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발순례 전까지는 불교개념을 완전히 버리고 일반적 개념으로 이야기하지 못했었는데, 3년 돌아다니면서 보고 듣고 이야기하고 이런 저런 해석도 해 보면서 일반적인 개념으로, 일반적 언어로 설명하는 것이 좀 발전한 거 같아요.

자기 정체성에 대한 인식

그리고 또 한가지가 ‘도대체 어디서부터 빗나가서 우리가 이렇게 헤매게 되는 것일까? 자기모순에 빠지게 되는 것일까?’에 대해 나름의 의문을 가지고 생각을 하면서 정리를 해 보니까, 첫째는 삶을 다루는 태도에 문제가 있었다. 구체적인 현실과 직접적 사실을 토대로 해서 삶을 다루지 않기 때문에 첫단추가 잘못 끼워지게 되고 첫걸음을 잘못 떼게 되고 그렇게 멀리 오게 되니까 그런 것이다. 삶을 지금 여기 현실에서 가장 구체적으로 사실적으로 추상적이거나 관념적이지 않고 현장에서 가장 구체적으로 삶을 다루는 태도를 옛 사람들은 어떤 언어로 표현했을까, 불교에서는 ‘中道’라고 표현했어요. 동양전통에서는 ‘實事求是’라는 말로. 그리고 요즘 말로는 ‘과학적 태도 또는 방법’이라고 하지요.
이런 문제의식과 태도를 가지고 우리 문제를 짚어볼 때,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정체성’의 잘못인가. 나의 정체성. 존재의 정체성. 정체성을 잃어버린 삶...
품위있는 삶, 품위있는 사회 이렇게 정리했지요. 우리가 살고 싶은 삶이 인간적으로 품위있는 삶이고, 품위있는 삶을 살 수 있는 사회. 그것이 되려면 정체성을 잃어버린 데에서 진단이 되더라 이렇게 정리하는 거지요.
하나는 자기정체성, 둘째는 자기현장, 지역정체성 여기서부터 문제를 다뤄가야 되지 않겠는가. 이렇게 정리하고 요새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본래면목, 존재의 실상, 이런 것을 표현을 하고 있지요. 본래 부처의 개념입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이지요. 일반적 언어로 자기 정체성이라는 표현으로 써도 무방합니다. 근데, 불교에서는 나의 정체성, 존재의 정체성, 본래의 실상, 본래의 면목을 현상화시켜놓은 것을 원상으로 표현했습니다. 원불교에서 쓰는 거죠. 이것이 자기 정체성을 현상화시킨 것이죠. 그리고 이것을 더 발전시켜 놓은 것이 생명평화결사의 로고입니다. 오늘은 그것을 가지고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여기자료집에는 생명살림의 세계관이라는 제목으로 되어 있는데, 자료집을 보면, 앞에는 우리가 좋은 세상을 만들려고 했는데, 왜 이럴까. 뒤로 가면 역사의 교훈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잘못된 세계관으로 살아왔다. 현실과 현재의 삶을 다루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그간의 오류를 그렇게 정리했구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역사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존재의 실상에 눈떠야 한다. 이것이 앞에서 이야기 했던 것입니다. 자기 정체성이라는 개념으로.. 그 정체성에 대해서 나라는 것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인식을 하는 것으로부터 보는 거지요.
그런 고민과 모색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것이 이 로고입니다. 이 그림을 가지고 이야기 해보면 좀 더 쉽게 이야기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생명평화 로고

 

자기 정체성에 대한 인식

'지금 여기’의 ‘나’.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마땅하지요. 삶의 주체는 자기 자신이지 않습니까. 삶의 문제를 이야기할 때, 지금 나야말로 현실적이고, 구체적이고, 직접적이고 최우선적인 문제이지요. 지금 내가 여기 없고서는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여기 나에게 삶의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자면 자기 자신밖에 없지요.
그 다음엔 당연히 삶의 주체인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아야 그 다음에 어떻게 해 볼 것인가가 가능하지 않은가.. 그런데 이 부분을 그동안 너무 소홀이 한거죠. 자기 삶의 주체인 자기 자신을 아는 데에 너무 소홀한 거야. 자기자신이 아닌 다른 것을 알기 위해서는 무지한 노력을 기울이고, 그런데, 우리 삶을 들여다 보면 자기 자신에 대해서 거의 무관심하다,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존재인지,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는 존재인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기도 하고, 따라서 무지하기도 하고, 무관심하고 무지하니까, 당연히 다음엔 무능력하기도 하고. 이것이 문제더라는 거죠. 가장 중요한 문제인, 가장 현실적인 문제인 자기 자신에 투자하고 있지 않다. 이것이 탁발순례를 다니면서 느낀 문제였습니다.

우리가 자기에 투자한다고 하는 것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자기 이기적 소유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자기를 위한 투자,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데서 혼란에 빠지는 거죠. 이기적 소유욕구를 충족시키는 데에 모든 노력들이 바쳐지고 있고, 이것이 자신을 위한 것이라 믿고 있고, 그것이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라고 믿고 있고, 그것이 가장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잘 살펴보면 이기적 소유욕구를 실현하기 위해 쏟고 있는 노력은 결코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될 수 없습니다. 자기를 위한 투자가 될 수 없습니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에요. 이것을 가장 잘 정리하는 것이 첫단추를 잘 꿰는 것입니다. 자기를 위한 투자는 이기적 소유욕구를 충족하는 것과 전혀 다른 이야기에요.
그럼 어떤 것인가.
가장 먼저,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에요. 나는 어떤 존재인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이 문제를 정리하지 않으면 결국 우리는 오히려 투자하면 투자할 수록, 뭔가 이룩하면 이룩할 수록 내 삶을 병들게 하고 피폐하게 하고 나만이 아니라 나와 관계된 사람들까지 피폐하게 합니다.
보다 근본적이고 본질적 관점에서 인생을 다시 살펴보고 이야기 하자가 시작이 된다는 겁니다. 여기 로고를 보면 이것이 나의 진면목인 셈이죠. 제일 밑이 사람이고 구체적으로는 자기 자신이고, 오른쪽이 네발달린 짐승.. 우주 삼라만상을 단순화시킨 표현인데요.
지금 여기 있는 사실을 가지고 이야기 하자는 것이지요. 지금 여기서 볼 수 없고, 이해할 수 없고 이런 이야기 하자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서 문제를 다루자. 그런 거죠. 그러면 그동안 우리는 나라는 존재가 어떤 존재인가 했을때 제일 밑에 것 만을 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너와 나와 관계에서 자기 중심의 이기적 사고 방식으로 가고, 나와 자연과의 관계에서도 인간중심의 이기적 사고 방식으로 갑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자기 중심의 이기적 방식으로 가도 괜찮도록 따로 따로 분리되어 존재하지 않는단 말이죠.
너 없어도 나만 살겠어 하는 이런 존재가 아니더란 거죠. 그건 관념일 뿐이죠. 실제에 대한 왜곡된 것이지요. 실제로 어떤 형태로든 분리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내면으로 보든, 외면으로 보든, 어떻게 보든지 그것은 우리가 이성적 이성을 가지고 보고 판단을 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분리 독립되어 따로 따로 존재하는 것은 없습니다.
만약에 하늘의 태양과 나와의 관계를 분리 독립시켜면 어떨까, 처음부터 나라는 존재는 존재하지 않지요. 현상만 보면 태양과 나는 아득히 멀리 분리된 존재인데, 실제 내용은 태양과의 관계를 분리 단절시킨 상태에서 어떤 식으로든 나는 존재할 수 없다. 지금 당장도 태양이 없으면 나는 존재할 수 없다. 그래서 실상을 보면 나는 태양에 의지해서만 존재한다. 이것이 실제 내용이라는 것이지요. 이런 것을 동양전통에서는 自他不一不二라고 표현했습니다. 자는 나, 타는 태양이 되겠지요. 나와 태양이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다. 현상적으로는 분리되었으니까, 하나가 아니죠. 하지만, 내용으로 보면 둘이 아니죠. 그러니까, 언어가 가지고 있는 한계 때문에 불가피한 부분이 있지만,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다라는 거죠.
이런 것을 보면 옛 스승들이 언어를 제대로 깊이고민하고 모색해서 진실을 제대로 드러내려고 얼마나 탁월하게 사용했는가 알 수 있습니다.
이 논리로 보면 나의 존재는 전체입니다. 나와 태양의 관계 뿐만 아니라 전체 다 마찬가지라는 거죠. 나는 ‘공동체의 존재’다 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공동체라는 말은 함께라는 뜻입니다. 서로의 관계로 이루어져 있고, 정신적이도 물질적이든, 내면이든 외면이든 다 그렇지요.
나라는 존재를 알고 보면 그렇지요.
그러면 나라는 존재가 너에 의지해 존재하니까, 부모라는 너, 흙이라고 하는 너.... 라는 대상에 의지해서 존재한다는 것이죠. 그렇게 봤을때, 내 정체성에 충실한 삶을 살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소위 품위있는 삶이죠. 정체성에 맞게 삶의 내용을 정리해 보면 하나는 낮춤, 비움, 나눈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지요. 늘 신세지고 사니까. 부모님에게 신세지고 사니까, 당연히 부모님 앞에서 낮추어야 겠지요. 비워야 겠지요. 부모님과 나누는 삶을 살아야 겠지요. 독점하다든가 내 것으로만 모아 쌓는다던가 그러면 안되잖아요. 정말로 이런 정체성에 눈뜨고 이런 정체성에 충실한 삶을 살겠다는 깨어있는 자발적 의식을 갖고 스스로 겸손하게 비움으로 나눔으로 삶을 살면 바로 그 삶이 ‘품위있는 삶’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에 투자하지 않습니다. 낮추고, 비우고, 나누는 능력을 키우는 데 투자하지 않지요. 온통 쌓아두는 능력, 독점하려고 하는 능력에 투자하고 있지요. 온통 이기적 소유욕구를 키우는 데에만 투자를 하고 있지요.
또한 품위있는 삶을 위해서 저 그림으로 보면 내 생명을 존재할 수 있게 해 주는 대상들을 나에게 하느님처럼 소중한 존재지요. 절대가치니까. 너무 귀하고 고마운 존재지요. 당연히 그 귀함은 그 가치의 귀함을 인정해야 겠지요. 당연히 존중해야 겠지요. 당연히 감사해야 겠지요. 이것이 내 정체성을 맞는 삶이라는 겁니다. 주체적으로 낮추고 비우고 나누고, 상대적으로 고마워하고. 적어도 이 가치, 이 능력에 맞는 삶의 방식을 가꾸는 데에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아름다운 삶도 가능해 지죠. 이러게 살 때, 공동체적으로 산다고 하죠. 공동체적 존재니까, 공동체적으로 살아야 하죠. 그리고 이런 삶이 가능한 사회가 바로 품위있는 삶이죠.
그런데 우린 그렇게 살지 않죠. 잘되면 자기탓이고 잘못되면 조상탓이라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모든 삶이 갈등과 대립으로 가는거죠. 우리는 기본을 잃어버렸다. 우리가 목숨을 걸때는 함께 하는 길에 대해 낮추고 비우고, 나누어야 하겠지요.
이것을 예수는 사랑이라 표현했고, 부처는 자비라 표현했지요. 그래서 생명살림의 삶을 살기 위한 세계관을 보면, 하나는 세상은 온통 공동체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우리는 죽으나 사나 함께 사는 길을 가야 한다. 개인적으로 집단으로든. 함께 사는 길이 생명살림의 철학이 되겠지요. 이런 길을 위해서 낮춤 비움, 나눔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평화로운 삶도 아름다운 삶도, 인간다운 삶이 가능해 진다고 보는거죠.

그 다음에 우리가 좀 더 이야기해야 할 부분이 소위 신성함, 성스러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자꾸 이부분에 대해서 신비주의로 가게 되는 경향이 많은데, 동학이야기를 잠깐 하면. 인내천. 하늘이란 말은 완전하단 말입니다. 양반은 귀하고 상놈은 천한 것이 아니라 존재자체가 완전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사람이란 누구든지 존귀한 존재이다. 그러니깐 사람섬기기를 하늘 섬기듯이 하라. 생명의 존엄, 신성, 성스러움. 동학에선 시천주. 사람들이 천주를 모시고 있다는 개념이지요. 그냥, 여기서 보는 사람 자체가 신성하고 성스런 존재다라고 이해하지 못하고, 뭔가 사람 내면에 우리가 볼 수 없는 신비한 존재가 영혼이라든지, 천주라든지, 신성이라는 개념이든지 내면에 뭔가 신비한 것이 있어서 잘 모시고 가꾸어 한다고 하고 있어요. 이것은 우리의 존재에 대한 성찰이나 인식이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류라고 보는 거지요. 한번 생각해 보세요. 한사람 생명의 존재. 생명의 존재를 성립시키고 탄생시키고 살아가게 하고, 이렇게 해 주는 존재라면 당연히 성스러운 존재 아니겠습니까. 영혼으로 불리든, 신성으로 불리든, 불성으로 불리든, 그런데 생명을 성립시키고 탄생시키고 살아가게 한다고 하면 그 자체가 성스러운 존재에요. 내면에 무엇인 있든 말든 그 자체가 신성한 존재이지요. 머, 불성의 존재다, 하나님의 존재다 이렇게 말할 수 있지요. 여기 보면 태양이 내 생명을 태어나게 하고 살아가게 한단 말이에요. 물이, 산천초목이... 그 자체로 신성한 거죠. 물 안에 무엇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 자체가 귀한 거죠. 그런데 자꾸 그 자체를 신성한 것으로 인식하기 보다는 내면에 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이런 관점에서 도시에 살든, 농촌에 살든, 농사를 짓던 사업을 하던, 그 이전에 주체인 자기 자신, 그 삶을 사는 자가 자신에 대한 사실적인 이해나 인식, 그 토대 위에서 내용들을 바꾸어 가야 하지 않겠나.

 

 

지역정체성에 대한 인식

두 번째는 현장성, 지역의 정체성입니다. 다녀보니까, 하나는 개인적으로 자기 정체성을 잃어버렸고, 두 번째는 지역에 대한 자기 정체성을 잊고 삽니다. 지역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습니다. 여기가 산내면인데, 여기 사는 사람들이 산내면에서 무언가 하려면 산내면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하잖아요. 자연생태역사문화 현재 상황, 실상에 대한 꾸준한 연구가 있고, 그 가치에 대해서도 충분한 인식이 있고, 이것을 토대로 우리 마을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하고 가야 지역의 특성, 향기 독특한 내용도 있는 것인데, 거의 그렇게 되지 않고 있어요. 개개인들은 자기 정체성에 토대해서 자기자신을 다루지 못하고 지역적으로는 현장에 토대해 문제를 다루지 않고 있어요. 죽어라 뭔가 하기 하는데, 계속 또 다른 혼란에 빠지는 원인이다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에 다니면서 느끼는 부분은 이런것들을 제대로 못하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은 자기 지역과 자기 삶에 대한 자부심이 없어요. 이것이 참 문제더라구요. 아까 상받는 이야기도 나오고 그랬는데, 뭘 잘 해가지고, 녹색체험마을이다 해서 상을 받고 매스컴 타는데 들여다 보면 조건도 좋고, 시설도 잘 되어 있고 한데, 실제로 들어가 보면 바깥에 홍보할 때는 참 자랑을 많이 하는데, 좀 깊숙이 들여다 보면,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현장과 현재 자기들이 하고 있는 내용에 대한 분명한 자부심이 없습니다. 마치 뭐와 같냐면, 새만금에 살고 있는 어민들이 갯벌의 가치에 대해 전혀 무지한 것과 똑같은 거죠. 그 현장에 있는 주민들은 갯벌의 가치에 무지해요. 오로지 관심은 돈이 되냐 안 되냐. 삶의 철학과 신념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는 거에요. 그럼 자기가 선택한 삶에 대해서 지역사화의 삶의 내용에 대해 공허해요. 그 다음에 두 번째는 그렇게 한다고 해도 안정적으로 지속해 갈 가능성이 있어야 하는데 가능성이 없어요. 왜냐하면, 사람이 없어요. 충청도 갑화마을이던가. 소문이 자자한 곳이에요. 그것을 하는 운영위원장이 나이가 70이에요. 열심히 활발히 하세요. 그런데 이렇게 잘해서 상도 받고 하시는데,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물어보면 대책이 없어요. 공허한 거죠. 주민들이 자기들이 살고 있는 삶의 가치에 대한 충분한 인식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니깐 자부심이 없어요. 둘째는 지속가능하지 않아서 공허해요. 참 문제다 싶더라구요. 그러면서 도달한 결론은 어떻게 지역주체를 형성해 낼 것인가. 이것이 관건입니다.
어떻게 할지 잘 알 수는 없지만, 다만 생명살림의 삶을 사회를 살아가려고 하는 경우, 어떤 면에 주목해야 하는가.

농업 농촌의 생명가치에 대한 자각 필요.

특히 우리가 농업 농촌과 관계되어서 본다면, 이것이 돈벌이라는 요구 이전에 우리 삶에 가장 중요한 가치,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일이라는 부분에 대한 자기 확신, 농촌과 농업의 문제는 생명을 책임지고 있다는 정확한 자기 인식과 애정이 없으면 농부로서는, 직업이라면 돈 벌기 위한 직업은 많잖아요. 생명의 가치에 대한 자각과 신념, 그리고 생명을 책임지고 있다는 책임감과 애정이 없다면 결국은 농사짓는 일도 돈 벌기 위해 하는 다른 일과 다를 것이 없게 됩니다. 내가 하는 일이 가장 성스럽고, 거룩하고, 중요한 생명을 책임지는 일이라는 자부심이 없으면 돈이 잘 되냐 안 되냐로 간단 말이에요. 자기 삶에 대한 자부심, 자신감, 긍지를 못 가지게 되는 거지요. 농촌과 농업은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일이라는 자부심과 책임과 생명에 대한 애정이 기본적으로 가꾸어져야 하지 않겠나. 지금은 사회가 용납하고 있지 않는거죠. 개인의 의지만 가지고는 어려우니까, 그 다음으로 생각하는 것이 공동체 아닙니까. 현실적으로 사회가 불가능하게 하더라도, 대안을 만들어가는 당사자, 주체의 입장으로는 그런 기본들을 바르게 채우고, 중심을 잡는 것을 더 확실하게 붙잡고, 이 토대 위에서 생명살림의 삶이 가능한 함께 뜻을 모아 가야 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이 토대 위에서 지역공동체 이야기가 되어야 제대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해봅니다.
농부라는 것은 지금까지야 어땠던 간에 생명을 병들게 하고 죽어가게 하는 현대문명사회가 가진 문제를 극복하고 넘어서서 대안적 삶을 모색한다고 하는 우리들은 근원적 관점과 입장을 잘 붙잡고 그 토대 위에서 현실적인 문제를 풀어가는 자세를 생각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