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려오는 소식마다 가슴이 철렁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모든 국민의 대통령임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장로의식을 가지고 정치를 하는 것 같다. 경제정책에서도 국민 전체보다 가진 자 위주이다. 더욱이 저 멀리서 세계경제를 지탱했던 미국에서 경제 전체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모든 국민이 불안해하고 두려워하는 것 같다. 어떻게 할 것인가? 공자는 가난이 문제가 아니라 고르지 못한 것이 문제이고, 맹자는 백성은 먹고 사는 것을 제일로 여긴다고 하였다.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 할 것인가?

 

이제 모든 국민들과 지도자들은 함께 동체대비의 큰마음으로 회계와 참회의 눈물을 뿌려야 한다. 우리 모두의 참회의 눈물 없이는 위기의 무서운 망령을 물리치지 못 할 것이다.  필자는 한국전쟁 이후 최대의 민족적 위기였던 지난 경제위기 때에도 진정으로 국가 경제와 실업자, 노숙자의 고통에 동참하고 걱정한 적이 없다. 다만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학교 학생들의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등록금을 잘 주어, 학교의 등록률이 높아져 월급과 보너스를 차질 없이 받아 필자와 처자식들이나 제대로 먹을 걱정만 하였다. 다시 생각해 보니 염치없는 짓이고, 어리석은 짓이었다. 큰 둑이 무너지고, 큰 강이 범람할 때 그 속에서 개인의 안정이 보장될 수 있을까? 우리 모두 힘을 합쳐 무너져 내린 둑을 다시 쌓아야 하지 않을까? 나이 오십 줄에 접어들면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나온 세월을 뒤돌아보면서 이 생각 저 생각으로 잠을 설치게 된다. 돌아보면 부끄러운 세월이었다. 나 자신의 편안과 이익을 위하여 부모님과 이웃과 사회에 너무나 많은 폐를 끼쳤다. 참으로 빚진 인생이었고 많은 사람의 가슴 속에 아픔만 남긴 세월이었다. 이제 그러한 것들이 하나하나 되살아나 나를 부끄럽게 하고 잠 못 이루게 한다.

 

나라의 해방과 정부 수립도 이제 60여년이 넘었다. 그 동안 우리는 앞만 보고 달려왔다. 이제는 뒤돌아보며 지나온 자취와 그림자를 살펴볼 때이다. 이룬 것도 많고 자랑할 만한 것도 많다. 그러나 그 밝은 빛 속에서 어두운 그림자도 찾아낼 때이다. 놀라운 경제성장 뒤에도 많은 어두움이 있다. 최고의 노동시간, 세계최고의 산재률은 이제 버려야 할 유산이다. 몇 년 전 15세 소년이 수은중독으로 죽어갔다. 못다 핀 앞날의 꿈을 거두고 죽어간 그 소년의 한과 그 부모의 애통한 심정은 누가 어떻게 풀어 줄 것인가. 우리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는 것은 그런 엄청난 일이 생겼는데도 기업가나 산재를 감시하고 지도해야 할 노동부의 그 많은 공무원 가운데서 진정으로 참회하는 말을 들어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번에 경제위기를 당하여 회개하고 참회해야 할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우선 노무현 대통령부터 진정으로 참회해야 한다. 경제 양극화가 오기 전에 막아야 할 최고 지도자로서 막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한다. 정치인들도 참회해야 한다. 기업과 금융기관을 튼튼하게 개혁할 수 있는 개혁입법을 입안 하기는 커녕 기업에서 정치자금 받아서 권력 쟁취할 꿈만 꾸었던 모든 정치가는 참회해야 한다. 재벌들은 정권은 유한하나 재벌은 영원하다는 믿음에서 또 권력은 무한하나 책임은 없다는 생각에서 방만한 경영과 부동산만 사들이고, 개인재산 축적에만 혈안이 되었던 것을 진정으로 참회해야 한다. 금융인들도 책임경영하지 않고, 정경유착에 만족하고, 재벌과 정치가의 눈치나 살피면서 거의 대부분의 금융기관을 부실화한 책임을 져야 한다. 학자들도 참회해야 한다. 어떤 경제학자도 경제위기에 대한 뛰어난 대안을 내리지 못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언론인들도 진정으로 참회해야 한다. 지난 2․3년간 한국경제를 심층 취재하여 보도하기는커녕 몇몇 관리들의 위기극복에 대한 허망한 소리만 충실하게 보도한 언론인들은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참회해야 한다. 그러나 어디에도 진정한 회개와 참회의 목소리는 찾기 어렵다. 대신 국민들과 남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다. 참으로 염치없는 짓이다. 진정으로 참회의 정신을 배워야 한다.

 

요즈음 우리 국민들은 경제위기를 크게 걱정하는 것 같다. 어떻게 할 것인가. 이제 우리 모두 지나온 세월을 돌이켜 보면서 참회해야 할 것이다. 지식인, 공무원, 군인, 학자, 학생 모두 뒤돌아보아야 할 때이다. 우리 조상들은 흉조와 불안을 없애기 위하여 꽃을 뿌리고 노래를 지어 불렀다. 지금이야말로 불안한 징조들을 없애기 위하여 산화공덕(散花功德)이 필요한 때이다. 그렇다면 무슨 꽃을 뿌리고 무슨 노래를 불러야 한단 말인가. 개나리꽃일까, 진달래일까, 아니면 매화꽃일까. 아니다. 오늘날 필요한 것은 우리들 마음의 꽃이다. 우리 모두의 참회의 눈물이다. 사랑의 꽃이요, 자비의 노래이다. 사랑의 꽃과 자비의 노래는 우리로 하여금 높이높이 날아 멀리멀리 인생과 세계를 보게 할 것이다. 우리 모두 그러한 태도를 가질 때, 그것이 꽃이 되고 노래가 되어 우리 주위에 있는 흉조들을 걷어 낼 것이다. 이제 우리 모두 돌아서서 지금까지 걸어 온 길을 살피고 반성하고 참회하면서, 마음의 꽃을 뿌려 이웃의 억울함과 한을 풀어 주어야 할 때이다. 그리하여 경제위기, 금융대형사고, 실업불안, 까닭모를 불안감 등 모든 흉조를 걷어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 회개와 참회의 눈물을 흘리면서 위기극복을 위한 산화공덕을 지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