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일주일 지나버린 지금에야 늦은 후기를..
보수공사 한지 15년이 지나 해체해 보니 안에 있던 놈(이빨)이
뿌리만 남고 다 썪어 3개나 뽑아버린날 정진단을 찾았으니,
백팔배는 언감생심....부모님께서 물려주신 신체의 상실감을
꾾어앉아 반성하고 용서를 빌었다..
그리곤 일요일 두시간동안 며칠전 못했던 백팔배를 두배로 하고
다음날은 끙끙,,,,,
요즘 새로운 버릇이 생겨 퇴근길에 조계사를 들리고 싶은맘에 가끔씩
늦은밤에 조계사 앞마당 벤치에 앉아 커피를 한잔 하고 정진단 둘러보고 오곤 하는데..,
조계사 대웅전의 긴 추녀와 웅장한 평방,창방,도리,주심포,선자연을 보며
또 처마의 긴 앙곡과 안허리곡,용마루와 지붕 물매,다포집의 웅장함과 섬세함이란....
감탄과 경외감에 온 몸에 전율을 느끼곤 한다.
건축물이 아닌 예술작품을 보는듯 목수들의 땀과 혼을 느끼게 되는데,
몇년전의 "집이 뭣꼬?" 하며 화두를 던지신 선생님.
한평생 톱과 대패,끌 등으로 우리나라의 유명한 문화재를 개 보수하셨던
천재목수이자 예술가였지만 그 괴팍한 성정과 빈틈없는 아집으로 결국 대목장이라는
칭호는 얻지 못하시고 작년에 작고하신 선생님을 조계사에서 그린다.
김창희선생님의 명복을 빌며, 생전에 자주 누가 훔쳐 가버린다며 욕하며
헛웃음 지어시며 새롭게 직접 만들어 사용하시던 용머리먹통은 목수이기전에
조각가가 아닌가 하는 착각을 했던 선생님의 손때묻은 먹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