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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회 마을학교 잘 다녀왔습니다. |
| 글쓴이 : 한두골사람
날짜 : 08-08-01 13:58
조회 : 4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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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3기 현장귀농학교 학생 최영환입니다. 한두골은 제가 사는 골짜기 이름이에요^^
지난 주 귀정사에서 열린 인드라망 마을학교에 참여했던 모든 분들 잘들 돌아가셨는지요.
제가 사는 봉화 춘양에는 지난 금요일 밤 폭우가 쏟아져 귀정사에서 올라오는 길에 마을 주변의 도로와 논밭이 심하게 망가져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게다가 이웃마을에서는 사람들이 목숨까지 잃었다는 슬픈 소식도 들었습니다. 대부분 산골짜기에 작은 집을 짓고 사는 농민들일텐데 큰비에 잠자다가 봉변을 당했으니 얼마나 놀라고 무서웠을까요?
글로나마 그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다행히 제가 사는 마을에는 큰 피해가 없었는데 제 논의 논둑의 무너져 돌아오자마자 그것을 보수하느라 땀을 빼야 했습니다. 논에 쓸려들어간 토사로 인해 이제 겨우 크기 시작한 벼가 파묻힌 모습을 보면 속이 아리지만, 더 큰 수재를 당한 사람들에 비하면 이만하길 다행이라 위안을 하지요.
요사이는 비 온뒤에 확 자란 밭의 풀들을 뽑고 있어요. 풀이 너무 크니 기가 질려 일할 엄두가 나지 않다가도 한번 용기를 내어 몸을 움직여보면 어느덧 밭고랑은 깨끗해져 갑니다.
'세상엔 공짜가 없다'는 말이 진리임을 다시 마음에 새깁니다. 농사일은 그것을 바로바로 느끼게 해주는 노동 같아요. 김매기를 하고 난 밭고랑의 작물들은 한층 더 싱그러워보이고 산들바람에 몸을 흔드는 모양이 행복해 하는 것 같아 저도 덩달아 뿌듯해져요.하하
아무튼 귀정사에서 보낸 마음 따뜻하고 즐거웠던 2박 3일은 여전히 제 가슴 깊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훌륭한 귀농 선생님들의 경험과 지혜를 듣고, 현장귀농학교 동기분들, 예비 귀농자분들과 진솔하게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였습니다.
교육 시간동안 오갔던 그 아름다운 말들...무소유, 절대양보, 자발적 풍요, 자유노동, 마을사람되기, 어울려사는 삶, 소농과 가족농, 시비를 넘어선 공감, 비폭력대화, 지속가능한 세상...등등 우리가 그 시간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고 다짐했던 바람직한 가치들을 일상 속에서 잘 지켜내고 사람들과 같이 풀어갔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첫 강의를 깊이있고 힘차게 열어주신 이남곡 선생님의 댁과 마을을 한번 방문해보자는 말이 3기 동기분들과 얘기하다 나왔습니다. 산내의 김문기 선생님이 먼저 관심을 보이셨고, 저도 공감해서 가능하면 여럿이 같이 가서 일손도 돕고 마을 구경도 하자는 쪽으로 말이 모아졌지요.
개인적으로 이 선생님께서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어떻게 삶에서 극복하고 계신지 직접보고 싶고 '생산력이 높다'는 그 마을의 지형과 기운도 느껴보고 싶고(^^), 현장귀농 동기분들과도 함께하는 견학을 통해 서로 더 깊이 소통하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인드라망 사무처에 알아보니 9월과 11월에 워크샵이 있다고 하니 다들 농사일이 정리되는 10월 하순경에 시간을 내어 선생님 댁을 방문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겸사해서 진안을 들러봐도 좋겠지요? 놀러간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이는...ㅋㅋ
강의 시간에 선생님이 구면이라 착각하신 인연(?)으로 제가 다시 연락을 드리고 방문 일정을 추진해보겠습니다. 날짜와 기간은 차차 의견 조율을 해 보자구요.
관심있는 분들은 의견 올려주세요.
끝으로, 다음에 뵐 날까지 건강과 평화 잘 지키시길!
(그리고 이 게시판 너무 썰렁한 것 같지 않나요? 우리 게시판이니 우리가 잘 가꾸어갔으면 좋겠어요. 저도 집에 인터넷이 안 되어 우체국에 나와서 글 쓰고 있는 실정이지만, 서로 서로 힘주면서 튼튼하게 시골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잘 활용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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