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평화 1000일 정진 발원문

진리(法)의 인격체이신 거룩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진리(法)의 말씀이신 거룩한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진리(法)를 실천하시는 거룩한 공동체에 귀의합니다. 

공손히 당신 앞에 무릎을 꿇고
당신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하늘이 있어 땅이, 자연이 있어 인간이
왼쪽이 있어 오른쪽이, 그대가 있어 내가 있나니
우리는 한 집안의 여러 식구요
하나의 그물에 얽힌 무수한 그물코입니다.
이 마을 저 마을, 이 종교 저 종교
남녘과 북녘, 진보와 보수, 이 나라 저 나라로
그 자리에 붙여진 이름은 달라도
실상은 한 몸, 한 생명
서로 의지하고 서로를 만들어가며
함께 어울려 살아가나니
그대가, 시민이, 생명이, 자연이
그대로 청정법신 비로자나불이십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21세기를 살아가는 인류는
우주의 존재법칙과 시대정신을 외면한 채
너를 버리고 나만
이웃을 버리고 내 가족만
이웃 종교를 버리고 내 종교만
이웃 지역을 버리고 내 지역만
이웃 나라를 버리고 내 나라만
북녘을 버리고 남녘만
자연을 버리고 인간만 고집하며
하나를 애착하고 하나를 배격하는
전도몽상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어리석음으로
자연생태의 재앙이 인류문명을 위협하고
야만적 전쟁이 지구촌의 평화를 위협하고
분단의 장기화가 민족공동체를 위협하고
양극화가 사회공동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일상화된 편 가르기와 폭력이
우리의 아이들을 자살로 내몰고 있으며
농민들은 일손을 놓고
빈민들은 길거리에 나앉고
노동자들은 일터에서 내쫓기고
아이들은 친구와 가정을 잃고
청년들은 냉혹한 삶의 전쟁터에서 불안에 떨고
짐이 된 노인들은 쓸쓸히 석양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붓다이신 그대, 시민, 생명, 자연이여
저희 정진대중들은 대비원력의 간절한 마음으로
천일정진과 야단법석과 무차대회를 통해
뭇 생명과 고락을 함께 하고
뭇 생명의 안락과 행복을 위해 전심전력하는
대승정법의 사찰과 불교인으로 새롭게 태어날 것입니다.

첫째, 우리사회와 우리민족의 간절한 바람대로
서로 간의, 가족 간의, 이웃 간의, 지역 간의 화해
계층 간의, 종교 간의, 이념 간의, 남북 간의 화해를 일구어
사회통합과 평화통일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전심전력하는
대승정법의 사찰과 불교인으로 새롭게 태어나겠습니다.

둘째, 우리사회와 우리민족의 한결같은 바람대로
평화와 공존, 협력과 번영으로 나아가는
한반도생명평화공동체사회를 일구어
인류문명의 앞길을 밝히는 등불이 되도록 전심전력하는
대승정법의 사찰과 불교인으로 새롭게 태어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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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이웃의 온갖 아픔과 문제들을
나의 아픔, 나의 문제로 인식하고
그 아픔과 문제를 치유하고 해결하기 위해
파사현정과 동체대비의 실천으로 전심전력하는
대승정법의 사찰과 불교인으로 새롭게 태어나겠습니다.

넷째, 우리들의 온갖 아픔과 문제들을
대중공사로 허심탄회하게 드러내 토론하고
야단법석의 용광로에서 그 아픔과 문제들을 녹여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 전심전력하는
대승정법의 사찰과 불교인으로 새롭게 태어나겠습니다.

다섯째, 소외된 이웃을 초대하는 무차대회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보호하고, 빛나게 하며
소박하고 정의로운 삶을 생활화하고 사회화하여
평화로운 공동체를 가꾸기 위해 전심전력하는
대승정법의 사찰과 불교인으로 새롭게 태어나겠습니다.

1000일을 기약하고 정진하는 저희는
대승정법불교의 진면목인
무진연기의 세계관을 갖추고서
동체대비심으로 겸허하게 수행하고
선하고 아름다운 문화를 가꾸고
생명의 존엄성을 빛나게 하고
무주상의 나눔을 생활화하고
평화를 구현하기 위해 실천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 땅의 한국불교가
한반도에 지상불국토를 실현하고
21세기 모든 인류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게 할 것입니다.

거룩하신 삼보시여
저희 천일정진대중의 간절한 발원이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엄숙히 증명하고 가피하소서.

마하반야바라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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