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의 산하를 그대로 두라
산과 물이 자연 그대로 여여함이 본래의 모습이요, 생명의 순리이다. 순리를 따름은 지극히 자연스런 생명의 존재방식이다. 두두물물이 순리를 거스르지 않고 함께하는 것이 상생이요, 상생은 평화의 바탕이다. 우리 민족은 이러한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뭇생명과 함께 이 땅 한반도에서 한생명 한살림의 공동체를 가꿔왔다.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을 근간으로, 상을 생명의 근원으로 하여 유장한 미족정기를 이어왔다. 반만년이 넘는 찬란한 민족문화도 한반도의 터전에서 자연의 섭리에 조응하며 피워올린 꽃봉오리였음을 천하가 알고 있다.
지금 한반도에는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역천(逆天)의 먹구름이 일어나고 있다. 한반도의 근간인 백두대간을 토막내고 생명의 근원인 강을 파괴하는, 반생명 반환경 반문화적인 역천의 구상이 성장과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가시화되고 있다.
자신의 욕심을 실현하기 위해 백두대간을 동강내고, 생명의 젖줄인 강을 파헤쳐 거대한 콘크리트 옹벽으로 만드는 무모한 구상은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 자신의 잘못된 구상으로 인해 수많은 생명체를 재물로 삼는 금수강산 파괴 실험계획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이명박운하는 환경재앙, 문화유산 파괴, 식수대란, 홍수위험을 촉발하는 대재앙 프로젝트다. 국민을 거대한 갈등과 대립의 소용돌이에 몰아넣을 국론분열의 화약고이다. 자손대대로 국고를 탕진하고 혈세를 짜내는 세금폭탄이 돌 것이다. 이것이 단군 이래 최악의 프로젝트이다.
이명박 정부는 한반도를 전대미문의 대재앙으로 몰아넣을 역천의 구상을 즉각 거두어야 한다. 국민을 도탄에 빠뜨리는 계획을 즉각 백지화하라.
인연의 그물은 삼천대천세계에 중중무진하니 홀로일 수 없고, 과보는 삼생을 꿰뚫어 한 치의 어긋남이 없으니, 두렵고도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와 너는 둘이 아니요, 세상은 곧 확장된 '나'이니, 일찍이 성현들이 자신을 대하듯 세상을 위했던 이치이다. 남을 헤치는 것이 나를 헤치는 것이요, 산과 강을 함부로 파헤치는 것이 자신의 뼈를 부수고 살을 도려내고 핏줄을 잘라내는 것이니, 길가의 풀과 땅 속의 벌레 한 마리 헤치는 것도 지극히 경계하고 또 경계했던 뜻이 이에 있음을 통절히 깨달아야 한다. 제발 산은 산대로 물은 물대로 그대로 두시라.
이명박 대통령과 새 정부가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고, 국민을 섬긴다면, 스스로 운하사업을 백지화하길 생명의 강지키기 불교행동은 진심으로 호소한다. 그리하여 오늘 우리 불교행동의 출범이 운하백지화를 위한 투쟁이 아니라, 참다운 국민성공시대를 열어가는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게 하라.
운하 건설문제는 더 이상 세속의 일이 아니다. 불교문화재의 발굴과 보전 문제도 나중의 일이다. 그보다 더 시급한 불은 바로 수행환경 훼손에 있다. 운하 건설은 사찰의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수행환경을 망가뜨리는 일이다. 특히 운하 건설로 인한 수행환경 파괴는 한국불교 1천6백년 최대의 법란이 될 것이며, 한국불교를 생존의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니, 이명박 정부는 2천만 사부대중 앞에 참회하고 운하를 백지화하라.
오늘 우리 사부대중은 불교의 사활을 걸고 운하백지화의 대장정에 나섰다. 운하 문제를 세간의 일이라 하여 침묵하는 것은 이땅에서 부처되기를 포기하는 일이며, 운하 건설에 자기의 이해타산을 헤아리는 불자가 있다면 우리와 도반이 될 수 없을 것이니, 2천만 사부대중이여, 대장정에 나서라.
2008년 2월 27일
생명의 강지키기 불교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