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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업] 유전자조작식품반대 생명운동연대 창립선언문 |
|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06-07-24 17:31
조회 : 6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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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조작식품반대 생명운동연대
창 립 선 언 문
지금 우리의 식탁은 WTO 체제 출범으로 인한 농산물 시장 개방 이후 우리 농업의 붕괴상태로 말미암아 갖가지 수입농산물과 식품들로 가득차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다이옥신 파동, 환경호르몬 파동 등 각종 식품안전성 문제들로 우리 국민들의 불안과 우려가 날로 커져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유전자조작식품이라는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이 이윤추구를 위해 개발한 각종 유전자조작 농산물로 만들어진 유전자조작식품이 우리의 식탁을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다국적 기업들이 개발하여 미국이 수출하는 유전자족식품을 원치 않는데도 이를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계속 먹지 않을 수 없다.
유전자조작식품이 안전하다, 안전하지 않다라는 논쟁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두 가지 근본적인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왜 원치도 않는 유전자조작식품을 우리가 먹어야만 하는가?”, 그리고 “유전자조작을 포함한 생명공학기술은 과연 환경친화적인 생명존중의 기술인가?” 하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유전자조작된 식품, 농작물, 여타 생물체들(이하 GMO로 통칭함)은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중대한 문제들로 인하여 사회적으로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음을 밝힌다.
첫째, GMO는 우리 식탁에서 사라져야 한다.
GMO는 인체에 유해성이 완전히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버젓이 우리 식탁에 오르고 있다. 지금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누구도 그 유해성을 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왜 GMO가 상업화되어 우리가 먹어야 하는가? GMO가 안전하다는 주장은 다국적 기업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 FDA의 입장에서, 그리고 이를 그대로 수용하는 우리 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입장에서 나오는 것에 불과하다.
둘째, GMO는 환경과 생태계에 매우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은 이제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해충 및 제초제 저항성 GMO는 저항성 유전자를 생태계 속으로 전이시키며, 그 결과 생태계를 교란하는 동시에 해충과 잡초들이 저항성 유전자를 가지게 됨으로써 방제가 더욱 어려워지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또한 유전자 조작된 연어 한 마리가 전체 수생생태계를 절멸시킬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문제인 것은 GMO의 재배는 지속가능한 유기농업을 완전히 끝장낼 것이라는 점이다. GMO 꽃가루는 먼 거리를 날아갈 수 있으며, 그 때문에 이제 완전한 유기농업은 불가능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미국 환경청(EPA)은 이미 올해 초 이러한 문제를 공식 인정했으며, 과학자 집단에서도 이와 같은 환경적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GMO는 방사능이나 화학물질과는 달리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기는커녕 더욱 증식한다는 점에서 더욱 무서운 존재이다.
셋째, GMO는 다국적 기업의 농업지배를 강화하고, 소비자의 생명과 농민의 생존을 위협한다. GMO는 지속가능한 농업과 농촌의 발전을 망치는 동시에, 농민들에게 사회경제적 악영향을 가져오고 있다. 이미 GMO는 제3세계의 소농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으며, 농민들의 다국적 기업의존도를 더욱 심화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는 농민들을 생물농노로 전락시키는 동시에 다국적 기업들의 종자독점을 심화시킴으로써 전세게적인 식량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GMO와 비GMO를 분리유통하는 전세계적 추세 속에서 분리유통으로 인해 야기되는 사회적인 추가비용을 원인제공자인 다국적 기업들이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와 농민들에게 그 비용을 전가하는 부당한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도시소비자들, 그리고 전세계적으로도 비싼 비GMO 식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계층과 싸구려 GMO 식품을 구매해야만 하는 계층 간에 불평등이 야기됨으로써 새로운 사회적 갈등의 불씨를 제공하고 있다.
GMO를 개발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과 몇몇 국가들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인정하면서도, 유전자조작식품이 인류의 기아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동시에 농약사용을 줄임으로써 환경친화적 농업을 영위할 수 있는 등의 편익이 훨씬 더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너무도 편협하고 단순한 사고방식에서 유래한 진실의 은폐에 불과하다.
우선, GMO가 인류의 기아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음은 삼척동자도 알만한 사실이다. 현재 지구상에 충분한 식량이 없어서 과연 전세계에 굶주려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는 것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잘사는 선진국에서는 먹을 것이 너무도 남아돌아 비만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우리 나라에서도 엄청난 음식쓰레기가 나온다는 사실은 너무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식량생산이 늘어나면 인류의 기아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발상은 너무도 단순한 논리이며, 이면의 다국적기업 독점문제로 야기되는 사회적 측면을 도외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GMO는 농약사용을 줄여주기는커녕 오히려 농약사용을 더욱 늘림으로써 결국에는 농약을 팔아먹는 다국적 기업들의 배만 불려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자연계에는 자연적으로 내성을 발전시키는 메카니즘을 갖고 있는 까닭에, 해가 갈수록 농약사용은 오히려 늘어날 것이다. 그 결과는 지금보다도 훨씬 더 심각한 식품 안정성 문제와 환경파괴이다.
유전자조작식품은 단순한 안전성의 문제로 환원되지 않는다. 이는 현대사회의 모순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상징과도 같다. 즉 사회에 대한 책임을 도외시한 채 자본의 이해관계에 이용되는 현대 과학기술의 문제, 현대사회와 문명의 생명경시풍조, 농업과 농촌의 미래에 대한 서로 엇갈리는 전망, 선진국과 제3세계간의 환경정의 문제, 다국적기업들의 식량독점문제 등 여러 층위가 서로 맞물리는 한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는, 중요한 포인트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GMO를 만들어내는 생명공학기술 속에서, 생명경시의 반생명적인 가치관과 자본의 무한 이윤추구논리에 사로잡힌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본다. 자본은 녹색혁명(Green Revolution)이라는 달콤한 겉포장으로 위장된 폭력을 통해 순환적인 농업생산의 고리를 파괴하고 농업과 농민을 예속화하는 것도 부족해서, 이제는 새로운 기술로 자연적 한계를 돌파하려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극단적으로 반생명적인 자본과 인간의 얄팍한 눈앞의 이익만을 보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이들의 모순은 제초제나 해충저항성 GMO를 개발함으로써 작물 이외의 모든 생명들을 절멸시키는 전략이나, 해마다 새로운 종자를 판매하기 위하여 종자가 가진 생명을 인위적으로 멈추게 하는 ‘터미네이터 기술’을 개발하는 것에서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와 같은 GMO의 근본적인 문제점과 허구성을 인식한 전세계 농업, 환경, 소비자, 지역운동 단체들은 꾸준히 유전자조작식품 반대운동을 펼쳐왔으며, 그 결과 유럽지역에서는 유전자조작식품을 대부분 몰아내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다. 또한 지난 1월 28일 채택된 생명공학안전성의정서(Biosafety Protocol)는 GMO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으며, 따라서 이에 대한 사전예방적인 국제적인 규제가 반드시 필요함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
우리 나라에서도 지금까지 몇몇 단체들에서 유전자조작식품의 수입 금지 및 의무표시제 시행을 위한 활동들을 펼쳐왔다. 그러나 공식적인 연대기구를 통해 구체적인 활동을 지속적으로 힘있게 전개하지 못하고 있으며, 실천적 대안운동으로 널리 확산되기에는 미흡한 상황에 있다. 그 결과 GMO 문제에 관한 국민들의 인식수준 또한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
이러한 때에 GMO 문제에 대하여 농업 및 소비자단체들을 중심으로 GMO 문제를 집중적이고 지속적으로 다룰 수 있는 연대조직을 결성함으로써 국내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국제적인 조류와 운동에 동참하는 것은 시대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우리는 이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의식과 함께 지속적이고 실천적인 대안을 가지고 유전자조작식품에 대하여 반대운동을 펼침으로써, 국민들의 이해를 높이는 동시에 국민들의 건강, 농촌․환경보호를 위한 정부의 성의있고 강력한 대책마련을 촉구하고자 한다. 그와 함께 진정으로 지속가능한 농촌과 농업의 발전을 도모하면서 국민들이 농업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도농연대의 전범을 창출하고자 한다.
본 연대는 우선 유전자조작식품 관련 정부정책 감시 및 생명공학 다국적기업에 대한 감시, 유전자조작식품에 대한 대국민 교육․홍보, GMO에 대한 대안정책개발 등 다양한 유전자조작식품 반대운동을 펼쳐나갈 것이다. 특히 우리는 유전자조작식품을 그 근원까지 추적할 수 있는 사전조사 및 연구시스템 구축, GMO가 가져올 수 있는 각종 위해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사전조사 및 연구시스템 구축, 그리고 GMO 관련정보의 접근가능성과 투명성 확보에 중점을 둘 것이다.
둘째, GMO를 개발하는 다국적 기업들의 자연착취와 깊은 관련을 갖고 있는 생명특허 및 제3세게 생물해적질 반대운동을 펼쳐나감으로써 국제적인 연대를 구축할 것이다.
셋째, GMO에 의해 위협받고 있는 우리 땅의 토종종자 및 농업생물다양성 보전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다.
넷째, GMO의 대안으로서 우리 유기농산물 이용 증진활동에 주력함으로써, 국민들로 하여금 농업/농촌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도록 하고, 나아가 지속가능한 우리 농업/농촌을 만들어나가는 가장 중요한 토대를 구축하는 실제적인 협동사업을 펼쳐나갈 것이다.
이에 우리는 본 생명운동연대를 창립함에 즈음하여, GMO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정부당국에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이다.
1. 현재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유전자조작 농산물 및 식품의 표시제에 포함될 대상품목과 범위를 유전자조작 성분 포함가능성이 있는 전품목으로 확대하라.
2. 정부는 유전자조작식품을 최종 제품으로부터 최초의 수입원료에 이르기까지 추적할 수 있는 추적가능성(traceability)를 보장할 수 있는 사회적 검증체계를 구축하라.
3. 정부는 GMO에 대한 인체 위해성, 환경 위해성, 사회경제적 영향, 윤리 및 도덕적 영향 등을 포괄하는 독립적이고도 종합적인 평가를 시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라. 이를 위해 GMO 문제를 총괄하는 범정부적 특별위원회의 구성, 그리고 그에 대한 시민․사회단체들의 참여를 보장하라.
4. 정부는 GMO와 관련한 정보의 접근가능성과 투명성을 보장하라.
GMO 연구, 개발, 포장시험, 실용화상황 관련자료, 인체와 생태계 안전성 해석자료, GMO의 국내유통실태 및 수입허가실태 관련자료 등을 사회적으로 최대한 공개하고 투명하게 처리하라.
5. 정부는 우리 농업과 농촌의 미래에 대한 분명한 입장과 시각을 밝히고, 엄청난 국민세금을 투입하여 시행하고 있는 GMO 개발을 즉각 중단하라.
우리가 앞으로 펼쳐나갈 일이 우리 후손들이 살아나갈 21세기, 그보다도 더 먼훗날에 지금보다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나아가리라는 확신을 갖고서, 우리는 작은 일부터 힘있게 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다. 우리는 GMO를 양산하고 있는 현재의 지배적인 사회적 가치관과 세계관을 바닥부터 소리없이 서서히 바꾸어나갈 것이며, 이를 통해 후손들은 이러한 걱정 없는 세상에서 살 수 있기를 진정으로 희망한다. 여기서 실패하면 우리에겐 미래와 희망은 없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 GMO를 지구상에서 몰아내는 일은 정말로 중요한 과제이며, 지금은 이를 위해 정말로 중요한 때이다.
2000년 5월 12일
유전자조작식품반대 생명운동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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