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 전체가 눈에 닿도록 걸으면,
뽀드득 뽀드득.
하아~ 소리로만이 아닌 그 느낌이 밑에서부터 몸 전체로 퍼집니다.
종일 내리는 함박눈도,
푹푹 빠지는 눈길도,
나무며, 집이며 거리에 이렇게 높게 쌓인 것도
난생 처음이라 정말 신기합니다.
어젠 회사에서 일찍 끝나 하얀 도시를 걸었는데요.
하얀 동네 하얀 하늘속에 까만 케이블들이 아주 선명합니다.
그런데 그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 굵은 선들에도 함박눈이 높이 앉아 있었는데,
저러다 전봇대가 쓰러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까지 될 정도로요.
인터넷을 LG전자에 근무하시는 사촌오빠 부탁으로 케이티에서 LG파워콤으로 바꾸었었고, 얼마전 인터넷 전화 결합 상품의 파격적인 조건때문에 SK브로드밴드로 바꾸었거든요. 저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이렇게 갈아타실 듯 합니다.
그런데 대형 이동통신사들이 해지된 케이블은 모두 그대로 방치해 버립니다.
해지되는 회사에서나, 새로 설치하는 측에서 완전히 제거를 해줘야 할텐데,
신규 확장에만 파격적인 조건을 걸면서 주력하는 듯 합니다.
하얀 하늘에 걸린 저 까만 것들을 보니,
또 방치해버린 케이블 생각이 나서 마음이 씁쓸해지네요.
적중하는 예언들이 많은데,
누구인지는 잊었지만 미래에는 세계가 온통 거미줄같은 선들로 뒤덮힐 것이라는 예언도 있답니다.
물론 지금도 전화나 인터넷 등 통신망으로 다 덮여있는 것은 맞지만,
필요없는 것은 거두어 들였으면 좋겠습니다.
멋진 마음의 인드라망으로 덮여야 할텐데...
많이 아쉬운 퇴근길이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