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상주 공검 2년 권이남
새벽에
어머니하고
밥하러 나가니
꾸정물 속에
별이
반짝반짝한다.
엄마, 저거 봐, 하니
별이 자꾸 반짝거린다.
1958년 12월 18일
인동꽃 따기
안동 대곡분교 3년 이경자
인동꽃을 땄다.
조그만 보자기를 앞에 끼고
인동꽃을 땄다.
배고프면 노란 인동꽃을 빨아먹고.
1970년 6월 13일
봄
안동 대곡분교 3년 김춘자
봄이 오면
나는 학교 갔다 오면
아기를 업고 점심을 하다가
아기가 자면
호미를 들고 가서 밭을 맨다.
1970년 2월 12일
서울
안동 대곡분교 2년 이승영
나는 서울을 갔으면 좋겠다.
서울 가면 기술도 배우고
돈도 번다.
그런 데 가면 사람도 약아질 게다.
1969년 11월 1일
오빠
안동대곡분교 3년 김후남
오빠가 돈 때문에 울었다.
기성회비 때문에 울었다.
기만이네 집에 가서 돈 천 원을
꿔서 줘도 적다고 운다.
집에 있던 돈 오백 원하고 주니
맹 군정거리며 울고 갔다.
1969년 9월 30일
* 맹 군정거리며: 그대로 구시렁거리며. 여전히 중얼거리며.
누나
상주 청리 4년 김진복
누나는 형님 따라
서울로 식모살이 갔다.
내 마음은 언제나
울고 싶은 마음
교실에서 산을 바라보면
내 눈에는 서울이 보인다.
그러면 눈물이 나올라 한다 .
1964년 4월 20일
고속도로
안동 대곡분교 3년 김선모
아침을 먹고 위아재께서 고속도로 이야기를 하여 주
셨다. 우리 나라 고속도로는 마구 미국 거라고 하셨
다. 왜요? 하니 미국 돈을 갔다 썼기 때문이지 하신다.
그럼 그 돈을 어얘 갚아요? 하니 나라를 팔아야지 하
고 말하셨다. 팔려간껴, 하니 몰래, 하신다.나는 팔
려가까 봐 겁이 났다.
1970년 7월 11일
[농촌 어린이 시집] 일하는 아이들 _고침판 / 이오덕 엮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