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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모임과 3월 '시' 모임 알림
  글쓴이 : 인드라망     날짜 : 17-03-03 15:05     조회 : 1855    
  트랙백 주소 : http://indramang.cafe24.com/bbs/tb.php/indramang_notice/3199
2월 시모임에서는 ‘사랑’을 주제로 한 시를 나누었습니다.
좋은 것, 아름다운 것만을 ‘사랑’이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겁니다. 아픔, 슬픔, 죽음까지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은, 사랑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삶 속에서, 몸으로 선택한 고통 또한 사랑임을 알고 있습니다.
가을 가기 전부터 봄을 준비하는 꽃처럼- 긴 겨울 속에서 봄을 준비하는 자연처럼- 견디어 내는 힘, 기다리는 힘, 사랑을 나누어 주는 힘을 기르면 좋겠습니다.
화사한 봄, 다채로운 빛깔의 사랑 나누기를 바랍니다 ^^

3월 시모임은 모임을 꾸리고 시작한 지 일 년이라는 시간을 축하하며, ‘술’을 주제로 한 시를 나누려고 합니다. 각자가 준비해 온 ‘술 나눔’의 시간도 함께 하려고 하니, 목을 축이고 싶은 분들도 마실 겸 오시면 좋겠습니다.

2월 모임에서 나눈 시 올립니다.
 

-
풀잎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도종환

풀잎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별빛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사랑은 고통입니다 입술을 깨물며 다짐햇던 것들을
우리 손으로 허물기를 몇번
육신을 지탱하는 일 때문에
마음과는 따로 가는 다른 많은 것들 때문에
어둠 속에서 울부짖으며 뉘우쳤던 허물들을
또다시 되풀이하는 연약한 인간이기를 몇 번
바위 위에 흔들리는 대추나무 그림자 같은 우리의 심사와
불어오는 바람 같은 깨끗한 별빛 사이에서
가난한 몸들을 끌고 가기 위해
많은 날을 고통 속에서 아파하는 일입니다
사랑은 건널 수 없는 강을 서로의 사이에 흐르게 하거나
가라지풀 가득한 돌자갈 밭을 그 앞에 놓아두고
끊임없이 피흘리게 합니다
풀잎 하나가 스쳐도 살을 버히고
돌 하나를 밟아도 맨살이 갈라지는 거친 벌판을
우리 손으로 마르지 않게 적시며 적시며 가는 길입니다
그러나 사랑 때문에 깨끗이 괴로워해 본 사람은 앞니다
수없이 제 눈물로 제 살을 씻으며
맑은 아픔을 가져보았던 사람은 압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고통까지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진실로 사랑한다는 것은 그런 것들을
피하지 않고 간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서로 살며 사랑하는 일도 그렇고
우리가 이 세상을 사랑하는 일도 그러합니다
사랑은 우리가 우리 몸으로 선택한 고통입니다.


-
달콤한 인생
권현형

이마 흰 사내가 신발을 털고 들어서듯
눈발이 마루까지 들이치는
어슴푸른 저녁이었습니다
어머니와 나는 마루에 나앉아
밤깊도록 막걸리를 마셨습니다
설탕을 타마신 막걸리는 달콤 씁쓰레한 것이
아주 깊은 슬픔의 맛이었습니다
자꾸자꾸 손목에 내려 앉아
마음을 어지럽히는 흰 눈막걸리에 취해
이제사 찾아온 이제껏 기다려 온
먼 옛날의 연인을 바라보듯이
어머니는 젖은 눈으로
흰 눈, 흰 눈만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초저녁 아버지의 제삿상을 물린 끝에
맞이한 열다섯 겨울
첫눈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지나간 사랑을 그리워하며
나는 다가올 첫사랑을 기다리며
첫눈 내리는 날이면
댓잎처럼 푸들거리는 눈발 속에서
늘 눈막걸리 냄새가 납니다


-
러브 어페어
진은영

그런 남자랑 사귀고 싶다.
아메리카 국경을 넘다
사막에 쓰러진 흰 셔츠 멕시코 청년
너와
결혼하고 싶다.
바그다드로 가서
푸른 장미
꽃봉오리 터지는 소리가
폭탄처럼 크게 들리는 고요한 시간에
당신과 입맞춤하고 싶다,
학살당한 손들이 치는
다정한 박수를 받으면서.

크고 투명한 물방울 속에
우리는 함께 누워
물을 것입니다
지나가는 은빛 물고기에게,
학살자의 나라에서도
시가 씌어지는 아름답고도 이상한 이유를.


-
낙서
박준

저도 끝이고 겨울도 끝이다 싶어
무작정 남해로 간 적이 있었는데요

거기는 벌써 봄이 와서
농어도 숭어도 꽃게도 제철이었습니다

혼자 회를 먹을 수는 없고
저는 밥집을 찾다
근처 여고 앞 분식집에 들어갔습니다

몸의 왼편은 겨울 같고
몸의 오른편은 봄 같던 아픈 여자와
늙은 남자가 빈 테이블을 지키고 있는 집

메뉴를 한참 보다가
김치찌개를 시킵니다

여자는 냄비에 물을 올리는 남자를 하나하나 지켜보고
저도 조금 불안한 눈빛으로 그들을 봅니다

남자는 돼지비계며 김치며 양파를 썰어넣다 말고
여자와 말다툼을 합니다

조미료를 그만 넣으라는 여자의 말과
더 넣어야지 맛이 난다는 남자의 말이 끓어넘칩니다

몇 번을 더 버티다
성화에 못 이긴 남자는
조미료 통을 닫았고요

금세 뚝배기를 비웁니다
저를 계속 보아오던 두 사람도
그제야 안심하는 눈빛입니다

휴지로 입을 닦다 말고는
아이들이 보고 싶다, 좋아한다, 사랑한다,
잔뜩 낙서해놓은 분식집 벽면에

봄날에는
‘사람의 눈빛이 제철’이라고
조그맣게 적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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