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것이 아름답다... 녹색연합에서 내는 달마다 잡지의 이름이기도 하죠. 그리고 그 유명한 슈마허의 책 이름이기도 하구요.

몇 년전 실상사 찻집 뜰앞의 잣나무에서 저는 5,000원의 가격이 찍혀있는 오래된 책을 샀더랍니다.. 근데.. 웬걸, 이름처럼 딱 필이 오는 책이 아니었지요. 이러저러한 통계들과 인쇄판으로 찍어져 있는 난해한 글자들.. 음.. 옛날책이라 번역이 엉망이군.. 핑계를 대며 슬쩍 치워버렸지요.

 

그러다 얼마전 생태공부모임 교재로.. 작은것이 아름다운 경제학을 정리한 .. 슈마허를 읽어보자 하여. '작.아'는 피하고 싶어, 내가 믿는 세상을 선택했습니다.

 

진리는 쉽지만, 그 실천을 통해 득하기는 어려운 법. 이 책의 내용도 어찌 보면 쉽고, 어찌보면 어려운 것 같아요.

하지만, 중간 중간 가슴과 머리를 환하게 정리해 주는 문구가 있으니. 그때마다 소박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농업농촌이 살려면 비농업적 요소가 농업에 들어와야 한다.. 라든가.. 농촌에 문화가 만들어져야, 농업이 살수 있다.. 그리고 특히 중간기술에 대해 정리한 문구들.. 기계는 사람팔의 연장이라든가.. 기계가 실업인구의 노동을 대신해선 안된다..등.. 그리고 토지의 사용과 가격에 대한 제안.

 사람이 넘쳐나는 데, 기계로 저노동의 효율성을 높여서 도대체 득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슈마허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중간기술개발그룹에서는 제 3세계에 적합한 기술을 개발하여 저렴하면서도 효율적인 기계를 보급하고 있는것 같았습니다. 예를 들면 빗물을 받아서 받으로 공급하는 장치나. 아프가니스탄에의 농업 재건을 위한 기술 등..

 

기계가 비용이 비싸서 많은 자본을 가진 이들만 접근할 수 있으면 안 될 꺼 같습니다. 뭐.. 잘은 모르겠지만, 그렇게 해야되는것도 간혹 있겠죠.. 이미 우리 주변에 너무 익숙해진.. 철제품들 때문에.. 제철소같은거... 하지만, 많은 경우, 우리는 필요이상의 복잡한 기계속에 묻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노동력을 대체해 봐야 실업자만 늘어날 뿐인 경우가 많은데도 말이죠..

 

불교경제학은 중도의 경제학인 것 같습니다. 슈마허가 버마에 무슨 경제 자문을 하러 갔다가 그들의 생활에 오히려 감탄하여 불교경제학이란 개념을 만들어 내는데요.. 중도란... 조화를 잘 이루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슈마허의 중간기술에 대한 생각은. 간디선생에게서 얻은것이라 하네요. 오늘 아침 100대 서원 100배를 하면서.. 깡마른 물레돌리는 간디선생을 떠올렸습니다.. 자조와 자립을 통해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하신.. 한미 FTA 하면서 무역만이 살길이라고 외치지만, 정작 수출입이 중단된다면, 한반도 안에서 먹고살수도 없는 지경의 우리 농업 25% 자급율을 생각합니다.. 기름이 오르고, 국제식량이 비싸지면 그땐, 우리는 무엇을 먹고 살까요.. 그나마 남아있는 농지들도 아파트에 덮이고, 도로에 싸이고 있으니.. 나중에 농업의 중요성을 깨달아도 지어먹을 땅이 없을까 걱정입니다..

 

내가 믿는 세상.. 살고 싶은 세상은.. 지난번 공부모임때도 이야기 했지만. 너무 복잡하게 많은것을 알지 않아도 살수 있고, 내가 살고 있는 마을안에서 자급자족할 수 있으며, 토지,공기,물,나무 등의 자연재가 공공재로 남아있어서 모두가 필요에 따라 더불어 사용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그리고 이런 기본적인 것들이 모두의 상식이 되는 세상입니다. 그런 세상이 되도록 노력해야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