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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안학교] 작은학교 이야기 - 나무다루기를 하는 이유 |
|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06-08-16 17:05
조회 : 4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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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됨의 방향을 배운다 글․연동진 꽤 여러날 여러 시간을 들여 책상을 만들었다. 학생들이 스스로 자기가 공부할 책상을 만든 게다. “연샘, 도와줘요. 못이 들어가지 않아요!” 망치 목을 잡고 토닥거리니 못이 들어가지 않을 수밖에. 책상 옆면에 붙이는 베니어 합판을 대는 데만도 꼬박 1시간 반이 걸린다. 언제 이런 일을 해보았겠는가? 나무다루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걸 학생들은 온몸으로 겪고 있는 중이다. 일의 앞뒤를 몰라 그야말로 엉성하게 짜 맞춘다. 나름대로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었건만, 그 설명을 따라 하는 학생은 드물다. 당연한 일. 스스로 겪어 깨닫지 않고는 설명이 귀에 들지 않는다. 온힘을 기울여 스스로 해 보아야 물리(物理)를 터득할 수 있다. 게으름을 피우거나 얼렁뚱땅해서는 결코 물리를 터득할 수 없다. 책상을 처음 만드는 작업에서 산하가 제일 빠르게 정교했다. 엊그제는 수용이가 자기 생활방에 놓고 쓸 책상을 멋드러지게 짜놓았다. 톱질도 반듯하다. 한 번 짜 본 눈썰미로 만든 작품이라니! 괜찮은 집중력이다. 사실 모든 일이 그러하지만 ‘주의를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 주의를 집중시키지 않으면 모든 것이 뒤죽박죽 된다. 물론 만들어 놓은 것도 제 꼴값을 못하게 된다. 나무다루기를 하면서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은 학생들의 산만함이다. 언제 어디에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른다. 망치질을 하다가 제손에 피멍을 들이는 일은 관심 축에 끼지도 못한다. 진짜 무서운 것 아무 생각 없이 톱을 휘두르고 낫 잡은 손을 휘젓고 하는 것. 아차 하는 순간 위험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러니까 나무다루기를 할 때는 먼저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부터 배워야 한다. 톱을 들고 칼싸움 흉내를 내는 순간, 그 학생은 내 수업을 들을 수 없다. 자기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를 살피는 것이 나무다루기에서 해야 할 첫 번째이다. 이것은 단지 연장을 잘못 써서 사고를 차원을 넘어서 나무다루기의 핵심과 연결이 된다. 톱질을 대충했다면 못을 박아도 책상이 흔들리기 마련이다. 못질을 잘못해 나무가 깨어지면 그 나무를 떼어내고 다시 잘라 붙여야 하니, 힘도 두배 세배로 들뿐만 아니라 못자국이 보기 싫게 남게 되어 못내 아쉬운 마음을 갖게 된다. 대충하려 하거나 자기 성질대로 해서 망치면 그 결과를 곧장 떠 안게 된다. 나무다루기를 머리를 써서 피할 수 있는 그런 일이 아니다. 나는 이것을 두고 “과보(果報)를 제대로 받았군!”이라고 말한다. 내가 나무다루기 수업을 좋아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기술의 참된 가치에 대한 물음 나무다루기에서 바른 길을 걸었다는 것은 같은 일을 두 번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단 한 번에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냈다면 그게 곧 일을 바르게 한 것이다. 숨을 고르고 긴장을 풀어 온몸을 부드럽게 한 다음, 주위의 모든 것을 놓치지 않고 지그시 바라보며, 한 순간 한 순간을 또렷또렷하게 매듭지어 나가야 한다. 온 마음을 다해 못을 박고 톱질을 하고 칼질을 하지 않으면 반드시 어딘가 어그러지게 된다. 온 마음을 다 한다는 면에서 본다면 나무다루기는 수행의 한 방편이다. “칼을 바르게 쓰는 것이 검법(劍法)이요, 검법을 통해 마음을 수행하는 것이 검도(劍道)”라고 했으니, 나무 다루는 기술을 통해 마음을 수행하는 것이 나무다루기의 도(道)요, 정신이라 한들 어찌 이치에 어긋날 말이겠는가? 도에 바탕하지 않는 나무다루기는 껍데기요 허깨비일 뿐이다.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장인’이나 ‘장인정신’은 자기수행을 전제로 한 말이다. 나는 수행을 ‘사람됨의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말처럼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한다’. 공자도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전문기술을 익히는 데 있지 않다고 하였다. 그에게 ‘기술’은 군자됨을 추구하는 방향을 분명히 할 때만 가치가 있다. 그가 음악과 예를 가르치고 어(御)와 사(射)를 가르치지 않은 까닭이 여기에 있다. 기술을 통해 겸애(兼愛)를 실천했던 묵가, 더 나아가 기술을 (道)를 터득하는 방편으로 삼았던 노장류, 중간기술을 주장했던 슈마허, 물레를 돌렸던 간디, 언제 어디서고 새끼 꼬는 일을 손놓지 않았던 해월. 그들이 한결같이 제기한 문제는 ‘기술(기능)의 참된 가치에 대한 물음’이었다. ‘나무다루기’ 교과도 이 물음을 풀어 가는 방편일 따름이다. 함께 작업을 하고 뒷정리를 하지 않는다거나 자기 욕심을 내세워 남의 연장을 빼앗는 학생과는 더불어 함께 작업을 해 나갈 수 없다. 헛되이 나무를 써 버리는 사람과도 나는 함께 공부할 뜻이 없다. 그는 먼저 ‘사람’이 되기 위해 더불어 사는 삶의 태도를 익히지 않으면 안 된다. 참된 교육은 오직 사람됨 여부를 문제 삼는다 교사인 내게 오직 하나의 소망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학생의 인격과 나무다루는 기술이 일치를 이루는 것’이다. 기술이 좋고 나쁘고는 엄밀하게 말해 교육의 본질이 아니다. 참된 교육은 오직 사람됨 여부를 문제 삼는다. 단전에 마음을 모으고 ꡔ장자ꡕ의 ｢달생(達生)｣편에 나와있는 ‘자경이갸기’를 읽어본다. 자경이라는 노나라 목공이 나무를 깎아 악기를 매다는 틀을 만들었다. 그것이 꼭 살아있는 귀신같아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래서 노나라 임금이 자경에게 “너는 어떤 도(道)를 닦았기에 이런 경지에 이르렀느냐?”고 물었다. 자경이 답하기를 “저는 목수입니다. 목수에게 무슨 도가 있겠습니까? 다만 한 가지 있다면 매양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온몸의 기운이 밖으로 나가지 않게 재계를 통해 마음을 안정시킵니다. 이렇게 사흘 닷새를 하면 온갖 잡념, 예를 들면 이 물건을 잘 만들어서 명성을 떨친다거나 많은 값을 받아 한 번 으스대며 살아보자는 생각이 없어지고, 더 정진하여 칠일이 지나면 나에게 사지형체가 있는지도 모르게 됩니다. 이 경지에 이르면 내 마음을 어지럽히는 외부의 유혹도 완전히 사라지고 또 침투하지 못합니다. 그런 뒤에야 산에 들어가 나무의 천성을 살펴 형질이 가장 뛰어난 것을 골라낸 뒤 마음속으로 만들어낼 물건을 구상하고 구상에 따라 손을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마음과 손에 틈이 나면 그만두고 다시 재계를 합니다. 이렇게 해서 만들면 나의 천성과 나무의 천성이 작품을 통해 일치됩니다. 제가 만든 작품에 신기가 서려 있다는 것은 이 때문일 것입니다.” 배우고 가르치는 일을 이와 같이 한다면… 배움의 장(場)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나는 이 변화를 지켜보고 싶다. 지난 시간 나는 학생들에게 “공부란 다름 아닌 천성의 일치”라고 말한 다음, 그들을 산으로 데리고 갔다. 나무를 느껴보자고. 나무다루기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은 무엇을 느끼게 될까? 아무쪼록 그들의 가슴에 나무가 전하는 소식이 뭉클 살아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 출처:안드라망 3호(2001년 5,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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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慈馬 |
 06-09-22 14: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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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맑은 눈과 해맑은 모습을 다시 뵙고 싶군요.-불교귀농19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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