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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농성공 예감 |
| 글쓴이 : 간디교육생…
날짜 : 06-10-02 10:36
조회 : 3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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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교육, 문화, 경제가 해결되는 숲속마을을 표방하였었다.
어떤 분이 "너희가 어떻게 개인의 경제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인가?"고 비판하셨다. 맞는 말이다. 개인의 삶의 바탕과 노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먹고사는 문제를 단순히 아이디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는 문제이다. 다만 함께 뜻을 모아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었다. 막연하지만 확신이 있었다.
귀농에 있어서 경제문제에 대한 일반적인 방법론을 발견할 수만있다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흥분하기도 했었다. 주민모집 이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함께 고민했다.
1년이 지날즈음 나름대로 개별적인 방법론과 공동체적인 방법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겁나는 일이다. 과연 생각대로 될 것인가?
2006년 2월, 마을은 아직 기반시설과 학교 건물에 대한 인허가 작업중일 때 첫번째 주민이 귀농을 선언했다. 이 용감무쌍한 주민은 마을부지 인근에 농가주택을 빌리고 일자리를 알아보았다. 남편은 마을조성작업에 일꾼으로 참여하고 부인은 인근지역 도시인 진주에서 초등학교 강사로 근무하기로 하였다. 큰아이는 인근지역 중학교로 전학하고 둘째는 이미 개교한 마을학교에 입학했다.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과연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인가? 지켜보는 우리들은 내심 불안하기 그지없었다. 마을주민의 첫번째 귀농이기 때문이었다.
놀랍게도 남편은 마을조성 현장에서 "잡부급 팀장"에서 "현장소장급 팀장"이 되었다. 3개월만이었다.
기계공학을 전공하였고 경력이 있는지라 건축도면을 읽고 해석할 수 있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공사현장의 모든 사람 앞에서 겸손하고 성실했다. "제가 잘 모르니까 알아보고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이 양반이 늘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었다. 주민이 직접 관리하는 마을조성 현장이니 여러가지로 장점이 많았다.
마을학교에 입학한 아이는 휴일이 되어도 집에 올 생각을 안했다. 엄마아빠는 아이가 보고싶어 학교로 찾아가면 소 닭보듯한다고 섭섭해했다. 도시처럼 오락거리라고는 하나도 없는 그 숲속 마을학교에서 아이들이 빨리 적응해가는 것을 보고 우리모두 안심했다. 일단, 첫번째 주민의 귀농은 성공한 셈이다. 마을조성현장에서 경제가 풀렸으니 일반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단 안심이다.
(마을조성 현장)
그로부터 2개월 후 두번째 대책없는 주민이 이사를 와버렸다. 역시 인근마을에 전세를 얻었고 자녀는 이미 장성했으므로 생계를 고민하는 입장은 아니었다. 이 양반들은 인근지역 이곳저곳에 땅을 빌려 무작정 농사를 시작했다. 귀농운동본부에서 2년간 농사를 배웠으니 실력발휘를 하는 모양이었다.
덕분에 튼실한 무농약 유기농채소를 실컷 얻어먹기는 했다. 그러나 이것이 돈벌이가 안되니 또 내심 걱정이 되었다.
이사온지 6개월이 다되어가는 지금까지도 경제문제 해결의 역사적 사명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다만 퇴비만들고 채소가꾸고 연못만드는 일에 분주하다.
이 주민의 계획은 두가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등 장류를 생산해서 직거래로 판매하는 것과 야생초탐사라는 주말캠프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인근지역에 맛난 장류를 만드는 농가가 제법있다. 여기에 착안해서 인근지역 농가에서 생산한 장류를 구해서 직거래로 판매를 우선 시작해보시라고 열심히 꼬드겨 보지만 꿈쩍도 않는다.
"내가 직접 생산하지 않은 것을 어떻게 팝니까?"
"콩 심고 추수해서 메주띄워 만들어 언제 팝니까? 농가에서 우리콩으로 황토방에서 만든 맛난 된장인데 뭐가 문제가 됩니까?"
카메라 한대로 월800만원어치 판다는 [이은실된장]을생각하면 답답하기도 하지만 직접 만들어 팔겠다는데야 도리가 없다. 인근지역 마을주민들께서도 된장하나는 성공할 거라고들 하신다. 아뭏든 성공할 것이다.
(두번째 귀농 주민이 만든 연못)
그로부터 2개월후 세번째 주민이 귀농했다. 아직 주민주택은 건축중인 관계로 첫번째 귀농주민과 함께 마을에 미리 건축한 마을학교 기숙사로 이사를 했다.
원래는 남편이 서울에서 1년간 더 근무하면서 자본을 좀 더 모으기로 하고 가족들만 먼저 이사를 했었다.
한달 후(1년이 아니다.) 남녁하늘 바라보며 서울에서 눈물짓던 이 양반 바로 사표던지고 귀농했다. 대책은 없었다. 서울에서 내려오자마자 이양반 하루도 쉬지를 않는다. 원래 우리마을 구호는 "비장하지 말자"인데도...
(기숙사 두가족)
우선 마을조성 현장에서 보통인부(잡부)로 일하면서 인근 유정란 농장에서 계란배달을 시작하였다. 원래 유정란을 생산해서 직거래할 계획이 있었으므로 인근농장의 유정란을 진주시에 거주하는 회원들에게 일주일에 두번씩 배달하면서 유정란에 대한 노하우를 익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것이었다. 틈나는대로 인근지역 유정란 농장을 견학하고 야마기시즘 양계법도 배우고 있다.
드디어 11월에는 비닐하우스로 계사를 짓고 마을주민 몇분이 공동으로 작업하는 유정란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 양반이 사고를 쳤다. 마을 부지 중 10000여평과 임대한 군유지 15000여평에 밤나무가 빼곡하다. 2년동안 농약 안치고 방치된 것이다. 어느날 교육생태마을 홈페이지에 링크를 걸고 홍보용 페이지를 만들더니 무농약 야생밤을 직거래로 판매하기 시작하였다. 이름하여 "밤이야기" 사업이다.
당근 주민이 시작하는 첫번째 사업인만큼 우리 모두를 긴장시켰다. 과연 주문이 들어올 것인가?
당사자는 그냥 한가하게 200kg정도만 팔생각이었다. 그런데 이게 대박이다. 아무래도 추석때까지 2000kg는 무난히 팔릴 것같다. 10kg에 45,000원....흠,
(밤줍는 모습 _ 사람은 안보이고 차만 보인다)
밤은 주어도 주어도 끝이없다. 아무래도 내년에는 마을주민 모두가 밤줍기에 매달려야할 모양이다.
현장인부, 유정란배달, 무농약밤판매, 오마이뉴스기자, 마을주민 전속 사진작가에다가 장래 유정란농장장이 이양반의 직업이 되었다. 불과 3개월만이다.
내려오자마자 꼬박꼬박 귀농일기를 써서 오마이뉴스와 생태마을 홈페이지에 연재하고 있다.
이 양반이 내려오고 한달 후 네번째 주민이 귀농했다. 아직도 주민주택은 건축중이다. 네번째 주민은 아예 못주머니를 옆에 차고 목수일을 시작했다. 그러니까 마을학교 기숙사에는 이미 세가족이 임시숙소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모두들 주택건축은 뒷전이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하는 문제를 먼저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 세가족은 밥상공동체를 실험하고 있다. 무서운 사람들... 마을주민들이 본격적으로 입주하는 내년에는 보다 다양한 삶을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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