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낮 온도가 33도를 넘어선, 괜한 걱정이 앞섰다.
아직 초복도 안되었는데, 이런 날씨는 분명 지구 온난화라는
대자연이 인간에게 보내는 경고 이려니....
도심속의 저녁 조계사는 한적하고 오히려 서늘함까지 느껴져,
낮의 괜한 기우에 머쓱함을 느끼며 정진단에 일찍 도착하여
생수와 마음의 준비를 가다듬었다.
오롯이 혼자만의 정목스님의 108배 말씀을 들으며 한배, 한배
무릎을 꾾고 머리를 바닥을 대니....스님의 말씀 한구절 한구절이
왜 그렇게 가슴을 아리게 하던지..........
108배 동안 단지불회가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명진스님의 但知不會(아는가? 단지 알지 못함을..)
"왜 사는지 모른다. 모르니까 물을 뿐이다"라던 말씀.
왜 살며, 나는 누구이며. 삶은 무엇인지...........
한시간이 108배와 명상을 통해 금방 지나니 뒤에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다. 황급히 마무리 하고 목례로 인사 나누고,
아직 채 가시지 않은 많은 상념들을 인사동의 거리를 휘적,휘적
거닐며 불꺼진 상점들,취객들의 노래소리, 연인들의 다정한
속삭임, 저녁잠을 준비하는 노숙인들......
다시 조계사로 향했다. 대웅전에서 정리되지 못한 마음들을
한배 한배 절을 하며 모아 보았다.
몸과 다리가 중심을 잡기 어려워 무릎을 꾾고.........
오늘 하루의 지친 일상과 마음들을 다 내려놓고..
집으로 가는길에 허전했던 마음이 뭔가로 꽉찬 기운을
느끼며 주위를 돌아보며 배려와 감사의 마음으로 살자고...
*** 더위에 지치거나, 피서를 하고 싶은 분들은 늦은밤에 조계사 방문을
추천합니다,,,,,일주문 옆의 소나무 아래 작은 아쉬람이 1000일 동안
개방되어 자신을 성찰하기에 더 좋구요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