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주제를 바꿔  질의 내용을 일부 단체들이 사전 공유한 상태에서 2시간50분 동안 치열하게 진행된 이야기마당에서 최종 질의자였던 이도흠 교수(한양대)는 ‘범계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재차 촉구했고, 도법스님은 “물방울들은 힘이 안된다”면서 풍토와 문화적 토대 구축이 우선임을 다시 확인했다.

앞서 이 교수는 “성찰없이 쇄신없고, 쇄신의 경계가 불분명하고 개량적이라서 한계가 있다”면서 도법스님에 대해 “쟁을 통한 화에만 방점을 뒀다”고 질의했다.

이야기 마당이 도법스님과 사부대중연대회의 간의 쟁점토론 형식으로 진행된 가운데 먼저 제기된 쟁점은 종단의 '범계' 문제와 맞물려 이를 총무원에 공개질의서를 통해 접수했던 연대회의의 시도가 불발된 사건에 대한 도법스님의 대응에 모아졌다.

도법스님은 답변에서 “쇄신과결사본부로 접수하는 것이 나은 방안일 수 있다”면서 “본부와 총무원이 분리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재정과 권력의 분리’ 문제를 집중 거론한 질의에 대해 도법스님은 “개인적 소신으로 재정과 권력 분리가 당연하다”면서 접근에서 “사부대중 참여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답하고, “재정투명화 종단운영의 민주적 제도정치 등에서 종회를 통과했으나 일부 원로회의에서 거부된 것도 있다”는 현실론을 제기하고, “원칙적으로 집행부와 쇄신본부에서는 이견이 없으나 종회에 가면 다르고 위로 가면 더 달라지기에 사부대중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야기마당에서 질의자인 우희종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질의에서 우희종 교수(서울대)는 “종정스님과 멸빈자가 특정 대선후보자와 자리를 함깨 한사건은 충격적이었고 재가자로서 부끄러운 상황이다”면서 “당시 결사본부 도법스님의 엄정한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으나 나오지 않았던 것은 자정과쇄신이 구호에 그친 사안이 아니냐”고 물었고, 이어 재가연대회의 정연선 집행위원장이 “호법부의 솜방망이 처벌을 해결하기 위해 교단자정센터에 많은 사건 접수된 것을 범계진상조사위원회가 범종단적 차원으로 구성돼야 한국불교 미래가 있는 것 아닌가”란 질의를 던졌다.

이에 도법스님은 “내가 알고 있는 불교를 위해 판단이 되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다 하겠다”면서 “참회하고 종헌기구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서 쇄신을 잘하도록 하자”는 원칙론을 고수했다.

불광연구원 서재영 박사의 사회로 진행돼 사전 공지된 사부대중연대회의 대표들의 다섯가지 질의에 대해 도법스님은 모두발언에서 “모든 것 들어내서 용해하고 탁마시켜 새로 창조하는 용광로 같은 이야기 마당이 되자”고 말했다.

앞서 서동석 공동대표는 질의에서 범계 문제와 관련 “확실한 증거가 있는 사안에 대한 처리”와 “도박사건에 대해 징계의 형편이 무너졌다” 등을 말했고, 이남재 사부대중연대회의 사무총장은 “재정과 권력 분리책이 미흡해 사찰운영위원회가 주지 권력을 추인하는 기구가 됐다”면서 “표충사 사건 등을 볼 때 주지추천권 외부감사권 등으로 민주적 원칙에 입각한 사부대중 참여권 보장을 위한 구체적 로드맵” 등을 요구했다.

조계종 자정과쇄신결사추진본부(본부장 도법스님)와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상임공동대표 퇴휴스님)가 주관하는 '야단법석 시즌2, 다섯 번째 이야기 마당'은 10월24일 조계사 도심포교 100주년 기념관 2층 법당에서 스님과 재가자 50여 명이 참가해 종단의 쇄신에 대한 토론을 지켜봤다.

야단법석 이야기 마당에 참여한 사부대중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