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째 100배.
7번째 100배.
매일 5시까지 하신다던 옆의 분은 마지막을 함께 절하신다며 7번째 100배와 발원문 낭독을 함께 하셨고 8번째 100배를 하는 중에 5시가 되어서 먼저 가셨습니다.
조계사 대웅전에서 매일 기도하신다는 불자님. 행복하시고 성불하십시오.
조계사의 연등이 완전히 밝혀졌습니다. 아직 어둡기만한 시간이었지만 봉축의 열기는 이미 시작되었네요.
8번째, 800배를 마쳤습니다.
어느새 날이 밝아와서 새벽의 푸른 공기를 느낄 수 있었어요.
정진단의 불빛은 변함없이.
그런데 시계를 보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더군요.
첫번째 절한 후와 세번째, 여섯번째 후에 화장실을 뛰어서 다녀왔었는데 그 시간이 고스란히 누적이 되었어요. 잠깐 물 마시고 커피 마시는 시간도 ㅎㅎ
그래서 30분안에 200배를 하고서 절차에 맞게 마무리를 하기 위해서,
그리고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생을 기리는 마음으로 마무리를 하면 좋겠다 싶어 석가모니불 정근으로 200배를 시작했습니다.
절 명상 CD의 속도에 맞추어 하던 800까지는 처음 200배 정도가 힘들고서 몸이 풀리는 느낌으로 800배까지 꾸준히 안정되게 했었는데 정근으로 빠르게 하는 200배는 다리에 힘도 들어가고 등에 땀도 나더군요. ㅎㅎ
그렇게 1000배를 다 마치고서 반야심경과 발원문 낭독, 감사의 3배를 한 후 차분하게 마무리를 했습니다. 시계를 보니 6시 3분이 되었더군요.
뒤를 돌아보니 다음 정진하실 분이 기다리고 계셨고, 빠르게 자리를 정리하고서 인사를 드리고 교대를 했습니다.
정진을 마친 후 인증샷 (역시나 초췌한 얼굴은 뺐습니다 ^^)
아침에 바라보는 정진단. 1000배를 마친 후 마음은 차분했습니다.
물론 100배 정진을 할때마다 느끼던 정진 후의 기쁘고 즐겁고 마음이 아름다워지는 느낌은 고요히 차분한 마음아래 흐르고 있었죠.
주위를 둘러보니 벌써 부처님오신날 행사에 참석하려고 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늘어갔고 일주문과 주위에서 그들을 맞이하는 조계사 신도분들의 밝은 모습들이 오늘의 뜻 깊은 시간을 열어주고 있었습니다.
저도 정진단에서의 시간을 감사하고 보람있게 회향하며 조계사를 나왔습니다.
집에 와서 목욕한 후 어머니께서 다니시던 마포 석불사에서 봉축법요식을 참여하고 점심에는 태고종의 봉원사, 그리고 다시 조계사에 와서 예전에 활동하던 불교모임의 선후배 만남의 자리에 참석해서 저녁을 먹고 대웅전과 극락전에 가서 절을 올린 뒤 집에 돌아왔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 하루 24시간을 불교적인 시간으로 채운,
나에게는 가장 특별한 봉축의 날이었습니다.
이런 소중한 시간과 자리를 마련해주신 인드라망에 정말 감사하구요.(고마워요 ^^*)
생명평화의 인연이 이 세상에 조금이라도 회향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내어봅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성불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