있다. 실상사 농장이 해오던 일을 다른 많은 곳에서 하게 된 것이다.
농장은 이제 다른 역할을 모색할 때이다. 농장은 친환경농업을 통해 생명존중사상을 확산시키는 일을 하려고 한다. 땅과 작물과 사람의 생명을 존중하는 농사를 지을 것이다. 좋은 먹거리를 생산해 공동체에 자급함으로써 공동체 구성원들이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게 할 것이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땅속 미생물과 새와 곤충 등 인간 아닌 다른 생물의 생명도 잘 살아갈 수 있게 할 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좀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그들이 체험할 수 있게 공동체 사람들과 함께 농사지을 것이다. 또한 마을 사람들과도 활발하게 소통하며, 도시민들과도 많이 교류하려고 한다.
이처럼 농장에서는 먹거리 뿐 아니라 가치를 생산하고 이를 확산해 나가고자 한다.
* 실상사농장 농사 목표
1) 공동체 먹거리 자급. 자급률은 현재 고민 중.
2) 함께 짓는 농사를 통한 가치 확산:
- 공동체: 운력과 나화수.
마을: 공부모임과 품앗이.
도시민: 체험 프로그램
3) 친환경농업: 자연농(농법), 토종종쟈(종자) 재배 등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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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농사를 지으려 하는 걸까? 시간이 지날수록 그동안 관념적으로 살아왔다는 생각이 점점 더 많이 들었다. 나라고 생각했던 것은 내가 아니라 내가 만든 이미지였다. 그리고 삶은 생각한대로 말한 대로 되지 않았다. 머리로 생각할 때는 옳기도 했고, 되기도 했는데 실제로는 안 그랬다. 뭐가 잘못된 걸까? 나는 살고 있으면서도 삶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자꾸 들었다. 삶을 깊이 있게 경험하고 삶이란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소로우가 숲으로 들어갔듯 나는 밭으로 간다. 숲으로 들어가긴 무서우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