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 귀농운동과 불교계의 역할
  - 지금 왜 귀농인가 / 이병철
  - 불교귀농운동의 방향과 과제 / 유정길
  - 한국불교의 시대적 역할과 귀농운동 / 도법

 

* 기획연재 / 올바른 승풍진작과 성보
  - 성보박물관의 현황과 문제점 / 김현정
  - 성보박물관의 바람직한 운영방안 / 소재구

 

* 한국불교 근현대사의 재조명
  - 일제시대 불교계 사회주의 운동 / 김남수
  - 최범술 -열렬한 민족주의자였던 기승 / 임혜봉

 

* 한국불교 정화관련 인사 증언 채록(3)
  - 수덕사 견성암의 덕수, 보인, 정화스님
 
* 선우도량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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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주문 앞에서 우리는 하나의 글귀를 만난다. “입차문내 막존지해(入此門內 莫存知解).” ‘이 문에 들어서는 자 사량분별을 버리라’는 이 글귀는 출가자의 가슴을 서늘케 한다. 사량분별은 참 지혜를 가로 막는 장애다. 사량분별로는 참 지혜를 찾는 출가의 길을 갈 수 없다. .....

  초심의 수행자 마음이 아름다운 것은 일체의 사량분별을 버리고 무념의 마음으로 출가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그 마음은 어쩌면 부처님 재세시 초기불교 수행자들의 마음과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수행의 길이 그토록 빛났던 초기 불교시대 수행자들을 통해서 우리가 모범을 보여야 하는 것도 그 순수한 수행의 마음에 기인한다. 수행자들에게 그토록 지순한 구도의 일념이 없다면 우리가 초기불교로 돌아가 원형을 구해야 한다는 말은 언어도단에 그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부처님 살아계시던 그 때는 불교의 모습이 가장 이상적이었다. 그때는 모든 의문의 정확한 답으로써 부처님이 계셨다. 부처님이라는 중심이 분명했음으로 외연의 확대가 분열이나 혼란을 낳지 않았다. 모든 의문이 그에 의하여 답이 되고 출가자의 모든 행위도 그에 의해 규범으로 통일될 수 있었다.
  하지만 부처님은 강한 카리스마로 군림한 것은 아니다. 그는 언제나 대중과 함께 호흡하며 대중과 함께 모든 문제를 풀고자 했던 대중 속의 부처님이었다. 부처님에게는 독선으로서의 판단이 아니라 법에 의한 판단이 있을뿐이었다. 법이란 모두에게 공평하고 모두에게 자애로운 것이었기에 대중 모두는 그의 법 아래서 화합하여 살 수 있었다.

  그 일례로 부처님 재세시 십대제자의 수행상은 제각각 달랐다. 신통제일 목건련, 두타제일 대가섭, 지혜제일 사리불, 천안제일 아나율, 해공제일 수보리, 설법제일 부루나, 논의제일 가전연, 지계제일 우바리, 밀행제일 라후라, 다문제일 아난타. 하지만 그들은 서로의 다른 수행법을 외도라고 비난하지 않았다. 불법의 큰 바다에 있는 하나의 물결로 보고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는 아름다움을 보였다. 수행의 순수한 마음이 없었다면 서로의 다른 수행법을 비난했을 것이고 그 결과는 승단의 분열로 이어졌을 것이다.
  수행의 방법은 각자의 근기에 기인한다. 그러므로 수행법은 그 근기에 따라 다양하게 전개될 수도 있다. 다만 그 중심에 불교라는, 성불이라는 근본정신과 목적을 잃지만 않는다면 수행법의 상이성이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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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 선우도량 출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