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임씨가 다녀온 괴산 다락골 구름밭글을 올립니다.

충북 괴산 다락골 구름밭 소개

충북 괴산 장연면 박달산 자락에 다락골 구름밭이라고 불리우는 곳에는 두 부부, 정경신 선생님과 정선희 선생님이 서너해에 걸쳐 수리를 해가며 살고 있는 토방집이 있다. 장연면의 작은 마을입구로부터 10여분을 가파르게 올라가서 제일 끝집이 그곳이다. 마을이 유기농농사를 짓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유기농 농사만을 고집하는 구름밭 식구들이 선택한 곳이 마을의 제일 위쪽인 듯 싶다. 이 구름밭의 사연이 참으로 보통스럽지가 않다.

귀농의 시작

15년전 정경신 선생님은 폐암수술을 받고나서 유기농산물을 찾아다니는 것을 시작으로 귀농교육, 농사관련 특강, 통나무학교 실습 등을 찾아 배우며 시골생활을 준비하였다. 그동안에 두 분은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생활을 꿈꾸었다. 그러다가 10년전 정경신 선생님 홀로 증평으로 완전히 귀농하였고 부인 정선희 선생님은 서울과 시골을 왔다가다하며 살았다고 한다. 그리고 8년전 다락골로 이사했는데 여전히 정선희 선생님만은 반쪽 귀농살이를 한다고 하신다. 이유인 즉, 귀농을 처음 시작할 때 초등학교를 다니던 아이가 서울에서 공부할 것을 고집했고 그래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그렇게 두집살이를 하셨다는 것이다. 누군가 지어놓았던 집도 3년이상 수리하며 완성했고 올해 생태화장실을 새로이 만들었는데 아주 근사하다. 이미 이곳에는 귀농한 가족들이 있는데 골짜기를 두고서 옆집이고 한마을 건너야 있는 그런 띄엄띄엄한 형태이지만 그들은 그들 자신을 공동체라고 부른다. 유기농 때문에 공동체를 이루던가 아니면 외진 곳을 택할 수 밖에 없으므로 진 곳에 흩어져 있는 것인데 설왕설래를 하여 서로 잘 알고 사는 듯 하다. 

그곳 장연에는 모두 다섯 집이 귀농공동체인 셈인데 각자 따로 귀농해 자생적으로 생긴 공동체이다. 이들 삶은 참으로 유니크하다. 어떤 집은 흘러가는 계곡수를 집안으로 끌어들이면 헤프게 쓸까봐 마당에 물을 받아 쓴다. 또 어떤 집은 안방에도 전기를 들이지 않았다. 해가지면 자는 것이 원칙이고  필요할 땐 촛불을 이용한단다. 다섯 집 중 두 집이 100% 유기농 농사를 한다고 한다.

다품종 소량농사와 복합영농, 그리고 땅 살리는 이야기

장선생님 부부의 밭은 모두 1000평. 농작물이 40여종이나 된다.

단작을 하면 수익이 좀 더 높고 경제적이지만 돌려짓기식의 다품종 소량농사를 고집하신다. 그것은 땅을 살리기 위한 마음이었고 땅을 살리는 생협문화이다. 생태화장실을 따로 갖고 계신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또 특이할 만한 사항은 그 넓은 땅에 절대로 기계를 대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계소리와 냄새를 남달리 싫어한다며 농기계를 쓰지 않고 직접 손으로 갈기를 계속하였다. 기계로 하면 생명농법이 안된다며 떼알 구조의 흙과 지렁이 똥을 보여주셨다. 또한 거름기가 제일 좋은 밭에 심은 배추에는 배추벌레가 너무 많이 먹어 비춰보면 하늘이 보일 정도이고 배추도 다른 농가에 비해 크기가 몹시도 작았는데, 그것마저도 두 달 동안 하루 6시간씩 무릎 꿇고서 벌레를 잡는 노역을 했기에 그만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바람에 무릎을 다치긴 했으나 절대 약을 쓰지 않는 철칙은 분명하시다.

제초제는 침투성 약물인데 이것의 남발은 땅을 해하고 성질이 수용성인 농약들은 물을 해한다 한다. 이미 우리나라의 지하수 85%는 먹을 수가 없는데 그에 대한 대안이 없어서 발표도 못한다고 한단다.

잡초와 함께 자란 농작물은 강하고 건강하며 영양소 역시 하우스 작물에 비할 바가 아니라고 한다. 품종개량을 해서 연해진 작물만 먹을 것이 아니라며 거친 음식을 먹어야 한단다. 연한음식을 너무 먹어서 자연적인 사람의 씹는 능력을 상실하게 되었으니 토종옥수수를 먹어야 한다며.

조금 떨어진 곳에 벌집이 보이 길래 여쭈어 보니 역시나 한봉을 하고 계신다.

집 마당에는 닭장이 있는데 (집에서 키우는 개가 닭을 잡아 먹을 수도 있고 밭이 집 가까이에 있어서 닭들이 농작물을 해칠 수가 있어서 만든 닭장) 이 역시 유기농식으로 키운다한다. 목적은 역시나 계란을 겨냥한 것인데 땅을 팍팍 파헤치며 소리 내는 닭들은 정말 건강해 보였다. 화학사료를 먹은 닭과 이렇게 유기농식으로 기른 닭이 낳은 계란에 대한 차이는 분명하단다. 화학사료를 먹인 닭은 하루에 한 개씩 알을 낳는데 그 알의 노른자는 쉽게 풀어지는 반면에 유기농식으로 자란 닭은 3일에 한 개의 알을 낳으며 노른자는 풀어지기가 쉽지 않다한다.  아무튼 화학사료는 정상의 3배 이상으로 생산을 강제적으로 향상시키는 화학물이 첨부되었다는 이야기이고 그 영향은 그 계란을 먹는 사람에게 그대로 전달된다는 사실에 다시금 기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판매

판로에 대해 물어보았는데 본인께서는 걱정을 별로 하지 않는다한다. 장선생님 댁을 찾아오는 소비자가 적지 않는 듯 싶은데 그것은 장선생님이 암을 극복한 기나긴 투병 속에서 얻어낸 건강한 먹거리로 일군 치유적 자산의 소산이라는 것이 나의 견해이다. 공부를 많이 하였고 그래서 아는 것이 커서 그것을 실제로 농사를 지으면서 적용시키고 있는 것이 많은 이들에게 전해졌기 때문인 듯 하다. 두 부부는 종종 강의도 하고 계시다.

마을과의 유기적 관계

처음에는 장선생님은 ‘미친놈’ 취급을 받았다 한다. 그러나 선생님 댁으로 오는 소비자에게 다른 농가의 농작물 중 농약을 치지 않는 것을 찾아 조금 더 높은 값에 팔게 하니까 마을 사람들의 사고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다라고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라는 말씀도 덧 붙이신다. 결국 소비자의 요구가 농사에 직결되는 것이다.

맺음말

두 부부 모두가 매우 땅을 소중히 여기신다. 그리고 건강한 농작물을 키우는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잘 처리하여 약으로 쓰일 수 있는 방법과 그 이유들에 대한 부단한 공부를 하고 만들어 가는 길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래서 믿을 수 있는 결과물들을 주변 사람들이 의심없이 얻을 수 있기에 조금 비싸더라도 구입을 해가며 특히 몸이 아픈 이들이 많이 찾아 오는 집이다.

그분들의 오랜 경험과 신념이 큰 자산이 되었고 그것을 토대로 네트워크도 형성해 놓은 것이 매우 주목할 만하다. 부인 정선희선생님은 다음 까페에 “다락골 구름밭” 까페를 만들어 활동을 한다. 이곳에는 다락골의 귀농생활과 생태적 생활의 지혜, 그리고 치유적 지식과 실천방안등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꾸준히 회원들의 관심 속에서 까페가 활성화 되어 있다. 게다가 친환경적 생태적 활동에너지를 여러 사람에게 알리고자 하는 열정이 있으셔서 여성환경연대 등의 단체를 통해 강의활동을 하면서 탄탄한 소통을 계속하는 계신다. 이렇게 바깥세상과의 소통들이 이분들의 귀농생활에 큰 지지의 힘이 되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또한 서울에서 멀지 않다라는 지역적 요인도 찾아오는 소비자를 가능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자녀교육문제는 큰 고민거리일 것이다. 서울에서 계속 공부하는 자녀들 때문에 서울과 시골을 왔다갔다하는 고단한 생활을 감수해 낸 부인 정선희 선생님의 열의가 없었더라면 아마도 그러한 귀농생활은 많이 힘이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직접 뵈었을 때나 온라인상의 선생님 글을 보더라도 그런 기미는 찾아보기가 참 힘들다. 부러운 점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으로 이 두분의 삶을 살아가는 큰 마음가짐을 표현한 부인 정선희 선생님의 글로써 마무리를 대신할까 한다.

❛모두가 제일 궁금해 하는 솔직한 질문은 시골에서 무슨 돈으로 사냐는 거다

시골에서는 노후자금이 크게 필요하지는 않다.

건강만 전제된다면 산과 경작하는 밭에서 나오는 먹거리도 있고

중요한 것은 살아온 삶의 방식을 돌이키는 결단에서

시골의 소박한 삶은 가능하다

도시태생인 우리부부는 잘 되지도 않는 농작물을 많이  팔아서 필요한 것 다 쓰고 산다는

생각보다 적게 쓰고 없으면 안 쓴다는 것이 그간 얻어진 지혜이다

산이 주는 먹거리는 아는 만큼 얻을 수 있고

간단한 기계로 눌러먹는 칼로리 효율이 높은 통곡 생식과

하루2끼 식사는 50이 넘은 장년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안성맞춤이다.

1세기 전 간디가 말한 것처럼

우리는 농사를 통해서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참된 자치와 자유를 향유할 수 있다고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