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을 부리다 급하게 출발하다.
겨우 10분 전에 정진단 앞에 도착하니 거사님 한 분이 정말 고요한 기도를 하고 계신다. 주변을 돌아보고 숨을 고른 다음에 거사님이 나오시기를 기다리다.
그래도 앞서 해 주신 고마움을 표할 길 없어 거사님 나오시면 편하라고 신발을 돌려놓다.
마주 합장 반배로 서로 애쓰셨다는, 잘 부탁한다는 무언의 인사를 나누다.
다음 시간에 기도하실 분들께서 벌써 오셧다. 아마 몇 분이 함께 하실 것이고 또 안내자도 있으신 것 같다. 그 정성이 귀하고 아름답다.
처음 참여하는 기도. 살펴보아야 한다. 먼저 기도에 대한 책자.
감사의 3배, 명상, 서원문, 각자 나름의 기도, 다시 명상, 서원문 낭독과 마지막으로 다시 3배로 마치게 되어 있다.
일주향을 피우고 싶으나 불을 붙일 도구가 없었다. 저 정진등에서 불을 붙일 수 있을까? 잠시 정신을 팔다가 그냥 하기로 정하다. 아마 좁은 공간이고 향이 탈 때 산소도 태우고.... 여러 고려사항이 있었으리라 미루어 짐작하다. 그래도 오늘은 창문을 열었는데.... 아쉬움도 잠시
불교계의 중심 조계사에서 이렇게 오롯이 혼자 기도를 할 수 있다니. 또한 나와 가족을 위한 기도가 아닌 이 세상 모든 생명, 아니 무생명까지도 생각하고 사랑하고 평화롭기를 기원하는 기도가 내게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불보살의 염호와 명상으로 기도를 하다.
10분 전에 서원문을 읽고 간단한 메모, 책자 정리, 기넘품 챙기기 3배로 마무리 하면서 3분전에 문을 나서다.
다음 분들도 준비하실 시간이 수 분은 필요하리라. 앞의 거사님께서는 꼭 채워서 12시에 나오셨다.
기도의 여운을 간직하며 귀가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