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귀농학교 20기 현장실습을 다녀와서

  봄나들이였다. 회향식날 아침 평가서를 펼쳐 들기 전까지는 행복한 2박3일의   일정이었다.
평가서를 작성하기 힘들었다. 직전까지 느끼던 감정으로는 도저히 작성할 수 없었다. 그때서야 귀농자 내외와 나눈 이야기가 생각났다. 바쁜 일정으로 알아차림을 하지 못한 것은 핑계에 불과하고 또다시 즐거운 것만 취하려는 습관이 시작된걸까?
어쨌든 생각난 대화의 내용이  다시금 가슴 아프게 느껴졌다. 
우리는 봄나들이 일지 모르지만 그들에겐 생존의 문제였다.  모든 농산물이 제값 받고 팔리는 때가 올 수 있는 것일까? 또 한 나조차 소비자의 입장에서 그들이 희망하는 아니 그들의 권리를 인정할 수 있을까?
인드라망의 관점에서 나는 나의 원인이자 결과라는 말이 있다.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자신의 강한 신념과 의지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인식부족으로 제 값을 받지 못할 때 유기농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든다고 하셨다.
계획 없이 의욕만 앞서지도 말고 철저한 준비를 하라는 말씀, 귀농을 실천하기도 어려운데 귀농해서 겪어야 했던 말 못한 사연들을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봄 나들이로 얼굴 익히는 것도 좋겠지만 선배 귀농인 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도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자신의 마음을 열기도 힘들어 한다. 나 또한 마음챙김 수행을 하다 도망치고 말았다 잊고 싶던 기억들이 떠오를 때 말이다.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경험은 인관 관계에서 온다.’했다. 고통 받지 않는 관계를 갖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일 것이다.
아직까지 20기 도반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어색하고 말이 길어지면 떨린다.
나만 그런 것인가 ^^?

              '눈 길 한번 더 ,손 길 한번 더, 마음 한번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