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한 농민운동가의 죽음에 부쳐 - (2003년 9월 16일) |
| 글쓴이 : 인드라망
날짜 : 05-07-28 13:15
조회 : 2193
|
|
| 트랙백 주소 : http://indramang.cafe24.com/bbs/tb.php/see/3
|
|
농업은 전국민의 생명을 살리는 일입니다.
- 한 농민운동가의 죽음에 부쳐 -
고인이 되신 이경해 한농연 전회장의 명복을 빕니다.
온 국민이 가을의 풍성함을 기뻐해야 할 올해의 한가위는 멕시코 칸쿤에서 날아온 할복소식과 제14호 태풍 매미의 북상, 미국의 이라크 파병요청 소식으로 우울한 명절이 되었습니다.
절망을 강요하는 구조 속에서 죽음으로 대응해야만 하는 우리농업 현실이 더욱더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DDA(도하개발아젠다) 제5차 각료회의는 태풍매미를 훨씬 능가하는 초강력태풍의 눈으로 떠올랐습니다.
이제 우리나라 농업은 칸쿤에서의 결의가 무산은 됐지만 DDA협상의 후속회의를 준비 해야 합니다. 그리고 2004년 한해를 시한으로 하고 있는 '쌀에 관한 통상일정'과 칸쿤협상의 결렬 여파로 인해 요구가 거세어질 '일대일 쌍무무역협상' 의 테이블에서도 큰 시련을 겪어야할 상황입니다.
멕시코 칸쿤의 협상은 전세계 국가들간의 기본 원칙을 합의하는 자리였습니다.
기본적 협상에서도 우리나라의 농민들과 사회단체들은 무관심과 현실론에 깊게 빠져 있는 정부와 국민들에게 죽음으로 호소해야 했습니다.
'농업보존은 온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관한 사항입니다.'
'그래서 농업은 협상의 대상이 아닙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요구사항을 알리기 위해 소중한 한 생명이 우리곁을 떠났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농업의 위상은 물과 공기와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수천년 우리민족을 이어오게 한 생명살림의 근원이었습니다. 수난의 근현대사를 거치면서도 농업은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 그리고 우리의 자연환경과 생태계 질서를 지키는 큰 몫을 해왔습니다.
개발의 시대는 우리나라의 물과 공기를 오염시켰고,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는 그로 인한 고통을 고스란히 받고 있습니다.
비교우위와 농업독점자본의 이익에 기반한 자유무역시대는 우리의 농업을 고사시켰고, 이제 우리의 농업은 겨우 숨을 쉬고 있는 상태입니다.
죽음 직전의 농업을 살리는 일을 농민들에게만 떠 넘겨선 안됩니다.
농업의 문제는 도시인과 소비자들의 문제이며 전국민 모두의 문제입니다.
농업이 가지는 기능은 식량을 생산하고, 건강을 지키고, 물과 공기를 정화하며, 생태계의 순환구조를 건강하게 하며, 민족문화를 이어가게 하며, 자연경관을 보존케 합니다.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농업에 대한 대접을 제대로 하는 국민의식과 태도가 필요합니다.
농업을 지켜나가는 것은 농민들만의 생존권을 지켜내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국민모두의 생명과 뭇생명의 삶터를 지켜가는 일입니다.
농업이 가지는 이러한 가치에 대하여 진정으로 우리 스스로가 눈뜰 때 어떠한 통상압력에도 살아날 방도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이에 우리의 뜻을 정부와 온국민에게 간곡히 호소합니다.
하나. 정부는 국민의 생명줄인 농업을 경쟁과 비교우위에 근거한
자유무역협상 대상에서 제외시켜야 합니다.
둘. 온 국민은 농업이 모든 산업의 근본임을 깨달아야 하며 농업의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해야 합니다.
셋. 인드라망생명공동체는 농민, 시민사회단체 및 뜻을 같이하는
모든 분들과 연대하여 우리농업을 잘 가꾸고 살리기 위해 이런
여건이 조성될때까지 다양한 노력을 지속할 것입니다.
'농업은 농민들만의 생존권을 지켜나가는 것이 아닙니다. 농업은 온 국민과 만물의 생명을 지켜나가는 것입니다' 다시한번 고인이 편히 잠드시길 기원합니다.
2547(2003)년 9월 16일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