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의 경제철학: 살림의 경제, 희망의 경제(4/7)

-강수돌 고려대 교수, 조치원 마을 이장-

귀농이 지금 같은 경제조건하에서 사람을 살리고 지구를 살리고 나 자신을 살리는 길로서 얼마나 정당한 길인가를, 잡아 주기 위해서 오늘 여기 온 것입니다. 물론 흔들릴 수도 있지만, 덜 흔들리도록 좀 더 중심을 잡는데 도움이 된다면, 오늘 강의는 보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질문. 귀농. 농자가 무슨 뜻인가요? 농사, 농업, 농촌, 자연, 땅, 농부(농민), 생명, 본성(농심으로 다가감) 제가 보태고 싶은 것은 농심으로 돌아가자. 직업이 무엇이건간에 농민의 마음으로 다가가자. 농민의 맘은 콩 심은 데 콩 나고 밭 심은 데 밭 난다의 마음이다. ‘콩팥의 경제’(웃음), 정직의 경제. 정직하게 수고하고 거둬드리겠다라는 경제이겠죠. 2,3차 산업으로 갈수록 콩 심어 놓고 다이어몬드를 기대합니다. 갈수록 투기성, 사기성이 강해진다. 귀농심에서는 거품, 허세가 필요 없죠. 있는 대로 사는 것이다. 정직하게 일해서 협동해서 거둬드립니다.

두 번째, 콩 3알을 심어서 한 알은 새, 땅, 한 알은 사람이 먹는다는 말이 있다. 천, 지, 인이 나눠먹는다. 나눔, 공생, 배려의 경제. 농약과 제초제를 팍팍 심는 것은 너는 죽어라, 시장에 파는 것만 팍팍 칩니다. 농약을 쳐야 때깔이 좋다. 오래 동안 보존되면서 기름기가 흐릅니다. 극단적인 사태가 멜라닌사태 아닙니까. 살자고 하는데 결국은 남을 죽이고 양심을 죽이고 부자 되고 사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죠.

또 농부들이 하는 말, 농사는 하늘, 땅이 도와줘야 된다. 이게 감사의 경제이다. 결국 이렇게 남들이 도와줬다. 협동의 경제, 감사할 줄 알고 협동에 대해서 존중할 줄 안다. 심어놓고 가만히 있는 게 아니죠. 작물은 농부의 발자국소리를 듣고 자란다. 보살핌, 정성을 기울여야 되고, 마음을 쓰는 것이다. 이것이 부모님이 아이를 기르는 마음이잖습니까. 교육이 농사랑 통합니다. 키만 크고 겉멋만 드는 게 아니라 인품이 훌륭하고 향기로운 존재 아니겠어요?

이에 비해, 오늘날 경제는 사기성, 뻥튀기, 광고효과로 우리의 욕구를 조작하죠. 서울에 가끔 오면 지하철 광고 중에 “피부는 권력이다”란 광고 있어요. 무슨 광고예요? 피부가 괜찮은 사람은 그걸 보고 위안이 좀 되겠죠. 그렇게 되는 줄 알고 착각하게 만들죠. 승용차 선전도 안 그렇습니까? 하다못해 조그만 분식점도 <우주분식>으로 이름 짓죠. 그런 메커니즘이 크고 높고 장대하고 거창해야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 권력을 받고 돈을 벌수 있다는 관념이 깔려있습니다. 부모가 우리를 이 세상에 나으실 적에 모두 다 소중한 존재로 낳아서 소중하게 기르셨겠죠. 학교에 가는 순간 A~F까지 등급이 매겨집니다. 사회전체로 등급이 매겨집니다. A급 사람들은 장모씨 사람의 접대를 받고, F급 사람들은 서울역, 영등포역에서 헤매고 있는 게 우리 사회입니다. 세계적으로 보면, A급 사람들이 F급사람을 테러와의 전쟁으로 합리화하면서 때리고 있죠. 그게 사다리질서 속에서 세상이 엉터리로 가고 있죠. 사회, 세상전체가 이런 질서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데, 그것을 직시하지 않고 열심히 하면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죠. 올라가다보니까, 이걸로만 구성된다면 진리가 아니라는 진리에 도달했습니다. 세 가지 불편한 진실이 있습니다. 사다리진실이 갖는 불편한 진실이 있습니다. 우리로 하여금 80평생을 사는데, 20년 공부 열심히 하고, 40년 일하고, 20년은 노후로 마감하는 게 인생이에요. 20년 공부하는 게 행복했던 분 손들어 보십시오? 외국 사람들은 한국사람들 보면 우울, 생기가 없다고 합니다. 웃음 있는 사람은 철없는 아이들이죠 (웃음). 원래는 세상물정을 알수록 행복해져야 되는데, 알수록 불행해지죠, 그죠? 뭔가 안 맞는 거예요. 뼈 빠지게 일만 하죠. 40년간 대부분 자기 꿈을 위해서보다는 먹고 살라고 하는 거죠. 감히 말씀 드리지만, 특히 인생경로를 정할 적에(대학생), 생계 쪽으로 정한 사람 중에 10~20%가 사다리의 위쪽에 올라갑니다. 나머지는 중하위에 머뭅니다. 꿈은 자꾸 옆으로 밀칩니다. 가끔 성공한 사람 중에 꿈을 찾는 사람이 아주 가끔씩 있지만. 그런데 꿈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시인’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노가다라도 뜁니다. 내가 하루하루 고생하지만, 시를 씁니다. 일을 해도 즐겁다. 왜? 자기 꿈을 위해서 달려가기 때문에. 그래, 좋은 시인이 나타났구나! 인정받고. 꿈을 향해서 달려가는 사람은 생계차원에서 호화롭게 살 순 없지만, 굶어 죽을 순 없습니다. 어쨌든 꿈을 중심에 놓은 사람은 꿈을 이룰 가능성이 높습니다. 못다 이룬 꿈은 자식에게 쏟아 붓고. 애는 얼마나 괴롭겠어요? 아무리 학원 많이 보내봐야 국가경쟁력 안 나옵니다. 하루에 반시간만 수업하면 됩니다.

불편한 진실 세 가지 이야기 하겠습니다.

첫 번째, 모든 사람이 사다리 위에 올라갈 수 없습니다. 이 말하는 이유는 객관적으로 할 수 없는데, 착각 속에서 우리가 인생을 쏟는다는 거죠. A, B 가 되고 싶은 이유는 누리는 게 많죠. 저절로 따라오는 게 떡고물이 있죠. 그걸 아는 부모는 자녀들을 한사코 그걸 바라는 거죠, 그 기저에는 사랑하는 마음이 있죠.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올라간다는 것은. 내가 누리는 기득권이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이냐? 사회 밑에서 누리지 못한 것이 희생당한 거죠. 사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여성, 비정규직, 저학력, 저기술 미숙련노동자, 이주노동자, 농어촌, 후진국(3세계), 자연생태계가 말없이 희생당합니다. 정말 눈물 나는 이야기가 스며들어있죠. 내 기득권이 희생당한 것을 안다면 상당히 불편한 진실이죠. 편안하게 누리는 기득권은 결코 편안할 수 없습니다.

세 번째, 불편한 진실이긴한데 좀 재밌는 진실이 있습니다. 중층 C부분에 있는 사람들은 위로 올라가고 싶어 합니다. 올라갈 사람한테는 윗층에 아부해야 합니다. 아랫사람한테는 ‘갈궈야’ 합니다. 제가 발견한 법칙이 “갈-비의 법칙”이 위로 갈수록 세련돼져, 안 보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인간본성을 잃어버립니다. 회사에서 ‘가스 찬’ 사람이 집에 가서 부인, 자녀에게 폭발합니다. ‘갈굼’을 받는 사람은 남을 공격합니다. 부모에게 굉장히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는 사람이 사랑하는데, 학교나 직장이 망가뜨립니다. 아랫사람을 갈구는 사람은 권력자로 권위를 느낄지 모르지만, 마음이 즐거운 사람 없죠? 비비는 사람이 자기 인간성이 실현된다고 생각하겠어요. 비빔을 받는 사람은 진정으로 공경하는 것 하고 내 자리 올라오는 거 보이잖아요. 그 속에서 정말로 저 사람의 존중과 공경을 받고 있음을 못 느낄 거 아닙니까. 만약에, 본성으로 돌아가서 진짜로 존중하나 생각하면 아닌 줄 알 것입니다. 모두가 올라갈 수 없고, 희생물에 바탕하고 있고, 갈-비 법칙에서 모두가 비인간화되고 있다면, 이건 아니잖아요. 본질적으로 이 시스템과 무관하다면 불편할 겁니다. 어느 누구 교수치고 자기 자식이 잘 나기를 바라지 않겠어요. 네가 행복하되, 사회도 행복하면 가장 좋은 삶이다. 자식이 당장 대학을 안 가겠다고 하더라구요. 학자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솔직히 있었죠. 하고 싶은 게 재즈피아노 치고 싶다고 해요. 음악선생님한테 여쭤보니, 보통 아니라는 거예요. 아내와 상의했죠. 재즈피아노 학원으로 갔어요. 자기 가는 길마다 행복하면 되잖아요. 자녀를 너무 사랑해서 대신 해주고 싶어 해요. 그렇게 하는 거 불행이죠. 애들이 스무살 가까이 되면 오히려 독립하게, 하고 싶은 것을 하게 알려줘야 겠죠. 걸어가는 건 본인이 걸어가는 거죠. 가다가 좌절하면 등을 두드려 주면 되죠. 부모가 고속도로를 그려놔. 애가 안 갈려고 하는데, 억지로 끌고 갑니다.

대개 귀농이유 중의 하나가 교육이죠. 자연과 큰 아이는 신나게 제 끼를 발휘합니다.
여건부터 생각하면 답이 안 나옵니다. 오늘 행복은 내일로 미루고 낼 걱정은 오늘 찾고. 매일 불행해요. 미리 걱정 안 해도 되요. 오늘 행복을 유보하면서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사다리질서 속에 행복하기 어려워. 인생이 갈수록 스트레스가 증대합니다. 그 이유가 사다리질서에서 온다고 저는 분석합니다. 가정, 학교, 직장중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는 곳이 직장이죠. 가정에서부터 보십시오. 가정이 행복하려면 사랑으로 둘러싸인 보금자리가 돼야 됩니다. 불행히도 버스정류장이 되고 있습니다. 밥 챙겨먹고 학원을 떠나는 버스정류장입니다. 제 이야기는 사랑의 공간이 되자는 거예요. 오늘 희로애락 이야기하고 근심걱정을 풀고 이야기하는 공간이 가정이 되어야 되지 않겠어요.

학교가면 공부, 시험, 점수, 등수, 사랑의 매, 점수조작 이잖아요. 내 끼를 아는 배움터가 되어야 겟습니다. <나부터 교육혁명>이란 책이 있습니다. 그 책에서, 인디언 학생이 전학을 왔습니다. 시험을 보는데, 백인 아이들은 가운데 책가방을 올립니다. 인디언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협동하라고 배웠는데요. 남보다 내가 점수 많이 맞는다는 걸 자랑하는게 아니라. 더불어 사는 게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같이 행복하게 살 것인지가 과제가 돼야 되지 않겠습니까.

나 내면에 과연 무엇이 꿈틀거리는지를 찾아서 그것을 집중적으로 가야죠.

“얘야 너는 무엇이 되고 싶니?”“시인이 되고 싶습니다.” 먹고 살기 어렵다고 기를 꺾죠.예를 들어 그 꿈을 키워주면서 키우면 애들이 신바람 나는 학교가 아니겠습니까.

직장, 우선 일과 삶의 균형이 잡힌 사람 있습니까. 불균형, 심한 나머지 일중독에 빠집니다. 마약중독, 게임중독은 사회적으로 비난을 합니다. 일중독에 빠진 사람은 사회적으로 칭찬을 합니다. 성실하고 모범근로자야.너도 나도 예외가 없어요.불행하게도 이런 얘기 하고 다니느라고 여유시간이 없이 삽니다. 그리고 직장에서 (‘갈비의 변증법’이 통한다고 했잖아요), 그게 아니라 주위사람과는 밀쳐야 하고 아래위로는... 유일하게 해놓는 건 생계, 자식들 가방 길게 하는 것.죽을 때 후회하는 3가지가 다른 사람에게 잘하고 살 것, 여유 있게 살 것, 나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 것이라고 합니다.

생계에 치중한 사람은 그 과정에서 자신을 너무 심하게 억압, 주변사람을 힘들게 해서 올라가, 누리는 것도 마찬가지. 그렇지만 꿈을 중심으로 사는 사람은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다시, 귀농의 논리로 가보겠습니다. 귀농의 철학은 아까 세 가지에 모두 나왔습니다.

왜 인간이 불행하냐면, 공동체와 개인이 분리된 거예요. 그것을 결합하자는 거예요. 개인의 어원이 individual,(in-dividual)분리가 불가능한 존재가 개인입니다. 더 큰 덩어리가 있음을 암시합니다. 큰 덩어리는 공동체입니다. 이 말은 공동체로부터 나왔다는 이야기입니다. 공동체어원은 무엇이냐. community, 어원이 co(together), mmunity(mumus= gift) 선물을 나누는 게 공동체예요. 집단중심의 공동체 정의는 배타성을 갖기 쉽습니다. 그래서 전쟁도 일어나고, 공동체 개념을 그렇게 정의하면 실천자체가 걸러먹음. 공동체 개념을 서로 선물을 나눌 수 있는 관계개념으로 정의하면, 같은 한국사람 안에도 공동체 개념으로 살지 않는 사람 많습니다. 마음을 나누고...피부가 달라도 공동체가 될 수 있습니다. 남을 망치고 잘 먹고 잘사는 사람은 같은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공동체가 될 수 없습니다.

저희 동네에, 1000가구가 거주할 아파트를 지었는데 15가구만 분양됐대요. 공무원들이 재산상속제만 있을게 아니라 책임상속제가 있어서. 공무원들이 엉터리행정부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봐요. 결국, 공동체란게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서 살면 되요.같이 행복해지자. 옛날처럼 사생활보장 어렵고, 공산주의적, 봉건적 공동체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생산수단과 노동력이 결합되는 공동체 가야죠. 자연스럽게 뭘 심을지 구상하고 실제로 스스로 할 수 있어요. 그런데, 그렇지 않는 일반직장을 생각해보면 나는 톱니바퀴처럼 부품처럼 움직여야 돼. 높은 사람에 종속돼 움직이다 보니까, 조종당하면서 사는 거죠. 그런 구조 속에서는 행복하기 어려운거죠. 쉬운 이야기가 아니죠.
그 다음에 일터와 삶터가 결합되어야. 멀지 않는 곳에서 일해야 됨. 멀어지니까 대도시가 복잡해지고 지구온난화가 심해지고. 로컬 이코노미(자립경제), 가까이서 멀지 않는 곳에서 생산, 유통되는 것.신체에너지도 가까이 있을 때 나잖아요.

일하는 시간과 생활시간이 분리되죠. 생산과 소비의 분리가 있죠. 예전 같으면 생산과 소비의 결합이 있죠. 누가 먹는지 모르니까 약 팍팍 칩니다. 00백화점에서 유기농산물을 파는데, (배추벌레를 넣었는데)배추벌레가 기어 다니니까 ‘유기농인갑다’하고 다 팔렸대요.
생산과 소비가 결합되면, 지역에서 자급자족되면, 에너지도 덜 쓰고 사람도 건강하고 특히 독약 안 쓰지 않겠어요. 좋은 책들 보면 대부분 돈 주고 독을 사 먹고 있어요. 앞으로는 고급아파트 시대는 갑니다. 아무리 허름하더라도 텃밭 있는 집이 가치 있을 것입니다. 남들이 우러러 보는 체면 세우는데 신경 쓰지 말고 내가 맘이 편하고 몸이 편하고 더불어 사는 게 뭔가 이쪽으로 살아야 합니다.

또 하나가 내면과 외면을 통일해야 합니다. 이미지, 규모, 높이, 속도, 내면(평화, 충만, 만족감). 제가 진심으로 믿는 바는 중, 고등학교까지는 한나절만 배우는 거예요. 오후에는 자기 하고 싶은 거 하면 저절로 끼가 뿜어져 나오거든요. 대학 교양 정도는 귀농학교, 시민단체 인문강좌, 동아리활동 하면 정도 돼요. 지금 생각해도 미적분 왜 하는지 모르겠어요. 수많은 시험문제 중에 몇 %나 도움 됩니까. 별로 도움 안 됩니다.
학교가 살려내야 하는데, 애들을 죽이잖아요. 결국은 죽임의 문화, 나를 죽이고 자연을 죽이고 결국은 세상을 죽이는 게 아니라 살려내자.살림의 경제, 살림의 문화가 필요하다. 그것중에 귀농이 큰 대안일 수 있고, 생협도 필요합니다. 일종의 공동체라고 생각합니다. 같이 한다는 미명하에 획일적으로, 공산주의로 가면 안 됩니다. '따로 또 같이' 풀뿌리공동체개념이겠죠. 또는 대안화폐, 지역화폐, 대안공동체운동, 마을공동체운동이 대안적인 운동이 될 수 있다. 특히, 농사짓는 분들, 유기농부들은 공무원대접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가 식량자급율이 지금같이 25%를 헤매고 있고, 그것도 석유로 짓는 농사 빼면 5%도 안 된다. 지금은 어떻게 먹고 사느냐? 그나마 수출해서 번 돈으로 다른 나라 것 사 먹죠. 수출길 막히고, 곡물값이 지금처럼 머물러 있단 보장도 없습니다. 작년에 전 세계 식량폭동이 일어 난게 남의 나라일 아니죠. 셋째, 멜라닌 들어있는데 가격 싸더라도 독을 먹고 살 수 없죠. 우리가 자기 목소리 내려면 자급율이 높아야 되죠. 게다가 농사는 없어져야 할 분야가 아니죠. 여러분 어렸을 적에 메뚜기 잡은 풍경, 산나물을 캐는 풍경 모두가 우리 교육의 자원, 생태감수성을 키워주는 게 원천이죠. 괴로울 때 자연을 바라보면 위안이 되는 건 자연이 어머님 품이 되어서요.

시멘트 속에서 사는 아이들이 생명에 대한 감수성이 있겠습니까. 살인자의 눈빛이 인간에 대한 감수성이 전혀 없고, 전혀 아무 존재도 아닌 느낌으로 변해간다면. 그 원천이 자연, 농업, 생명이라고 봅니다. 제 결론은, 농촌과 농민과 농사와 농심 이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귀농에서서 대안을 찾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지배경제 패러다임에서 내가 밀려놨거나 경우에 따라서 피난 가는 자리가아니라는 거예요. 적극적인 의미로 내가 살리고 내 끼를 살리고 생명력을 살려내고 내 이웃과 자연을 살려내는 길 중에 중요한 하나의 길이라는 의미에서 귀농을 생각해야 합니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자신감을 가지세요. 흔들릴 때는 먼저 귀농하신 분, 불교귀농학교, 귀농운동본부 등 다양한 분들의 조언과 연대과 소통을 통해서 풀어나가면 의외로 풀립니다. 중요한 것은 소신, 의지를 바로 잡는 것입니다.
인간의 의지와 상황이 있다면, 상황 탓만 한다면, 그 속에서 적응만 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뛰어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가능성이 있습니다. 주체적인 의지측면에서도 능력과 의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의지측면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의지 있으면 시간이 가면 능력이 길러집니다. 농사기술도 배우면 됩니다. 철학과 의지 속에서 능력을 키우면 됩니다. 그럼 가능성과 희망이 열립니다.

<질문, 답변>

질문:좀 외람됩니다만, 사실은 젊은이들이 이렇게 많이 모이는 줄 몰랐습니다. 결국은 우리사회가 생태적으로 돌아가려면, 농촌기득권들과 융화관계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입니다. 결국은 사회 지도자 계층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강수돌선생님: 제가 알기론 전북 진안에는 귀농간사제도를 두고 귀농과정에서 어려운 문제를 풀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줍니다. 구자인 박사란 분이 일본에서 공부해서 오셔서 그 쪽으로 가셔서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둘째로, 정부에서 공동체 마을을 조성하는데 필요한 도움을 줘야 합니다. 땅은 정부가 사고 집은 각자 사게 단지를 조성해준다든지. 기존 마을과 어울려지도록 단지를 조성해준다든지 등 정부가 다양한 아이디어로 실질적으로 살려는 사람들에게 인프라를 만들어주고, 도움을 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적극적인 정책압력 등이 생겨야 받아들여지겠죠.

- 선생님 조치원에 계신다고 들었는데요. 조치원 이장님으로서 주민과 어울리시는지요?

저도 텃밭농사를 짓습니다. 방마다 ‘목 잘린’ 패트병이 많습니다. 오줌을 채워서 아침마다 부엌 음식과 똥을 모으고 재나 왕겨를 모아서 퇴비감을 모아놓고요, 일부 쓰레기는 닭 주고 텃밭에 뿌려줬어요. 두 칸을 만들어 하나는 삭히는 비료로 만듭니다. 상추, 들깨, 치커리, 토마토 등 할 수 있는 만큼만 합니다. 8월에는 배추모종을 심습니다. 겨울배추는 자립한 지 오래됐습니다. 콩도 심고. 학부모랑 메주 담고 이번 주에는 장을 담습니다.

마을공동체가 상당히 망가진 것은 사실입니다. 마을 아이들과 글쓰기 교실을 합니다. 초, 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아이들이 적어 지금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그리고 배 농사 짓는 분들에게 직거래를 연결해줍니다. 작년 5월에는 골목축제를 만들었습니다. 대학생과 주민들이 소통하는 공동체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5월 8일도 제2회 골목축제를 합니다.

- 기업농으로 가지 않으면 경쟁이 없다는 논리가 있지 않습니까. 그 부분에 대한 견해는?

강수돌선생님: 그것 역시 산업자본주의 논리다. 진정한 대안은 소농위주로, 각자가 적은 단위로 열심히 생산해야 한다. 기존에 경제정책적인 이론들이 많이 바뀌어야 된다는 거죠. 규모의 경제학, 분명히 산업화 효율화 논리를 갖죠. 그런 기계화의 논리야 말로 오늘날의 고용위기를 불러일으킨 주범이에요. 인간을 끊임없이 배제시키는 거죠. 일정한 기간에는 배출할 공간이 생길 때 가능. 이제는 심지어는 IT부문조차도 인력을 받아줄 게 없다. 그렇다면 원점으로 가야 되요. 흔히 원시시대로 가자는 게 아니라. 다른 관점에서 인간을 존중하는 경제, 인간노동력을 소중히 하는 경제로 가야지. 인간이 없는 경제는 뭘 추구합니까. 우리가 잘 사는 경제는 배운 것을 실현하면서 함께 공유하면서 사는 경제입니다. 기준이 인간성, 생태성의 조화로움을 달성하려면 속도를 희생해야 합니다.

- <살림의 경제학>을 펴낸 동기는?

책을 펴낸 이유는 아둥바둥하게 살아가고 있는데, 결국은 아이들을 죽이고 살고 있다는 것에 경종을 울리고자 썼습니다. 우선 나로 고립되면 섬으로 끝나죠. 수많은 풀뿌리모임과 운동들이 만들어져야죠. 여성운동, 농민, 학생운동이 연대하면서 소통하면서 같이 가자.

현실진단에 정직, 솔직하게, 직면해야 한다. 내가 겪는데 대해 솔직해져야 합니다. 대부분 가립니다. 고상한 목표를 위해 참아야 됩니다. 이것은 아닙니다. 저는 국회의원 되는 것보다 마을이장 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를테면, 재활용운동 동화책 나눠 읽어주기 등 다양한 문화체험관람 등 또는 생협 먹거리 애용한다든지 등등으로 발전하다보면 성미산 마을처럼 공동육아에서 시작해 극장까지 만들 수 있지 않겠어요. 마을 통장이나 이장은 작은 공간의 대통령격이잖아요. 그 중심에서 행복하게 살면, 작은 나라가 행복한 나라가 되죠. 서로 연대하고. 작은 나라로 보면, 인구가 몇 천명 안 되는 나라도 있다는 말이죠. 큰 정치하는 사람은 그대로 두고, 내가 옳다는 길은 내가 걸어가면서 서로 손을 잡고 노력하는 게 중요합니다. 할 수 있는 만큼 하면서 손잡고 나가는 게 필요하지 않나. 주의할 점은 자기 잘났다고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는 게 많습니다. 함께 즐겁게 느긋하게 걸어가자는 말씀을 하고 싶습니다.

마무리를, 행복론으로 하겠습니다. 실제로 그렇거든요. 행복은 미뤘다가 한꺼번에 못 찾습니다. 시간은 그 자체가 생명입니다. 돈처럼 저축할 수 없습니다. 그 순간이 지나가면 다시 안 옵니다. 영감을 살려내 오늘의 시간으로 만들어 내는 게 임무입니다. 오늘 행복을 찾기 위해 친구와 이웃을 격려하면서 함께 아름답게 오늘을 만드세요. 사람과 사람, 자연이 더불어 사는 비전을 가지면서 그 속에 행복한 길을 걸어가면 매일 행복할 수 있습니다. <끝>.

출처: http://baubo.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