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옷소모임 임정길 회원과 이영희 회원은 정진단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미 동참자들에게 동참을 권유했다.

자투리 천이 아까워 무엇을 할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진 소모임, 우리옷소모임은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 오전 11시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있는 인드라망 생명공동체 사무실 한 켠에서 자투리 천으로 옷, 주머니 등을 만들고 배우는 한 달에 한번 모이는 식구다. 인근 생협에서 그날 모인 회원들이 각출한 1,000원으로 쌀을 사 밥을 짓고 각자가 가져온 반찬을 올려 식사를 하기에 식구다. 또 서로 서로 자신이 아는 바를 가르쳐주며 손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을 만들어 나누기에 공동체 모임이다.

올해 봉축한마당 때 체험부스를 운영하며 주변을 둘러보다 알게 됐다는 ‘생명평화 1000일 정진단’. 회원들이 함께 동참해 정진하면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참여를 시작해 이번이 두 번째라고 한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동참자가 동일한 것은 아니다. 이번 동참자는 모두 6명으로 이영희, 장윤선, 임정길, 송혜란, 황현주, 유선화 회원이다.회원들은 빙 둘러 앉아 정진단에 비치된 서원문을 함께 읽고 100대 서원 절 명상을 들으며 절을 한다. 네 명은 절을 하고 두 명은 자리에 정좌해 명상을 한다.

동참한 6명 중 임정길 회원을 포함 4명은 불교신자가 아니다. 천주교, 개신교, 무교 등 다양하다. 사찰 인근에서 행하는 정진과 절하는 것 등에 대해 혹시 거부감 등이 들지 않을 까라는 우려가 무색하게 동참 회원들은 “어색하지 않고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육아휴직 중인 교사 황현주 회원은 “태교에 좋을 것 같아 이 명상 CD를 구하려 한다. 복직을 하면, 반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들을 불러 이 절 명상을 함께 해야 할 것 같다. 학생들에게 계속 들려주며 절을 하다보면 학생들의 인식 개선에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생명평화’를 염원하며 정진을 한 회원들은 생명평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하고 있을까? 황현주 회원은 “예전에 ‘스스로를 몇 %나 사랑 하냐’는 질문에 아무생각 없이 ‘40%’라 답하고 스스로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나를 사랑할 수 있을 때 생명에 대한 사랑을 확장할 수 있다고 본다. 여기 처음 오게 된 것도 나의 생명에 대한 존중을 키우기 위해서다. 생명평화는 ‘나의 생명을 존중하는 것’이 그 출발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영희 회원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인드라망, 이를 깊이 인식하고 느끼고 삶으로 표현되는 것이 생명평화라고 본다. 예를 들면 무조건 가지려고 하는 마음이 모두에게 있다면 생명평화가 깨질 것이다. 내가 가지려 하면 누군가는 피해를 보게 되어 있는 것 아니겠는가.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실천해야 한다.”고 했고 송혜란 회원과 장윤선 회원은 ‘상생’과 ‘공존’을 이야기 했다. 임정길 회원은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존재 이유가 있고 각각이 생명으로 중요하기에 ‘모든 살아있는 생명들’”이라고 설명했다.

보통의 사람들은 직장생활과 가정생활 등에 매몰되다보니 ‘생명’과 ‘평화’ 등을 생각해 보거나 떠올려 보기가 쉽지 않다. 하물며 이를 정기적으로 염원한다는 것은 지난하다. 처음 정진을 한 6월 20일 후 일상 속에서도 순간 순간 ‘생명’과 ‘평화’에 대해 떠오르고 주변사람들과의 대화 속에 표현을 사용하고 연결 짓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는 회원들이다.

황현주 회원은 “최근 유명 광고인인 박웅현 씨의 강좌를 들은 적이 있다. 박 씨는 인턴들과 함께 일 할 때 그들에게 들었던 말 한마디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다’가 본인의 화두라고 말했다. 이 문장을 들으며 생명평화가 떠올랐다. 파리 등 미물들의 목숨을 우리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대하지만 그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지 않겠는가. ‘나’를 포함해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의 생명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다. 굉장히 소중한 것이다.”고 말했다.

유선화 회원은 “얼마 전 이웃종교인인 이병천 목사님의 설교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내 이웃을 사랑하라’는 성경 말씀을 풀어줬는데, ‘이웃’이 우리가 생각하는 내 옆집 또는 내 옆 사람이 아니라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성경 말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고 모든 종교가 생명의 평화와 행복을 염원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정진단은 조계사 일주문 옆에 위치해 있다. 정확히 말하면 일주문을 중심으로 안과 밖에 걸쳐있다. 일주문이 승속을 나누는 경계이니 정진단은 승속을 연결해 주는 공간이 될 수도 있겠지만 승속에 자유로운 공간일 수도 있다. 생명평화는 모든 종교가 지향하는 것이고 모든 성현이 말씀하신 주제이고 모든 생명 있는 존재들이 갈망하는 것일 것이다. 정진단은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의 공간인 것이다. 하지만 이웃종교인이나 일반인들에게는 여전히 한 종교의 시설물 등으로 비춰지는 한계가 있다.

임정길 회원은 “깊은 의미를 모르고 종교적 거리감 등으로 못 오는 사람들을 위해 먼저 서울 시청 광장 등 열린 공간에 하나 더 만드는 것은 어떤가? 이 정진단의 취지 등을 설명하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참여할 것이다.”고 제안했다.

정진단 공간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뉴스 보기가 두려울 정도로 생명을 경시하는 범죄가 연일 전파를 타고 있는 요즘 생명평화라는 담론에 매료됐다. 한 사람이라도 더 동참했으면 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정진 동참 회원들은 “이런 공간이 전국 곳곳에 많이 생겨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고 생명평화를 염원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