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나를) 자승 총무원장 앞잡이 노릇하다 끝났다고 평가할지도 모른다. 내가 결사추진본부를 나와서 종단의 밝은 미래가 만들어질 수 있다면 못나올 것 없다. 그러나 무슨 대책이 있는가? 내가 (종단 집행부에서) 나오면 된다는 것을 보여 달라. 나를 설득시켜라.”

조계종 결사추진본부장 도법 스님은 24일 조계사 100주년기념관에서 ‘쇄신과 결사에 바란다’ 주제로 열린 야단법석에서 이같이 말했다.

 

도법 스님: “종단 쇄신 80% 수준…명확한 범계는 처리 중”
갑갑하다. 독신수행을 지향하는 조계종에서 독신수행하는 계율을 어긴 것으로 확인된 사례에 대해 종단이 엄정하게 처리하지 못했다. 당연히 문제제기와 비판이 있어야 하는데 어름하게 지나갔다. 그러나 다시 이야기 돼서 최근 호법부에서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결사추진본부는 시간은 걸리고 있어도 재정ㆍ선거ㆍ승가복지 등 제도적 틀을 만드는 것에 힘쓰고 있다. 만족하지는 못하지만 80% 정도 괜찮다는 수준으로 만드는 중이다.

돈명 스님 같은 건이 엄정히 다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쇄신) 성과들이 모두 묻히고 있다. (범계가) 확인된 것은 당연히 엄정히 정리해 가는 것이 맞고, 그렇지 않다면 엄정한 정리를 요구하는 것이 맞다.
또, 도박 동영상은 사실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동영상 배포 이전에 이미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안다. 

 

이남재: “범계 쇄신 요구에 결사추진본부 뭐했나?”
사부대중연대회의는 지난 4월 도박사건 이후 대화마당을 네 차례 열어왔다. 지난 8월 28일에는 종단 지도자들의 범계 내용에 관한 공개질의서를 총무원에 전달하려 했으나, 종단은 접수마저 거부했다. 이런 상황에서 결사추진본부는 아무 의견도 없었다. 종도들의 쇄신 요구에 대해 결사추진본부 무엇을 했는가? 결사추진본부 누구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과연 자성과 쇄신 의지가 있는지 안타깝다.

또, 종회에서 사찰운영위원회 관련 법안이 통과된 것은 잘한 일이지만, 재정과 권력 분리한 부분에 대해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주지에게 사찰운영위원의 임명권을 준 것이 그 예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 개정ㆍ보완을 요구할 의사는 있는가?

도법 스님: “사부대중연대회의 대화마당? 그냥 야단법석서 하지.”
(사부대중연대회의가 대화마당을 여는지) 잘 몰랐다. 네 차례나 대화마당을 열었던 주제를 결사추진본부에 줬으면 우리가 진지하게 검토했을 것이다. 왜 거기(사부대중연대회의) 가서 했는지 잘 모르겠다.

사찰운영위원회 관련해 답하겠다. 내 개인 소신대로 할 수 있다면 종단 정치나 행정 재정 등에서 (스님들이) 손 뗐으면 좋겠다. 좋은 안이 있다면 비록 종회에서 기본 법안이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보완할 수 있도록 언제든지 말해 달라.

다만, 이런 점은 함께 생각해야 한다. 사부대중이 참여하는 종단운영, 투명한 재정 등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종회에서 통과시켰다. 그러나 종헌 관련된 것은 원로회의가 거부했다. 위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사부대중이 참여하거나 투명하게 하자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결사추진본부가 하기 싫어서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내가 판단하건데, 현 집행부와 쇄신위원회, 결사추진본부 사이에는 별 이견이 없다. 그러나 종회, 본사주지회의로 가면 어려움이 생기기 시작한다. 현실적 한계가 있다.

▲ 우희종 교수는 "답을 가져오라는 도법 스님의 말은 종단 집행부에서 나가고 싶지 않다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우희종: “결사추진본부 오만에 빠진 것 아닌가”

 

도법 스님: “나는 총무원장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
화쟁위원회 활동부터 종단 일을 2년 반 동안 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 “~해보자.” “~해보면 좋겠다.” 소리를 들으면 해본 일은 하나도 없다. 아무도 내가 일 한다고 나섰을 때 동의한 사람은 없다. 심지어 노망났다고 까지 말하더라. 그렇지만 나는 일이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이것이 불교이고, 이게 바람직하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 다한다는 자세로 나섰다.

총무원장스님을 나는 잘 모른다. (화쟁위, 결사추진본부 일을 하기전까지) 대화도, 일을 같이 해본 적도 없다. (자승 스님은) 정치적으로는 나와는 정반대이다. 내가 (화쟁위원장)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화쟁ㆍ결사라는 말 때문이었다.

나는 한국불교의 미래에 대한 고민에 골몰했다가 25년 전 선우도량 때부터 종단 일에 관심을 가지며 천착해 왔다. 그런데 제도권 행정부 수반(총무원장)이 내가 그려오던 화쟁과 결사를 하겠다고 하니 어찌 외면할 수 있겠나.

이것이 빈말 혹은 정치적 쇼라고 해도 나는 화쟁의 씨앗을 싹 틔우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무 조건 없이 좋다고 했던 것이다.

내가 총무원장에게 이용당한다? 이용당할 수 있겠지. 하지만 나는 총무원장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 총무원장이 나를 이용할 필요가 있다면 나도 총무원장을 이용하고 활용해서 화쟁ㆍ결사의 싹을 틔우면 된다. 나는 이것이 한국불교와 조계종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내가 출중하지 못하면 (총무원장에게) 이용당하고 우습게 떠날 수도 있을 것을 잘 알고 있다.

“불교 지식인, 종교평화선언 무산될 때 무엇했나?”
여러분은 종교평화선언 어떻게 생각하느냐? 해야죠? 그렇죠?

한국불교가 조계종단이 50년 역사 놓고 봤을 때 사회적, 국민적 불교가 시대적 사회적 필요성을 의제로 삼아 사회적 공감과지지 받은 것 몇 번이나 있었나. 나는 거의 없었다고 본다.

지관 스님 때 종교편향 문제로 불교계는 수많은 행사를 했다. 이는 불교집단 이기적 관점에서 우리 보호하고 우리 권익을 위해서 한 것이지, 국민의 아픔ㆍ시대의 고민을 풀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 점에서 종교평화선언은 한국불교가 불교다워지는 것이고 우리 사회에서 새로운 흐름 주도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도적 틀 몇 개 만드는 것보다 종교평화선언 중요하다.

한국불교 지성들이라면 한국불교와 사회를 위해 반대를 뚫고 종교평화선언을 이뤄냈어야 했다. 그 때 누가 무엇을 했는가. (무기력하게 방관하던 불교계 인사들을) 보고 나는 많은 것을 접었다. 현실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겠다 싶어 많은 것을 접었다. 내가 항명, 종정 권위에 도전 등으로 내몰렸을 때 한국불교의 양심과 지성들은 무엇했는가. 내가 묻고 싶다.

또, 동화사에서 종정스님과 총무원장, 의현 스님이 자리한 것에 대해서는 총무원장도 대단히 당혹스러워 했다. 그러나 어른을 모시고 있어 말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런 것들은 밖에서 보는 것과 알려진 것이 많이 다르다.

 

도법 스님: “역사가 나를 어떻게 평가하든지 난 관심 없어"
역사가 나를 어떻게,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까. 내가 하는 일들이 정말 잘 될까 생각했다면 여기 못 와있을 것이다. 나는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그런 것에는 관심 없다.

자승 총무원장 앞잡이 노릇하다 끝났다고 할지라도 내 양심에 비춰봤을 때 종단과 한국불교 위해 필요하고 좋은 부분이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청정승가를위한대중결사 스님들은 나에게 (집행부를) 나와서 총무원장을 밀어내고 진짜 새롭게 해보자고 말했다.

내가 나와서 종단 미래가 만들어질 수 있다면 못나올 것 없다. 그러나 무슨 대책이 있는가? 내가 나오면 된다는 것을 보여 달라. 총무원장 밀어내던지 끌어내던지 그렇게 해서 될 것 있다면 나를 설득시켜라. 그런데 아무도 못 내놨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수경 스님을 비롯해 수좌회도 똑같다. 그때도 말했다. 정말로 길이 있다면 (집행부를) 나가겠다고 했으나 아무도 그런 제시를 하지 못한다.

봉암사 결사자문회의에서 결정했다. 많은 것들이 미흡하지만 현재는 참회하고, 종헌기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현재 상황을 잘 활용해 쇄신하자는 것으로 정리했다. 그것을 쇄신위원회에서 실현하고 있는 중이다.

내가 (집행부를) 나가서 해결된다면 1초도 망설임 없이 나갈 수 있다. 그런 것 없이 원론과 명분만 갖고 말해서는 안된다. 현실적으로 냉철하게 보고 짚고 넘어가야 한다.

“범계진상조사위원회? 범계 처리…나도 고민”
총무원장 선거 때만 되면. 무슨 일만 있으면 괴문서 돌아다닌다. 이 부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길이 보이지 않는다. 하나하나 밝혀서 징계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묘수가 안보인다. 물증이 잡힌 것이라면 간단하게 하겠지만 무수한 설들을 어찌하겠는가. 이 부분이야 말로 지혜가 필요하다.

이름이 무엇이 됐든 우리가 무슨 능력으로 그것을 조사하고 밝히겠는가. 그렇게 해서는 해결할 수 없다. 그렇지만 방법이 없다. 장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단순한 장치가 있다고 해서 될까? 그렇지 않다. 아무리 생각해도 교과서적 방식으로 이야기는 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우희종: “‘답을 내놔봐라?’…‘나가고 싶지 않다’로 들려”
스님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답을 내놔봐라”는 스님 말씀, 일견 “나는 이 자리 나가고 싶지 않다”는 말로도 들을 수 있다. 스님도 많은 것을 접은 종단 현황 등에 대해서 스님조차도 정답을 갖고 있지 못하다.

스님은 정답이 없어 나가지 못하고 정답이 없어 안에 계시다는 것이다. 문제의 정답이라는 것은 지금 거론되고 있는 그것을 명확히 드러내야 이제 시작이라 생각한다. 대안도 없이 이 자리에 스님이 계심으로써 명확히 드러내야 할 것이 시작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정답을 가져와라”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납득하기 어렵다. (다음 기사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