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입니다.
지난번에 다녀오면서 아쉬웠던 것이 있습니다.
체력도 떨어지고 듣고 이해하는 능력도 떨어져서
정신없이 육체적 절만 하다 온 것은 아닌지...
그 것을 좀 보완해보고자 이번에는 두가지를 마음 먹고 갔습니다.
몇가지 내가 뉘우칠 것들을 적어가기.
또 씨디 안틀고 또박또박 읽고 이해하고 절하기.
시도는 좋았다 싶은데, 쉽지가 않습니다.
바닥에 놓고 읽으려니 잘 안보여서 집중도 안되고,
손에 들고 읽으려니 책자를 들고 절을 할 수가 없고...
결국 읽고 왼쪽 책장 같은 곳 위에 올려두고 절하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그 뒤론 좀 순탄해야만 하는데 또 그렇지가 않습니다.
잘 이해가 안가는 불교 용어들. 고민하다 그냥 절합니다.
그리고 몇몇 아 이런것 까지 내가 뉘우치며 살아야 하나? 될까?
그냥 절 합니다.
절보다 받아드리는 것이 더 고통입니다.
고뇌 속에 맘이 편치 않아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했던거 또하고 했던거 또하고.
그러다 또 순서를 까먹어 했던거 또하고 했던거 또하고...
다 읽고 나니 시간이 10분이 남았네요.
따로 준비한 뉘우치려 적어온 것들을 쭈욱 보니... 이미 다 절한 내용입니다.
천일정진 발원문이던가요... 그거 읽을 시간도 애매합니다.
저 개인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은지라 쿨하게 대충 마무리하고 나왔습니다.
나와서 불교대학 맞은편 '승소'에서 밥을 먹고 대한문 쌍용자동차 분양소와 재능교육 농성장에 들렀습니다.
이 더운날 그 곳에서 힘든 싸움을 하는 이들에게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작은 관심 뿐입니다.
좀 서늘했더라면 앉아서 대화도 좀 하고 왔으련만...
숨막히는 더위에 형식적인 인사와 서명만 하고 왔습니다.
부족한 마음 부족한 행동으로 그렇게 연대는 시작되는거 아니겠습니까 ^^
사실 전에 100배 하고나서 저의 처참했던 몸상태가 생각나 다음날이 걱정되어 일찍 돌아온 점도 있지만...
날이 좀 서늘해지면 천일정진 이후 코스로 하고픈 일들만 잔뜩 생각하고 돌아왔습니다.
언젠가 나눌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