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드라망 불교귀농학교]
도시농업과 텃밭가꾸기
안철환/안산농부 텃밭보급소 소장

(예정시간보다 늦게 시작했으니, 중요한 결론부터 말하겠다) 주말농장, 텃밭농장이든 가을에 김장김치를 내 손으로 해봐라. 겨울에는 마늘농사를 해라. 5평에서도 된다. 다섯평에 배추 30포기 심고, 마늘 반접 심을 수 있다. 김장은 자신이 (배추)농사지어서 3개월 동안 (먹으면서) 기쁨을 맛볼 수 있다. 마늘은 1년 간다. 마늘농사는 재미있다. 그래서 권유한다. 마늘 농사 맛보면 중독된다.

유기농업도 큰 범주에선 석유농사에 들어간다. 대표적인 게 비닐사용이다. 마늘에 비닐을 덮으면 맛이 없어진다. 스스로 이겨내야 맛이 난다. ‘방치농전략’, 유기농전략보다 더 쎈게 (웃음). 소득작물 농사를 먼저 생각하기 전에 자급농사를 생각해라. 자연의 생리와 나를 맞춰본 뒤에. (소득작물농사를 생각해라)

자급농사는 시장보다는 크기도 적게 양도 적게 못생기게 전략을 가지면 거의 실패할 가능성이 적다. 배추농사가 힘들다. 벌레가 4-5마리가 달라붙는다. 자칫 잘못하면 (벌레가 먹어서)그물배추가 된다. 크기도 작고. 배추는 가뭄을 탄다. 물대책을 세워야 한다. 가을에 비 오면 배추에게는 필요하다. 속이 찰려면 물이 필요하다.
그물배추라도 버리지 말고 꼭 김장을 담아보셔라. 주로 (배추부위에서)잎줄기를 먹기 때문에 그물배추도 괜찮다. 생각을 바꾸면 실패하지 않는다. 배추는 벌레와 가뭄대책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
더 쉬운 방법은 작게 키운다. 속에 알차는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 푸르딩딩한 겉잎이 몸에 좋다. 속에 고소하고 노란 부분에 집착한다면 배추농사는 어려워진다. 영양분도 겉잎에 많이 있다. 특히 비닐하우스 채소는 조심해야 한다. 크게 키우려면 질소질을 많이 줘야 한다. 질소질의 엑기스가 화학비료이다. 그거 많이 주면 크고, 달고, 물도 많다. 질소를 많이 먹은 채소는 (우리)체내에 질산염으로 축적된다. 질소질은 단백질을 만드는 원소이다.모든 생명들은 이걸 필요로 한다, 얘를 갖고 있는 애들은 병해충이 많이 꼬인다. 기본적으로 큰 채소들은 사실 입맛에 좋을지는 몰라도 꼭 독이 있다고 보면 된다. 사람을 약올리는건지(웃음), 맛 없는 것이 약이고, 맛있는 것엔 독이 꼭 있다. 속 알맹이에 집착하는 배추농사에 집착하지 마라. 소비자한테는 속알맹이 팔고 겉잎은 우리가 먹으면 된다.(웃음) 사실은 소비자 생산자 모두 시장의 논리에 속고 있다고 본다. 옛날 인심은 손님한테는 좋은 거 주는데, 시장논리가 (손님한테 안 좋은 거 준다)그렇게 만들어버렸다.

 배추는 8월 하순경에 심으면 된다. 가을작물을 심을 때 일찍 심으면 벌레피해입고, 겨울에는 냉해를 입는다. ‘빨리 빨리’시대라서 무엇이든지 빨리 심는다.
요즘 고추, 오이 모종이 시중에 나올 것이다. 갖다 심으면 바로 냉해 입는다. 4월말~5월초에 심으라, 어린이날에. 빨리 심는 건 비닐하우스 시스템에 맞춰서다. 반드시 4월말 안에 꼭 서리가 온다. 곡우는 서리가 가시는 날인데, 4월말에 서리가 온다. 춘분은 영하에서 영상으로 돌아가고, 밤낮이 같은 날이다. (그런데) 반드시 춘분 지나면, 꽃샘추위가 온다. 12년치 자료를 뒤져보니 딱 한번 빼고 꽃샘추위 오더라. 곡우는 여름작물을 심는 절기인데, 그 말 듣고 심었다가는 뒤통수 맞는다. 약한 서리라서 죽지는 않다. 한번 냉해를 입으면 병에 걸린다. 초보자는 영문도 모르고, 끌어안고 있다가 실패하는 것이다. 고추, 오이는 입하, 어린이날에 심어라. 뭐든지 천천히, 제대로 배우는게 좋다. 가을에는 8월초에 배추를 심는다. 7월초에 심는 사람도 있는데, 벌레먹는다. 가을작물은 처서 지나서 심는다. 처서에 배추심으란 얘기는 직접파종하라는 얘기이다. 직파하면 병에 강하다. 모종은 이사하는 거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가지를 많이 뻗고 열매를 많이 맺는다. 직파하면 덜 큰다. 자기 뿌리만큼 큰다. 모종하면 일종에 거세된 거랑 마찬가지다, 위로만 큰다. 몸은 크고 영양은 많이 먹으니 벌레를 많이 먹는다. 직파는 병해충에 강하다. 용문사에 유명한 오래된 은행나무는 곧은 뿌리가 없으면 그렇게 오래 살 수 없다. 씨가 떨어져서 자라 천년나무가 된 것이다.

처서 지나 배추 심으면 벌레는 덜 먹지만 속은 덜 차다. 이런 거 팔면 멍청한 소비자가 안 산다.(웃음) 앞으로 소비자도 각성해야 한다. 배추에 가시가 있는 줄 아세요? 이렇게 키운 배추는 가시가 있다. 스스로 본성이 살아나니까 스스로 버텨 낼려고 기운을 쓰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배추농사가 어렵지 않을 수 있다. 크게 키우는 건, 어폐가 있다. 지금 유기농배추들이 다 그렇다. 비닐 씌우고, 뭔가 그에 준하는 에너지와 정성을 투입해야 가능해진다. 과연, 그게 좋은가 의문가질 필요있다. 마늘도 비닐 씌우면 알이 굵고 빨리 자란다. 비닐 안 씌우고 톱밥, 왕겨 깔면 덜 자란다. 왜 덜 자랄까요? 수분이 많으면 잘 언다. 보호막이 없으면 얼까봐 자기 몸을 안 키운다. 하나 심어서 여섯 개 나온다. 생산성이 낮다. 좁쌀이 한 이삭에 9천알이 넘는다. 마늘의 엑기스는 최고죠, 추운겨울을 이겨내서 엑기스를 다 모아 놓은 거죠. 마늘이 좋은 게 알리신(특유의 냄새)때문이다. 시중에 파는 굵은 마늘보다 스스로 겨울을 이기겠끔 키운 마늘이 맛있다. 마늘맛에 뽕가서 더 이상 농사를 안 지을 수 없다.

100명 회원 중에 30%가 마늘농사를 짓는다. 배추와 마늘농사를 꼭 해봐라. 즐거움과 기쁨을 느끼면 농사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알 수 있다. 한 겨울에 거름만 잘 해주고, 보온을 해주되(비닐로 하지 말고), 두세 번 오줌 뿌려주면 된다. 춘분 되면 잎사귀가 올라온다. 비닐 덮으면 경칩 되어서 올라온다. 꼭 텃밭에서 배추하고 마늘하면 농사의 반은 배운 것이다. 보통 텃밭하는 사람은 봄, 여름에 올인한다. 그것은 군것질거리, 반찬거리 정도 짓는 농사다. 추위 지나고 밭에 가면 진짜 예쁘다. 온 천지에 꽃이지, 쳐다보면 벌레지. 5월초까지 (텃밭에)열심히 가고, 시들해진다. 그때 되면 풀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먹는 풀은 억세지기 시작하고, 잡초가 된다. 한주 놓치고, 보름만에 오면 밭이 점점 풀밭으로 달라진다. 6월 장마되면, 정글이 된다. 자기 밭이 어딘지 몰라. 남의 밭에 가서 싸운다. 그러다 때려 치운다. 토요일에 비가 오면 그 핑계로 안 간다. (실제로 농부들은 그냥 쉬는게 아니라)비오면 낫, 삽자루 돌고 물이 잘 빠지는지를 살피고 나서 쉰다. 비 그치면 어떤 일을 할까를 판단하고 쉰다. 자기 밭이 잡초가 되면 남의 밭에 피해를 준다. 통풍을 방해하고 햇빛도 방해하니까 피해를 준다. 자기 밭을 망쳐도 풀밭은 만들지 말자. 정글을 만들더라도 가을농사를 다시 할 수 있으니, 절대 포기하지 마시라. 농사를 한번 시작하면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배추가 힘들어 두번 세번하다 포기하면, 영원히 못한다. 성공할 때까지 달라붙어야 한다. 농사는 반드시 실패해야 배운다.
제가 98년도에 3평으로 처음 농사를 지었다. IMF 때 할 일 없어 주말농장에서 시작했다. 9월 초에는 심을게 없어 배추를 심었다. 배추가 싹이 제일 빨리 튼다. 그 싹 보고 뿅 갔다, ‘하늘의 메시지’를 받은 모양이다.(웃음) 항상, 싹이 나면 두근두근 거린다. 춘분 이틀 전에 마늘 싹이 올라왔는데, 궁금해서 가봤다. 뒤져봐도 한두 개밖에 안 나왔다. 조바심이 나더라, 그 다음날 일제히 기립박수 하듯이 다 올라오더라. 그 맛에 중독되더라. 싹 나는 것에 중독돼야 돼. (친구가 시작했던 주말농장이었는데) 주객이 전도돼, (내가) 매일 갔다. 수확을 하니까, 농사가 이렇게 쉬울 수가 있나 스스로 뿌듯해했다. 농장아저씨가 “제초제, 화학비료 다 줬다”며 씨익 웃더라.

텃밭농사 전략은 봄, 여름농사보다는 가을, 겨울 농사에 올인한다. 그래야 봄, 여름도 즐기면서 할 수 있다. 400평을 사서 40여 가지를 심었다. 지치기만 하고 소득이 없더라. 농사도 전략이 있어야 한다. 그때 만해도 농사 배울 곳은 시골농부아저씨들뿐이었다. 전화로 물어보면 알아듣지도 못한다. ‘로타리’는 밭가는 기계를 말하는데, 로타리도 못 알아듣겠고, 국적도 없는 영어식, 한자, 일본말 등 황당한 용어가 많다. 로타리를 물으면 혼날 것 같아 물어보지도 못하고, 그런 시절이었다. 꼬치꼬치 물어가면서 배운 거죠. 지금 생각하면 멍청하게 지은거죠.

반드시, 땅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자기 조건에 대한 이해, 작물에 대한 이해 등 세가지를 조화롭게 분석해서 연구해야 한다. 땅은 어디에서 접근해야 하나? 한 시간 걸려 가면 이건 곤란. 문전옥답이라고 제일 가까운 게 좋다. 흙의 오염정도, 햇빛, 주변환경, 그 밭에 잘 되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야 한다. 우선 자기 욕심을 먼저 세우고 환경을 인위적으로 만들잖아요. 요즘 농사는 비닐하우스가 왜 그리 많은지 궁금하지 않으셔요? 시골이 더러워진 이유도 그게 다 비닐, 농약, 비료포대, 농기계 이런 것들이다. 제가 토종씨 수집하러 작년에 한달 동안 강화도, 제주도, 울릉도를 집중적으로 다녔다. 토종씨가 있는 곳은 다 깨끗하더라. 젊은 사람, 아저씨, 할아버지들에게는 없더라. 헌집이고, 할머니가 있으면 토종이 있더라. 항상 정리정돈이 잘 돼 있더라. 오래된 걸 소중히 보존하려면, 이래야 하는가 보다....(2)글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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