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구럼비 발파 만행을 즉각 중단하라!

 경찰이 구럼비 발파를 허가함으로써 제주 강정마을에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 아름다운 자연유산을 지키기 위해 지난 5년간 강정마을의 주민과 활동가들, 종교인들이 흘려 온 피와 땀을 아는 우리로서는 정부의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공사 강행을 도저히 용인할 수 없다.

 그동안 강정마을 해군기지 개발을 둘러싸고 발생하였던 숱한 절차상의 하자, 국방부의 엉성한 계획과 말바꾸기, 경찰의 불법과 폭력 행위 등은 이 나라의 공권력이 자신들의 아집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잔인하고 추악해질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국민은 정권에 5년의 통치권을 부여했을 뿐, 그 기간 동안에 나라를 제 멋대로 운영해도 좋다는 초월적 특권을 준바가 없다. 해군기지의 타당성, 세계적인 자연유산의 파괴와 같은 중차대한 일에 대해서는 신중하고 충분한 검토의 과정이 필요하며, 이 때 정부에 부여된 권한은 헌법을 비롯한 민주주의의 근간을 지키는 한에서 그 과정을 진행할 정도의 권한인 것이다. 그런데 이 정부는 마치 임기기간 동안에는 나라의 모든 살림을 제멋대로 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듯 하니 이런 역사의 퇴행과 몰상식이 어디 있는가?

 제주 강정마을의 구럼비 바위를 폭파하는 것은 이 땅의 민주주의와 평화, 헌법과 생명평화를 짓밟는 폭거이다. 정부는 즉각 모든 행위를 중지하고, 강정마을 주민과 제주도민, 종교계 등을 포함한 범국민적 논의기구를 구성할 것을 촉구한다.

2012. 3. 7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