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아래아래 박철규쌤... 석가탄신일은 5월 29일이었어요.
맨날 집에 갈때 명찰 차고 가시더니

제가 다녀온 날이 5월 30일, 보통 날입니다.
아침 10시, 의자에 앉아 함께 하기로 한 친구와 순서를 기다리는데...
10분이 지나도 앞에 참가하시는 분이 계속 절을 하시잖아요?
'삘 받으셨구나.................'
15분째, 상기된 얼굴로 문을 열고 나오셔서
"언니들 시간 괜찮으면 총무원 가서 사람 좀 내려보내달라고 해줘.. 안 오네?"
"어? 저희가 기다리고 있는데요?"
"에이, 그럼 빨리 들어와야지. 뭐하고 있어."
우르르르르르
다짜고짜 명상 씨디를 틀어주셔서
"~~~~~~~~~~~~~~~~~~~~ 절을 올립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100배를 시작했어요.
처음엔 절 하는 것에 신경쓰느라
중간에 잠깐, 아주 잠깐 정신 차렸지만
곧, 언제 100배가 끝나려나 숫자에 집착하며 겨우 100배를 마쳤습니다.
그리곤 10분간 명상.
울리는 음악에 감탄하다가, 딴 생각하다가, 내 숨소리에 귀 기울이다가, 졸다가....
짧은 시간에 많은 것들이 오고가더군요.
마지막에 다 같이 천일정진 발원문을 읽고, 뒤 이어 함께해주실 분께 인사를 드리고 나왔습니다.
한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습니다.
백번의 절을 하면서 지난 삶에 대한 반성과 참회, 앞으로의 삶에 대한 다짐을 함께 했는데, 지금도 기억나는 문장은...
(혼미한 상태에서 들은 말이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의미는 대충 이렇습니다.)
'나와 다른 견해를 받아들이지 않고, 내 견해만 옳다고 주장하는 것이 폭력의 시작임을 알고 절을 올립니다.'
총, 칼을 겨누는 것이 폭력이 아니라, 나를 내려 놓지 않는 것 또한 거대한 폭력임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생명과 평화가 사람 사이에서도 필요하다는 것을 깊게 새기며, 욱씬 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뒤뚱뒤뚱
고맙습니다.
5월 30일 천일정진 함께한 이 : 문영선, 신예슬, 신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