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나물 비스무리한 것들을 먹어줄려면 가을에 부지런히 말려둬야 한다.
요새야 마트에 가면 정신없이 널려있는 것이 나물이지만...
덕분에 뭐... 밥상에 겨울이라고 나물 안 올라오진 않겠지만~
그래도 고집스레 한마디... 제철 먹거리라야 해~~ ㅎㅎㅎ
우리네 어르신들~ 나물 말리기 대가다. 어쩌면 그렇게 알뜰하게 이것저것 다 말려드실 생각을 하셨을까...
장아찌도 그렇고... 묵나물도 그렇고... 입이 헤~ 벌어진다.
토란대다. 일일이 가늘게 갈라서 말렸다. 가을하늘 쨍할때 마당에 널어놓으면 잘 마른다.
육개장에 넣어먹고 나물로 걍 무쳐도 먹고 들깨가루 넣어서 자작하게 끓여먹기도 한다.
우거지가 들어가야 하는 찌개나 국꺼리에 마땅히 넣을게 양파밖에 없다면~ 이거 듬뿍 넣어보면 참 좋다.
끝고추를 모조리 따서 밀가루 묻혀 가마솥에 쪄냈다.
이걸 튀겨서 양념간장 찍어 먹으면 그리 별미라네~~
선녀도 이거 무쟈게 좋아하는데~ 매워서 탈이다.
올해는 안 매운 넘으로 연한 골라서 따로 말려봐야겠다고 작심했다.
대처 사는 ~ 어떤 이는 한 통 그득 튀겨놓고 매끼 밥상에 올려놓고 먹는단다. 이거 없으면 밥맛 없다네~~
해서 할매가 올해는 몽땅 이래버렸다~ ㅎㅎ
고구마줄기다. 구찮다고 그냥 말릴까 하다가~ 쪄서 말렸다.
선녀는 이거 질겨서 묵나물로는 별루던데... 오징어보다 더 질겨~ 우씨...
고구마줄기 좋아하는 이는~ 딴 반찬 안 찾더라고... 그래서 해야한다.
고추 히나리다. 내는 휘나리? 라 카길래 휘모리장단??? 휘날레??? 뭐 이딴건줄 알았다.
늦가을 겨울에 고추가 마르다 마르다 못하면 허옇게 색이 날라가버리는데~ 그런 늦고추 끝고추~ 막고추를 이리 이름한단다.
우리야~ 버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빻아 먹을 수도 없고... 따로 골라낸 건데~
산골에 살다보면 가끔 장사치들이 들어와 이런 고추들만 따로 사간단다. 식당으로 들어간다네??
이래뵈도 구하기 힘든 귀하신 몸이랴... 해서 고추는 버릴게 없다는겨...
우리도 먹기 거시기한 걸 우찌 다른 사람 입에 넣을 수 있는겨... 그린 못하지...
살살 골라내어 빻아서 좋은 고춧가루랑 섞어서 먹는다. 찬장에 히나리고추 한통~ 좋은고추 한통~ 그렇게 놓고 섞어 먹는다.
고추가 이리 빨갛게 물들었다. 참 이쁜 색깔이다.
봉당에 끝물 고추 널어놓은 거다. 햇살 좋을때 부지런히 말려아 한다.
늦게 꽃이 피어대더니만~ 이리 자잘한 고추들이 달렸다.
이런 넘들은 절대 붉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지고추 찜고추 하기엔 너무 꼬마다.
선녀는 이런 애 좋아한다. 안 맵걸랑. 몽땅 정짓간으로 들여왔다. 두고두고 무야지~ 하면서.
멸치넣고 살살 볶아먹으면 맛있다. 그냥 먹어도 고추 특유의 맛이 나서 입맛이 댕긴다.
못난이 호박이다. 어데 숨어서 선녀 눈에 안 띄고 이리 여물었는지~ 원.
온 여름내 애호박을 그리 찾아 해멨건만... 장하다. 호박아.
이거 겨울에 잘 보관해놨다가 호박물 짜먹을꺼다.
이제 서리내리면 호박덩굴이 쭈구리 될껀데~ 그때 여기저기서 내 여기 숨었지~ 하면서 막 나올끼다. 오메...
올해 땅콩사정이 이렇다. 많이 안 심었다. 다들 많이 안 먹더라고~~
어따 팔 것도 아이고 말이지... 걍 겨우내 심심풀이 땅콩~ 정도로만 있음 되지 뭐...
호두나무 세 그루에서 요거나왔다~ ㅠㅠ
다람쥐들이 부지런히 갖다 날랐나봐... 그래도 청설모란 넘 안 온기 어데여~ 하고 참았다.
다람쥐들 못 가져가게 양파망에다 넣었다.
그냥 잘 마르라고~ 펼쳐 내빌라두면~ 다람쥐들이 하나둘 다 물고 간다고라... 조심해야해...
이제 뭘 또 말릴까... 흠...
애호박따서 호박고지 말려야 하고~
자잘한 가지 달린거 다 따서 가지나물 말려야하고~
산초열매 따러 가면 좋은데~ 당췌 몸 뺄 시간이 안 나네...
훌쩍~ 도망가버릴까... 산으로... 요새 산초열매 엄청날낀데...
요새 산에 묵을거 천지빼까린데... 아우오오오~~
산골 할매들 도토리 주서서 꿀밤묵 해드신다. 장에 가면 한 양재기씩 꿀밤묵 해갖고 나와서 파신다.
그거 용돈벌이나 되니껴~~ 여쭤보지만~ 제법 쏠쏠하신듯...
올해 도토리 엄청나단다. 다람쥐들 먹고 남는단다.
저기 물건너 산너머에서 어떤 할매가 해오신 꿀밤묵 두 모 남았는데~ 그거 이따 무야지. 양념장 맛있게 맹글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