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에 한번
세째주 일요일 오후6시
내가 나 자신과 약속한 시간이다.
조계사에 가서 1시간씩 평화통일과 생명평화를 위해 정진하는날
직장을 다니면서도 평일을 바쁘게 지내다보면
일요일은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을때가 있다.
오늘처럼 밀린 집안일을하고 흐르는 땀을 샤워로 닦아낸 다음엔
늘어지게 한숨을 더 자고 싶다.
그러나 어제 밤부터 잠을 길게자
늦게 일어나도 피로가 풀리지 않아
다행히 108로 피로를 풀은 상태라
마음의 부담 없이 오늘은 어떨까하는 기대를 품으며 조계사로 향했다.
정진당 앞에서 기다리는 동안
마음을 가라앉히고
천일정진 소개책자를 보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내 앞시간을 담당하신 원현경 보살님이 정진을 마치며
따스하게 인사해주시니 기분이 좋다.
보살님 말씀대로 정진당은 더웠다.
향을 붙이고, 삼배의 예를 갖추고
1000일 정진 발원문을 읽고
108배 씨디를 틀어 일배일배를 해나간다.
방석엔 무릎부터 흐르는 땀이 베어나기 시작하더니
이내 두손이 닿는곳까지 진하게 물들인다.
수건을 따로 갖고올걸 하는 마음과 준비하지 못한 미안함이 따라온다.
한배마다 울려펴지는 명심문에 조금씩 집중이되고
그 말에 따라 나를 비추이며 참회를 하고, 감사해하고...
108가지 종류마다 다 따라 비추이진 못했어도
부끄럽게 와 닿는 몇가지의 말씀들과 떠오르는 기억들
빠른 템포로 진행되는 속도에 땀은 더욱 나고
마음은 언제 끝이나나하는 조바심도 올라온다.
그 조바심이 목에 올라올즈음 108배는 끝이 났다.
다시 1000일 정진 발원문을 읽으니
앞서보다 더 분명히 발원문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그래 이런 발원을 하며 살아야하는데...
항상 내 문제만 급급하며 살고 있구나...
좀더 차분해진 상태로
호흡을 바라보게된 10분간의 명상
모두가 서로다르게 형상을 가졌어도 한가족이고 한생명인데
나는 내 몸과 내 생각에 갖혀 살고 있구나
나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음인지를 다시 새기며...
내 뒤를 잇는 보살님께 정성스레 인사를 건네고 정진당을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