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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하면 병이 되나니... |
| 글쓴이 : 향민
날짜 : 05-07-19 22:36
조회 : 3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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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보름이라 달이 훤합니다.
지리산의 부드러운 능선과 드문 드문 드러나는 구름들이 잘 어울립니다.
교육원 툇마루에 앉아 잠깐 드는 생각이 완벽하다는 것은 늘 불안함을 동반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비워야 새로움이 싹틀수 있듯이 찬것은 기울어야 마땅한데 우리들은 꽉 찬 상태를 놓기 싫어 합니다. 집착이 생기는 거죠.
불교를 어설프게 알면서 알음알음이 너무 많아 졌다 싶습니다.
갈지자로 왔다 갔다 헷가릴고, 명쾌한 일들도 복잡하게 생각하고 뭔가 명분이나 가치 부여가 되지 않으면 움직이려 하지 않는 성향도 있고...
삶이라는게 어디 그렇게 합리적이고 이론적으로 딱딱 맞아 떨어지나요.
그래도 난 아직도 그 관념으로 현실인 삶을 재단합니다.
날선 이성과 따스한 감성의 조화로움을 지키면 된다는 진짜 연기법에 어긋나는 이분법적인 잣대로...
과하면 병이 된다는 말은
내가 과하다는것은 내가 아닌 누군가로 부터 빼앗아 오거나, 빼앗긴 누군가가 상처 받거나, 또는 자기의 존재를 찾지 못하게 방해를 하거나...
뭐 이런 뜻이 내포되어 있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핵심은 연기법적으로 생각하고 살아간다면 내가 과할수가 없지요.
관계의 핵심이 상호의존인데 내가 과하기전에 다른이의 처지를 충분히 고려해서 살았겠구요.
결론은 제가 진리의 관계를 잘 모르는 무지한 사람이라는 겁니다.
요즘은 과하게 살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인드라망생명공동체의 오래된 활동가들이 공통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점이 이곳인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초창기에 일당백으로 뭐든지 열심히 했던 그 습들이 지금도 남아 있어 조직이 커지고 사람들이 수십배가 된 지금도 초창기의 방식으로 일을 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할수 없기도 하고 감당하기 힘든것도 알면서 그것들을 분산시키고 물러서고 하는 일들이 매끄럽지 못합니다.
오래된 활동가들은 많이 지쳐 있습니다.
현재의 우리 모습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아도 8여년을 숨 고를 여유없이 앞만 보고 걸어온 오래된 활동가들에게도 격려와 다독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오랜된 활동가 분들도 그런 어려움에 대해서 함께 일하는 분들과 나누고 짐을 나눠 가져야 할때입니다. 좀 더디고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기다림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구요.
나의 과한 욕심을 보면서 오늘 하루가 괴로웠습니다.
그 괴로움은 아마도 내 목숨을 하루정도는 단축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 병은 나만 죽이는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전이가 됩니다.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줄수 있는 우리가 되면 좋겠다는 아주 큰 욕심 또 내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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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석 |
05-07-20 10: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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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욕심은 결코 큰 욕시이 아니라 정말 소박한 욕심입니다. 서로의 부족함을 채울줄 모르는 어리석은 중생이 문제겠지요. 님의 죽비소리 저희 귀농사랑방에 옮겨놓겠습니다. 앞으로 저희 귀농사랑방에도 죽비소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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