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에서 내려와 뒷풀이를 거하게 해서인지, 오르는 산길에 온몸을 다쓰는 암벽(^^;;바위산)등반을 해서인지, 아침엔 늦잠...은영씨와 고천에 도착한 시간은 벌써 12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 농부들은 오전나절 일 마치고 낮잠이나 한 숨 주무실 시간. 도시촌놈들은, 일요일 늦잠을 포기하지 못하고, 쉬엄쉬엄 나왔답니다.
밥먹고 들어가서 불교귀농학교 텃밭을 먼저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당근도 솎고 김매고, 고추대 윗대 한번 더 묵어주고, 미나리보다 쇠비름이 더 많은 밭도 베어주고, 비름도 다듬고, 은영씨는 고추, 오이, 상추 등등 푸성귀 수확하며 진차근 샘 사모님과 황토염색하고 널고 헹구고-내꺼까지 해주고 있었지요^^-
김맨다고 호미질 한번 할때마다, 3,4마리의 지렁이가 펄떡이며 튀어나왔습니다. 땅이 정말 좋은가 보다 싶었지요. 농사에서 가장 잘 하는 단계가 흙농사라고 하던데. 저희 텃밭은 텃밭지기님 덕분인지, 작년에도 올해도 흙이 건강합니다.
미처 못 캔 감자도 캐서 구워먹구. 콩밭은 매야됐는데. 여차여차 하다보니, 7시가 넘어가구 있더라구요. 콩밭을 못 매서 안타깝구.
완두콩도 다 익었다고 수확해 가라 하셨는데, 국산씨가 심은 손길로 거둬줘야 될 꺼 같기두 하고, 해가 지기 시작하고 해서 그냥 두었습니다.
이래 저래 수확한 것들이 커다랗게 두봇다리. 시골장에라도 한번 나가야 할꺼 같더군요.
사무실에 풋고추를 많이 따다 놨어요. 필요하신 분들은 나눠가시면 좋겠네요.
어제 다녀가신 분들은 매주 오시는 김호진샘, 이명순님 댁 식구들, 신현정님 댁.
현정씨네 부모님은 여기 저기 둘러보시며, 관심도 가지고, 잘 가꾸고 있는지 걱정도 하시고 보시더라구요. 시골분들이시라. 지주도 제대로 못하고 쓰러져 있는 토마토를 보고 어떻게든 해주시고 싶어하시는데. 돌보는 이가 책임져주는 것이라.. 그냥 두시더군요.
풍성해지는 텃밭, 풀관리 잘 해 주시구요.
오늘 태풍에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