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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드라망] 생명살림운동으로서의 인드라망 역사 |
| 글쓴이 : 이정호
날짜 : 05-08-04 15:12
조회 : 3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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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살림운동의 사회화와 생명살림불사
- 인드라망생명공동체의 사부대중공동체와 소지역도농공동체를 위한 제안 -
이정호(인드라망생명공동체 사무처장)
1. 들어가기
우리는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운동을 통해 스스로를 규정하고, 불교계에 호소하고 사회와 관계를 맺어왔다. 짧지않은 세월인 7-8년을 그렇게 걸어왔다. 2003년 후반기와 2004년을 거치면서 우리단체는 몇가지의 의미있는 변화들을 겪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우리단체의 주요사업인 귀농운동 8년에 대하여 살펴보는 기회
(이하각주 : ‘귀농운동 돌아보기, 내다보기’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이 토론회는 우리단체와 전국귀농운동본부에서 공동으로 주최하였다. 여기서 귀농운동의 단계가 ‘귀농교육’의 단계에서 ‘귀농정착지원’ 단계로 나아가고 있음을 이야기 하였다. 나아가 귀농운동은 향후 ‘생명대안운동’의 유력한 시작이 되어야 함도 언급되었다. 이러한 시기적 필요성에 의해 향후 귀농교육과 귀농정착지원을 위한 구체적인 후속작업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토론되었다.)
를 가졌다. 한생명운동으로 정립되어 있는 ‘실상사지역공동체 5년’에 대한 평가의 기회 지난해 실상사대중방에서
(이하각주 : ‘지역공동체운동 5년’에 대한 평가토론회를 일컫는다. 당시 토론회에서는 한생명으로 구체화되어 있는 ‘지역공동체운동’을 되돌아 보면서, 실상사 주변의 특징을 살리는 귀농의 유형 - 실상사의 종교, 문화적 특징과 지리산의 생태환경적인 특징을 잘 살려 귀농자들이 정착할 수 있는 유형 -을 찾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토론하였다. 나아가 한생명은 실상사사부대중공동체를 구성하는데 재가영역으로 굳건히 서고, 지역의 토착민과 인근의 귀농자들을 튼튼히 묶어 세우는 주체로 역할해야 할 것이라고 보았다. 이를 위해 한생명운영위원회의 강화를 시작으로 노력을 시작하자고 결의하였다. 현재 한생명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이와같은 방향에 입각한 구체적인 시도를 위해 노력중이다.)
도 가졌으며, 그것에 대한 후속작업으로 ‘한생명’의 위상정립과 활동에 대한 새로운 방책을 찾아가고 있다.
또한 ‘지리산생명문화교육원’을 개설하여 우리단체의 수련프로그램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위상을 정하고 있다. 우리단체의 주요 참여기관인 생협법인 불교생협운동본부는 지난 총회를 거치면서 ‘조직전환을 결의’하며 2004년 한해를 ‘여러개의 불교계 단위생협 준비’라는 대단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작은학교는 한순배 돌아 어엿한 위상을 정립하는데 일단 대단한 성과를 낸 것 같고, 여기도 교사대표가 학교대표로 바뀌고 이에 이어서 운영에 대한 장기적 비젼이 준비되어야 할 시점이 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2004년을 통해 새롭게 준비되는 흐름으로 ‘인드라망생명살림불사추진위원회’가 있다. 이 사업은 그동안 우리단체의 여타의 기관기구의 흐름과는 일면 맥을 같이 하지만 독특한 면도 가지고 있는 사업이 될 것 같다. 이 사업은 예상하기로는 아마도 그동안 6-7년동안 진행된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운동의 흐름을 재검토하는 차원에서 접근해 봐야 할 사업일 것 같다.
현재 인드라망생명공동체는 여러모로 전환과 자기혁신의 시기이다. 이것의 주체는 집행위원들의 몫이다. 인드라망생명공동체는 우리의 역사와 우리가 들인 노력 이상으로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한편에서 여러 가지 힘겨운 목소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목소리를 심도있게 따라가 보면 닿는 곳이 우리단체의 방향성의 애매함이다. 오래된 활동가들은 나름대로 힘겨워하고, 신참들은 또 그들 나름대로 힘겨워한다. 자세히 경청하다보면 사실 그렇게 힘든 일이 아니다. 다만 우리들의 마음과 눈이 함께 바라봐야 할 곳이 서로 다름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이제 우리단체는 이런 시점에 와 있다. 한번 크게 심호흡을 하고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면서, 다음으로 우리의 갈길을 점검해야 할 시기이다. 이 작업을 집행위원회 연수에서 시작하고자 한다. 이 작업은 이번을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 내내 일정한 형식과 절차를 가지고 꾸준히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보여진다. 그리고 오늘의 이러한 노력과 하반기의 지혜를 모아 내년도의 대의원총회를 통해 우리가 함께 바라보고, 마음을 의탁할 우리단체의 나아갈 좌표를 살펴야 할 것이다.
이하의 글에서는 이와같은 흐름들의 맥락을 짚어볼까 한다. 흐름과 좌표를 보아나가는 통찰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글은 이후에 벌어질 우리들의 토론의 장을 마련하려는 의미에서 작성될 것이다. 모쪼록 곳곳에 토론할 건더기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작성하였다.
다만 아직까지 우리들 사이에 논점이 모아져 나가는 시기가 아니기에 그것은 향후 토론을 통해 기대해 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이글은 제대로 된 논점을 만들어 가기 위해 깔아놓는 방석정도면 만족한다.
2. 우리단체의 현황과 몇가지 의제설정
우리의 현실은 이와같은 각 참여기관별로 진행되는 자기개혁과 위상정립의 문제에서 그치지 않는다. 우리단체는 몇몇 기관의 설립과 활동에 집중되어 오긴 했지만 그러한 각각의 단위의 총합을 넘어서는 문제를 안고 있다. 우리단체는 ‘생명살림운동’의 구체화 과정에서 지난 시기 가장 필요한 사업단위
(이하각주 : 지난 제1기를 통해 구체화된 사업단위들을 평가해 보면 대부분 사업이나 혹은 단위들이 십년이상의 전망속에서 나온 사업들임을 알 수 있다. 우리단체의 특성상 대부분의 기관들이 교육사업과 사상성을 중심에 둔 사업과 단위들이었음을 알 수 있겠고, 나아가 전 사회적으로 그리고 불교계 전반에 걸쳐 대중적으로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필요한 ‘전략단위’를 만들어 온 과정임을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로서 그 기관들에 집중해 왔던 것이다.
이제 우리단체는 초창기와는 다른 단계가 열리고 있다. 이는 다음과 같은 세가지 차원에서 비롯되고 있다.
하나, 우리단체는 도법스님이 실상사주지 소임을 놓으면서 실상사사부대중공동체와 지역공동체운동을 시스템과 활동가간의 인간적 신뢰로 통일시켜가야 할 중요한 시점을 맞게 됐다.
우리사회에서 지역공동체에 대한 모범은 다양할 수 있다. 홍성이 그렇고, 양평이 그렇고 그 외에도 다양한 유형의 시도가 가능하다. 그러나 실상사지역공동체의 유형은 우리사회뿐만 아니라 우리단체에게는 특히 중요하다. 불교계의 유용한 ‘생명운동’의 자원이 현실화 할 수 있느냐를 결정할 중요한 사항이다.
사부대중공동체운동은 사실 불교개혁의 결정체이다. 이는 오랫동안 불교개혁운동의 흐름을 짚어온 사람들속에서는 쉽게 동의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리고 지역공동체를 향한 우리단체의 노력은 사회개혁운동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사안중에 하나이다. 실상사를 중심으로 한 지역공동체운동은 이미 한국사회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은 동일한 것만이 아니다. 우리사회가 고도성장시대속에서는 사실 이 흐름들은 만나기 어려운 것이었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서로 교차하고 있는 것이다. 그 정점에는 도법스님의 서원과 실천이 있는 것이다. 도법스님은 실상사를 정점으로 한 지역공동체운동 단계를 넘어서 이제 한반도의 전 지역을 대상으로 한 생명살림운동으로 확장하고 있다. 물론 후자는 전자를 모범으로 포함하고 있다.
도법스님의 실상사사부대중공동체속에서의 위상변화는 어쩌면 사부대중공동체와 지역공동체운동이 혼란된 상황으로 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단체의 초창기활동이 가능했던 것은 실상사의 전폭적 지원과 지지가 있지 않고는 가능하지 않았다. 그리고 도법스님 이후의 실상사와도 우리단체는 새로운 관계정립이 불가피하다. 이는 부정적이지는 않지만 어려운 과제임에는 틀림없다. 좀더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단체가 노력해야 하며, 실상사와의 관계정립을 위해 좀더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 오고 있는 것이다.
둘, 우리단체는 그동안 개별참여기관들의 각개약진의 상황에서 이제 ‘생명살림운동’의 새로운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단체는 이제 사회대중과 불자대중들에게 모범형성과 사회구조변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스스로의 위상정립을 새로이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시기 우리단체의 주요 활동가들은 각 참여기관별로 장기적인 활동을 위해 각기 활동을 집중했다. 이러한 활동의 성과로 대부분의 참여기관이 이제 제모습을 갖추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생명살림불사는 각 기관별로 진행됐던 일들이 서로 협력해야 가능한 일이다. 지금시기 이러한 ‘생명살림불사’가 추진되는 것에는 두가지 의미가 있다.
‘생명살림불사’는 우리단체가 이제 명실상부하게 대중교육을 통해 얻고자 하는 ‘활동가’의 像을 구체적으로 잡아나가는 단계로 들어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단체는 이 사회의 ‘생명살림 활동가’들을 만들고자 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교육원과 수련원 등을 만들기 위해 나서고 있는 것이다. 교육원과 수련원 불사를 통해 우리단체는 지금까지 우리단체의 교육프로그램을 일목요연하게 정비해 나가고자 한다. 그래서 우리단체의 교육프로그램을 제대로 모두 이수한 활동가들은 떳떳하게 우리단체에서 믿고 일을 맡길만한 활동가로서의 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또한 우리단체의 또 하나의 지도력으로서 각 지역불교계에서 불교개혁운동을 추진해 오고 있었던 사람들과의 연대를 구성하는 문제이다.
우리단체는 그간 약 7-8년간을 그야말로 꾸준하게 불교계에서 하나의 실험을 하였다. ‘불교계가 과연 지금사회에서 어떻게 위치를 지워가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이었다. 우리단체는 ‘생명살림운동’이 그러한 것에 대한 답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가지고 전국에 흩어져 있는 불교개혁활동가들을 만나가고자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는 2004년 총회를 통해 생명살림불사를 그야말로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제2기 운동의 중요한 축으로 규정하였다.
셋, 우리단체의 활동가들은 이제 거의 젊은 인재들에 의해 채워지고 있다. 점점 더 초창기 활동가들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새로운 계획이 필요해지고 있다.
우리단체의 활동가들은 제1기 활동을 통해 1차적으로 검증을 거쳐왔다. 어느정도 특성들을 교류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를 통해 이제 활동가들의 개인적인 위상변화와 특성에 맞는 재배치가 구체적으로 고민되어야 할 시점
(이하각주 : 초창기부터 활동했던 사람들은 각 기관의 대표급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분들에 의하여 우리단체의 집행위원회가 구성되어 있다. 초창기에 불교계의 여러단체의 활동가들이 십시일반의 마음으로 집행위원으로 동참했던 것에 비하면 거의 90%이상의 집행위원들이 우리단체의 기관기구의 활동을 통해 성장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람들의 경험이 일반화되어 불교계의 경험으로 회향되거나, 우리단체의 후배들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이는 집행위원회가 우리단체의 전체적인 활동에 대하여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기에 그러하다고 본다. 집행위원회에서는 이와같은 일을 위해 정책적으로 더욱더 힘써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가령 정책위원회를 신설한다던지 교육위원회의 활동을 좀더 활성화 하는 방향으로 힘써, 집행위원들이 각기 자신의 기관활동에서 머물지 않고 전체적인 방향도 함께 잡아나가는 활동가로 역할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과정에서 오래된 활동가들은 쉼이 필요하면 쉬고, 다른 기관이나 신설영역의 사업이 있다면 순환하는 방법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이다.
현재 우리단체의 상근활동가들은 약 50여명이 넘어서고 있다. 비상근활동가를 합하면 이미 100명을 넘어섰다. 이중에 인드라망운동을 전체적으로 고민하며, 역사적 흐름과 맥락속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활동가는 손에 꼽을 만하다. 이제 새로운 활동가들에게는 우리단체의 흐름과 맥락을 이해시키고 새로운 창조적 활동을 기다려야 하며, 초창기 활동가들은 새로운 비젼을 만들어가야 할 상황이다.
우리단체의 각 기관기구별 활동과 다수의 프로그램들은 이제 후배 활동가들에게 대부분의 결정권이 넘어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초창기 활동가들은 우리단체의 각 기관기구들을 외호하거나 혹은 전체적 맥락속에서 꼭 필요한 사업을 구상, 토론, 계획, 집행하는 주체로 위상이 정립되어야 하지 않겠나 싶다.
3.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운동의 前史(1990년 - 1997년)
1) 선우도량의 활동과 불교개혁
우리단체에 있어서 선우도량을 돌아보는 것은 불가피하다. 이는 두가지 의미에서 그러하다. 하나는 도법스님의 사상과 활동에 대한 이해를 위해 필요하다. 그리고 사부대중공동체라는 이념적 좌표를 이해하기 위해서도 그러하다.
선우도량은 ‘승풍진작, 올바른 수행자상 정립, 불교사상에 입각한 사회활동’을 모토로 1990년에 결성된 조계종의 비구결사체이다. 도법스님은 이 단체의 창립과 활동의 중심에 서 있었다. 초기 선우도량의 활동은 조계종단의 여러스님대중들과 재가대중들에게 큰 관심을 끌었다. 당시 조계종의 현실은 거듭되는 비민주적 종단운영과 정권에의 종속성 때문에 근 30여년을 많은 국민대중과 불교대중들에게 불신을 받아오던 터였다.
80년대 민중불교운동세력은 앞서서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중적인 문제제기를 진행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민중불교운동세력은 사상적으로 당시의 맑스주의적 민중담론에 강하게 영향받으며 형성되었고, 재가자들을 중심으로 조직화되던 특성으로 인해 불교계내에서 대중적으로 뿌리를 내리지는 못하고 있었다. 이러한 시기에 선우도량의 ‘불교사상성에 입각한 불교개혁과 사회개혁의 병행’이라는 노선은 비록 그것의 노력이 비구스님들만의 결사체였지만 많은 관심을 끌 수 있었다.
92년도를 지나면서 선우도량은 ‘승가교육개혁’에 강한 관심을 갖고 활동을 전개하였다. 94년도 ‘개혁회의’의 과정에서 이러한 노력과 실천은 ‘조계종교육원의 신설’과 ‘승가교육개혁위원회’의 구성으로 구체화 되었다.
94년도 ‘개혁회의’ 활동의 승가내부의 양축은 선우도량과 실천승가회였다. ‘개혁회의’에 대한 선우도량의 입장은 사실 ‘정치권력의 개혁’에 모아져 있지는 않았다. 정치권력의 개혁이라는 것은 선우도량에 있어서 평소의 사상, 조직적 노선을 실현할 수 있는 비일상적 계기
(이하각주 : 이와같은 인식은 94년 개혁불사 이후 도법스님의 행보를 통해 알 수 있다. 스님은 개혁회의가 끝난 후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곧바로 실상사로 되돌아 갔으며, 98년 이후에도 역시 그랬다.)
일 뿐이었다.
94년 개혁회의의 활동은 불교개혁에 대한 총체적 청사진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종단개혁’이라는 목표로 진행되었다. 불교개혁이라는 거대담론으로부터 시작한 서의현 체제에 대한 극복과정은 당시 김영삼정부로 대표되던 사회민주화 과정의 대중적 힘과 결합되어 ‘개혁회의’라는 불교개혁을 촉발하는 계기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개혁은 내용과 주체가 미리 준비되어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 어느 순간 3선을 모색하는 서의현에 대해 ‘반서의현’이라는 정치전선이 만들어지고 이를 정치적으로 반대하는 운동이 전개되면서 '불교개혁‘의 계기가 만들어졌던 것이다.
94년 불교개혁은 정치개혁, 구조개혁, 사상개혁, 문화개혁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불교개혁이 종단구조개혁
(이하각주 : 좀더 상세한 기회가 있어 검토가 되어야겠지만, 이러한 세 번에 걸쳐 진행된 90년대 불교개혁의 역사에는 몇가지의 의미가 있다. 하나는 오랫동안 불교계의 관행이었던 폭력적 종권교체의 모습이 99년 이후 사라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일반민주주의 원칙이 ‘정화’의 과정에서 불교계에 뿌리내렸던 폭력문화를 대체하는 좋은 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개혁회의 이후 형성된 개혁집행부에 의해 그나마 조계종 및 각 종단의 행정이 그 전에 비해 합리화의 계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깨달음의 사회화, 자비의 대중화 운동등을 통해 불교계가 그 전에 비해 사회민주화 및 개혁의 흐름과 함께 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으로 굴절되는 과정을 겪게 되었다. 초창기 선우도량을 구성하였던 스님들은 개혁과정에서 개별화 되었다. 그리고 94년 개혁불사의 또 다른 변종이었던 98-99년 조계종사태를 겪으면서 선우도량의 흐름은 ‘선우논강’과 실상사 장기결사(화엄학림과 화림원으로 구체화 됨)을 제외하고는 활동을 접게
(이하각주 : 선우도량은 4가지 형태의 결사방식을 조직적으로 선택하고 있었다. 실상사에서는 장기결사를 수행하고, 한철씩 함께 모여 공부할 수 있는 한철결사, 일년에 두 번씩 3박 4일간 함께 모여 법을 나누는 모임인 수련결사, 그리고 각기 다양한 수행현장에서 결사하는 현장결사 등으로 나누었다. 초창기 선우도량은 이러한 결사의 모습을 모두다 갖추고 활동했으나, 점차 장기결사와 수련결사를 중심으로 활동하다가 94년 개혁불사 이후에는 수련결사가 몇 번 진행되었고 98년 이후에는 이마저도 뜸해졌다.)
되었다.
2) 실상사의 지역활동과 농사실험
실상사에서 지역주민 및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을 갖은 사업은 ‘91년도의 어린이 법회개설’과 92-3년도의 ‘남원불교대학’ 개설로 살펴볼 수 있다. 이 두가지 사업은 거의 폐사위기에 있었던 실상사를 선우도량이 근본도량으로 정하면서, 거의 초창기에 지역주민들과 지역사회를 위해 한 사업들이다.
그 뒤 95년도 말 - 96년도 초에 도법스님이 급작스럽게 실상사의 주지스님 소임을 맡게 되었다. 그리고 96년도부터 실상사의 토지를 활용한 ‘농장설립’을 시작하였다. 이 사업은 도법스님의 전언에 의하면 원래 80년대 중후반경부터 금산사에서 시도하고자 했으나, 선우도량 활동과 종단개혁으로 인해 미루어졌던 것이 실상사 주지소임을 맡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모색되었다고 한다.
조계종의 대부분 사찰이 농촌과 산촌에 근거하고 있지만, 그 주변지역대중들이 아물런 희망을 갖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꽤나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이와같은 사실에 입각했을때, 지금 우리단체가 진행하고 있는 지역공동체에 대한 염원은 단지 ‘생명운동, 생태운동’ 차원에서 시작된 것만은 아니다. 기실 도법스님이 가지고 있던 ‘실상사 3천대중
(이하각주 : 이러한 언사속에는 도법스님이 가지는 두가지 의미의 사고가 읽힐 수 있겠다. 하나는 지역공동체에 대하여 사찰의 역할을 찾는 것에 대한 관심이고, 다른하나는 새로운 방식의 ‘사부대중공동체운동’으로 표현되는 ‘신대승불교운동’에 대한 관심이다.)
’이라는 역사적 인식속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 다만 이러한 문제의식이 시대적 흐름과 만나면서 생태적 지역공동체에 대한 담론으로 구체화 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고려시대 이후 대토지소유자의 입장에서 지역대중들에게 거대지주와 소작인과의 관계를 넘어서서 지역대중들과 함께 한 사찰의 역사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역사의식이 현시대의 ‘생명위기의 징후와 그에 대한 대안문명의 모색’이라는 시대적 과제
(이하각주 : 우리단체의 경우 분명 시대적 과제에 대하여 고민한다. 생태위기와 대안문명에 대한 뚜렷한 인식에 바탕하여 구체적인 활동의 방법론을 구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단체가 가지는 뚜렷한 차별성도 또한 존재한다. 하나는 우리단체의 경우 세계관과 삶의 철학의 입장에서 생태생명운동에 접근하고 있다. 이는 마치 녹색당이 녹색사회와 녹색정치의 입장에서 그것에 접근하는 독특함이 있는 것과 비슷한 특징이다. 따라서 우리단체의 경우 다소 녹색그룹에서도 보다 근본주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다음으로는 우리단체의 실천방식이 다소 우리사회 및 한국사회의 전통속에서 대안사회의 구체적 모습을 찾아가고자 노력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얘기하는 ‘마을공동체’, ‘유기농업’, ‘사부대중공동체’, ‘공양미운동’, ‘사찰의 생협운동’, ‘귀농학교’ 등이 대개 이러한 입장과 경향속에서 구체화되고 있는 사업기제들이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단체는 ‘재기발랄하기’보다는 ‘진중하고’, ‘심사숙고’의 이미지가 있다고 판단한다. 나아가 이러한 급진적이며, 근본주의적 입장이 나오는 이유가 있다. 우리단체가 ‘깨달음운동’을 하는 단체이기에 그러하다. 지금시기 우리나라에서 우리단체처럼 ‘근본적이며, 급진적이면도’ 이처럼 사회적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단체는 거의 없다. 우리단체가 그럴 수 있는 것은 우리 스스로를 변화시켜내면서 사회변화의 흐름에 동참하기에 생겨날 수 있는 힘인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스스로를 변화시켜내는 힘은 우리 스스로가 ‘깨달음의 주체’이며, 깨달음을 방향은 사회에 열려 있어야 한다는 ‘대승불교적 입장’에 서 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와 만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문제의식에는 ‘오래된 미래’를 찾고자 하는 갈구가 있겠다고 본다.
자본주의 이후의 공동체를 향한 열린문제의식이다. 생명살림의 보편적 세계관에 입각하여 ‘계급적 차별’을 극복하고, 생태위기를 넘어서는 ‘자본주의 이후의 공동체’를 이 시대에 구체적으로 구현하고자 하는 열망 말이다.
4. 우리운동의 태동기(1997년 - 2000년)
- 귀농학교의 개설과 사부대중공동체를 위한 활동
1) 귀농학교의 개설과 생명운동의 모색
1998년 불교귀농학교와 실상사장기귀농학교의 개설로 우리단체의 태동은 시작되었다. 귀농학교의 개설은 두 가지 흐름이 교차되는 계기였다. 하나의 흐름은 실상사에서 비롯된 불교개혁의 구현체로서 진행되던 ‘선우도량 장기결사와 지역사회 활동’이고, 다른 하나의 흐름은 당시 제2기를 진행했던 ‘귀농운동본부’의 귀농학교 흐름이었다.
첫 번째의 흐름은 앞에서도 간략히 살펴봤듯이 불교개혁의 과정에서 나타났던 사상적, 역사적, 사회적 의미에서의 구체적 시도였다.
따라서 이러한 흐름은 언제라도 혹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시대적 상황에 맞도록 사회화의 과정을 내포한 것이었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선우도량의 활동이 단지 불교계 혹은 스님들만의 의식개혁에 문제의식이 맞추어져 있었지 않았기에 그러하다. 선우도량의 문제의식은 스님들만의 의식개혁에서 머물지 않고 일반적인 불교개혁으로 이어졌듯이, 불교계만의 개혁에서 머물지 않고 사회개혁에의 동참
(이하각주 : 불교계에서 사회운동 흐름에 동참하는 과정에서 80년대 초반의 모습을 ‘외피론’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과정은 초기 맑시스트들이 민중담론을 통해 대중활동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비밀경찰의 감시가 덜한 종교계에 근거지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나타났던 현상이다. 이러한 시기를 ‘사원화운동’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다음으로는 80년대 말과 90년대 초에 있었던 '부문운동론의 시기‘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시기에는 사회운동이 ’전민련 - 국민연합 - 전국연합‘등으로 이어지는 전선체운동의 시기에 전체운동의 부문영역으로서 스스로를 규정하는 일군의 불교운동권의 흐름을 말한다. 이와같은 외피론과 부문운동론은 공히 불교사상을 민중담론 확산의 계기로 삼거나, 불교계 대중의 전체전선에 동원하는 류의 활동에 집중하게 되었다. 이러한 운동들이 불교계에 강하게 뿌리내려가지는 못했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선우도량의 불교개혁과 사회운동에 대한 입장은 이와같은 흐름을 극복하고자한 불교운동계의 한 흐름으로 읽어도 좋을 듯 싶다.)
이라는 과제를 안고서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두 번째의 흐름은 귀농교육이라는 구체적 프로그램으로 제안된 ‘문명전환적 차원의 사상운동
(이하각주 : 우리나라의 사회운동의 흐름은 대개 ‘반독재민주화 - 민중담론에 입각한 계급민주주의 운동 - 시민담론에 입각한 정책비판운동 - 생태, 환경위기에 대한 정책비판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파악되고 있다. 초창기 귀농운동은 세 번째와 네 번째 사이에서 태동하였고, 이제는 ‘문명대안을 찾는 생명생태운동’의 유력한 부분으로 위치지워져 있다고 파악된다. 필자는 지난 몇 년간의 경험을 거치면서 우리사회운동이 ‘민중연대, 시민연대, 생명운동연대’ 등으로 3자정립의 구도를 가질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단체의 활동으로 인해 이와같은 3정립구도의 현실성이 더욱더 구체화 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다고 판단한다.)
’이었다.
사실 초창기의 귀농교육프로그램과 당시의 문제의식을 되돌아보면, 귀농운동 혹은 대안문명운동은 ‘개인의 생태적 감수성, 개인의 각성, 위기에 대한 문제의식’ 등으로 시작되고 있었다. 이는 문명전환적 운동으로서 귀농운동이 시작되었다 할지라도 충분히 사상적, 조직적으로 검증이 되지 못하면서, 뜻있는 분들의 지사적인 운동의 시기였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두가지의 불교내적 흐름과 사회적 흐름이 결합되면서, 귀농교육은 ‘생명운동의 모색’ 단계로 접어들게 되었다. 사상과 조직과 구조가 함께 모색되는 운동으로 귀농운동은 자신의 전망을 세워가게 되었다.
우리단체가 불교계속에서 자신의 입장을 가지고 귀농운동에 뛰어들게 되면서, 귀농교육은 새로운 단계
(이하각주 : 지금은 귀농교육의 새로운 단계는 이미 지난 일이 되고 있고, 귀농운동의 새로운 단계가 모색되어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싶다. 이제 귀농운동은 단지 몇몇 개인들이 귀농하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총체적인 구상과 연결되는 문제를 풀어가는 문제로 되고 있다. ‘유기농업 혁명과 대안에너지 산업개발’로 표현되는 새로운 사회상에 입각한다면, 현재까지 공업문명이 보이고 있는 ‘20대 80의 사회전망’에 대한 대안이 바로 귀농운동을 통해 모색되고 있다고 파악된다. 공장과 농촌에서 기계화, 자동화의 경향은 필연적으로 대규모의 실업을 낳게 되고, 우리사회는 사회안전망이 없는 저성장의 시대로 이미 들어섰다. 전 세계적인 제국주의 경쟁에 뛰어든다면, ‘끝없는 경제전쟁과 일상의 군사주의화’를 전제해야 할 상황으로 몰릴 것이다. 귀농운동은 바로 이와같은 상황에 대한 대안인 생명살림운동을 여는 주체를 형성하는 유력한 운동인 것이다.)
로 접어들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사상성의 확장과 더불어 사회화의 전망을 함께 열었다는 것이다. 이는 귀농교육을 단지 귀농운동으로 머물게 하지 않고 ‘생명운동의 모색’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2) 사부대중공동체와 소지역도농공동체
불교개혁의 흐름속에서 살펴도 불교귀농학교와 실상사장기귀농학교의 개설은 커다란 의미가 있다. 앞에서 살폈듯이 불교개혁의 문제는 종단구조개혁을 훨씬 뛰어넘는 문제이다. 이러한 것을 가장 극명하게 증명하여 준 것이 98-99년 조계종 사태이다.
98년 조계종 사태를 거치면서 불교계에서는 ‘사부대중공동체’라는 이념이 확고하게 정립되게 되었다. 조계종 혹은 불교개혁의 과제는 다시금 일상의 개혁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정말로 문제는 불교계 일상이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다. 그 일상이 너무도 성급하게 자본주의와 도시공업화에 오염되어 갔던 것이다.
94년 ‘개혁회의’의 주도세력은 ‘범종추’라는 승가조직연합체였다. 그러나 ‘개혁회의’의 흐름은 이내 종단행정개혁을 이루었으나 전반적인 정치개혁, 사상개혁, 문화개혁으로 나아가지는 못했다.
98년도의 조계종은 여전히 취약했다.
98년, 3선반대운동을 통해 촉발된 종단의 위기는 이내 ‘정화개혁회의’라는 반개혁세력의 결집체를 맞게 되었다. 당시 반개혁집단의 종단권력찬탈에 대해 가장 비타협적으로 맞선 집단이 불교사회단체가 중심이 되어 구성한 ‘재가단체연석회의’라는 흐름과 또 이 세력과 몇몇 개혁파 스님들과 함께 확대구성한 ‘범불교연대회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재가단체연석회의는 재가연대라는 불교계 재가단체로 이어졌고, ‘범불교연대회의’는 ‘사부대중공동체창립준비위원회’라는 단계를 거쳐 당시 우리단체의 전신이었던 ‘불교도농공동체운동본부(준)’과 통합하여 우리단체를 창립하는 한 축으로 서게 되었다.
이와같이 사부대중공동체라는 이념은 당시 그리고 현재까지도 조계종의 구체적 현실이 배태한 아주 의미있는 개념이다. 한국불교의 개혁과 불교의 사회화를 위한 강력한 방법론으로서의 사부대중공동체 노선은 ‘신대승불교운동’이 단지 선언의 의미로 책속에 머물지 않고 현실속으로 걸어나오게 된 것이다.
우리단체는 이러한 불교개혁의 과제를 그 속에 품고 있는 것이다. 지난 7-8년 동안 ‘실상사사부대중공동체’를 향한 노력과 조계사의 ‘사부대중공동체’에 대한 노력과 그것의 구체적 방법론으로서의 ‘사찰운영위원회의 강화와 실질화’의 노력은 이러한 이념성에 대한 나름의 실천이었던 것이다.
실상사와 조계사가 ‘사찰운영위원회’라는 구체적 계기로 사부대중공동체 이념을 실현하고자 하였다면, 우리단체는 소지역도농공동체라는 것을 계기로 그 이념을 사회운동과 접목
(이하각주 : 이 부분에 있어 도법스님의 언행에 대하여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우리 운동의 초창기까지만 하더라도 도법스님은 ‘불교계의 변화에 입각한 사회의 변화’에 좀더 무게중심을 두는 경향이었다고 본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회의 변화에 직접 호소하고 그 영향으로 불교계의 변화를 모색’하는 경향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것이 스님의 자신감의 표현인지 혹은 불교계의 현실에 대한 판단에 기인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한가지 변함없는 것은 ‘사회개혁’과 ‘불교개혁’을 두가지의 다른 문제로 보지 않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어쩌면 도법스님의 현실진단이 너무나도 절박했기에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이 문제에 대하여 집행위원들과 도법스님의 허심탄회한 대화가 많은 부분 우리단체의 진로와 전망토론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소지역도농공동체라는 개념은 사실 지난 80년대 중후반경부터 시작된 ‘카톨릭농민회’와 한살림의 도농공동체운동을 창조적으로 계승한 것이다. 80년대의 도농공동체운동은 우리 사회에서도 그렇고 운동사적으로도 가히 혁명적 사고의 전환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당시 우리나라의 주류와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고자 했던 혁신세력에서도 당시로서는 도시화, 공업화가 우리나라의 진보의 상징이라는 것에 대하여 전혀 의심하지 않고 있었다. 따라서 도시공동체는 선택하고 농촌공동체는 포기하는 인식이 팽배했던 것이 우리나라 지성계나 사회운동계의 일반적 인식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농공동체운동을 우리나라의 대안적 지표로 삼았던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10여년이 지난 98년경의 그것은 더 이상 의미성을 띌 수 없는 것이라고 보여졌다. 우리는 인드라망의 세계관으로 이 개념을 계승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도농공동체운동이 좀더 지역순환성이라는 개념으로 구체화될 필요성을 느꼈다.
소지역도농공동체
(이하각주 : 우리단체가 99년 4월 19일부터 동년 9월 11일까지의 이름이 ‘불교도농공동체운동본부(준)’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이름은 창립 이틀전에 ‘우리운동은 도농공동체 수준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과 좀더 문명전환에 필요한 의식성을 담는 이름이었으면 한다’는 문제제기를 받아 들여, ‘인드라망역사공동체’와 ‘인드라망생명공동체’ 두 안을 가지고 논의하다가 창립총회에 ‘인드라망생명공동체’로 제안하자고 합의하였다. ‘소지역’도농공동체라는 개념은 우리단체가 창립하고, 지리산을 중심으로 하여 지역공동체를 진행하고 지리산살리기운동을 본격화 하면서 약 2000년경 처음 제안된 개념이다. 이러한 개념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우리단체의 인식이 본격적으로 의식혁명에서 머물지 않고, 본격적으로 체제와 구조에 대한 대안을 적극적으로 사고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이 무렵부터 내부활동가들에게는 ‘적정사회’에 대한 고민이 본격적으로 제기되었음을 알 수
있겠다.)
의 개념에는 이와같이 서울과 변방의 개념을 넘어 도시와 주변 몇 개의 군이라는 지역성을 내포하게 되었으며, 사부대중공동체 이념은 이제 ‘소지역 도농공동체’라는 공간적인 의미로 진전되는 과정을 겪게 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하여 우리단체는 실상사를 근본도량으로 하자는 인식이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우리 활동가 내부에서는 우리운동의 ‘제1실현지로서의 실상사지역공동체’라는 개념이 자연스러워졌다고 볼 수 있다. 이로써 우리단체는 이제 지리산지역
(이하각주 : 지금까지 우리단체가 지리산운동을 뒷받침 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사실 우리단체의 운동과 지리산운동이 제대로 접목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제는 아주 구체적이고 일상적으로 지리산운동과 우리단체의 운동이 접목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대표스님과 몇몇 사람들이 지리산운동에 부분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이었다면, 향후에는 적어도 ‘한생명’ 차원에서는 이 문제에 대하여 전면적으로 결합을 모색해야 하는 단계가 아닐까 싶다. 이 논의는 향후 논의를 더 거쳐야겠지만 한생명의 주요 활동공간을 전북지역이라는 행정단위가 아니라, 지리산유역이라는 문화, 생태적 경계를 가지고 잡는 것을 시작으로 활성화 해 가야 할 것이라고 본다.)
이라는 공간을 매개로 ‘사부대중공동체를 향한 신대승불교의 흐름과 대안문명을 향한 사회개혁의 흐름’이 강력하게 만나고 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5. 우리운동의 이념적 정립시기(2000년 - 2002년)
- 지리산운동의 진행과 대안문명, 생명운동의 사회화
1) 불교운동과 사회운동의 접합과 모색
2000년도를 접어들면서 우리단체는 총회를 통해 중요한 결의문을 채택하게 되었다. 이른바 ‘지리산댐반대운동’을 위한 단체결의문이었다. 이 결의문을 계기로 우리단체는 약 3달의 준비과정을 통해 ‘지리산살리기•댐백지화범불교연대’를 구성하고, 뒤이어 ‘지리산살리기국민행동’을 결성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단체는 불교사상에 입각해서 현대사회 및 현대문명에 대한 진단을 넘어선 ‘대안의 방법론’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나아가는 계기를 맞게 되었다. 지리산댐 문제를 통해 우리단체는 기존 운동과는 다른 세가지 방식의 문제를 제기하였다.
하나는 댐문제의 원인을 댐문제에서 찾지 않고, 낙동강의 문제로부터 찾아가는 방법론을 제기했다. 둘은 지리산댐의 대책으로 댐반대의 슬로건에서 찾지 않고 지리산의 가치를 제대로 사회대중들과 공유하는 방법론을 통해 풀어가고자 하였다. 셋은 지리산의 가치를 살리는 문제를 외부의 공감을 얻기 전에 지리산권의 지역대중들이 함께 지리산의 가치를 인식하기 위한 ‘근거지 확보운동’의 방법론의 입장을 견지했다.
이러한 과정을 돌이켜 봤을때 대안운동 및 생명운동의 사회화를 지리산살리기운동을 통해 본격적으로 제기한 것이며, 이러한 과정에서 철저하게 불교사상과 방법론에 입각하여 진행하고자 노력했다는 것이다.
지리산살리기운동 지리산살리기운동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지리산살리기운동은 ‘초창기 댐백지화 단계 - 지리산살리기운동단계 - 지리산평화결사’로 이어지면서 지속되고 있다. 지리산살리기운동은
(이하각주 : 지리산의 생태, 역사, 인물, 문화적 가치를 통해 대안, 생명운동의 중심공간으로 가꾸어가자는 운동이다. 따라서 ‘생명평화탁발순례’로 사회화 되고 있는 지리산평화결사운동의 주요한 정보 발신지는 지리산일 수 밖에 없다. 도법스님과 수경스님은 이러한 정보를 전달하는 매개자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메시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대중들에게 발신하는 주체인 것이다. 따라서 지금도 여전히 우리단체가 실상사를 중심으로 한 제1실현지 운동을 전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지리산 현장의 중요함, 불교대중들로부터 공감대를 지속하는 것의 중요함, 일반사회대중들과 함께 교류하는 것의 중요함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강조되어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가 지리산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지리산이 우리를 살릴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시기 지리산운동이 가지는 가장 큰 의미를 찾는다면, 아마도 기존 사회운동에 있어서 ‘환경’운동의 단계를 넘어 ‘생태’운동의 단계로 접어드는 접경을 만들었다는데 있지 않겠나 싶다.)
은 향후 우리나라에서 벌어졌던 여러 가지 환경사안을 풀어가는데 있어 아주 중요한 계기로 작용하였다. 2003년 한해를 거치면서 진행되었던 수많은 환경사안들을 통해 나타났던, 새로운 환경운동의 주체(지역주민과 종교세력)와 비폭력 방식의 문제 나아가 운동을 통해 근거지를 확보해가는 운동의 방법론 등 많은 운동으로 넘어가는 전기가 되었지 않았나 싶다.
이 사안을 통해 우리단체의 활동은 오랜시간 불교계의 숙원을 풀어내는 과정이기도 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불교계의 운동은 대부분 외부의 사회운동세력에 동원되거나 혹은 일개 파트너로 자신의 존재를 나타내는 방식으로 전개되었었다. 그러나 지리산살리기운동은 우리 불교사상의 방법론을 제기하였고, 불교계의 세력들에 의해 추동되었고, 불교계속에서 확고하게 대중성을 획득했던 사안이었다.
물론 우리단체의 활동만으로 이것을 해 낸 것은 아니다. 여러 불교단체들의 도움과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방식이었다. 그리고 우리단체뿐만 아니라 ‘정토회’나 ‘해인사’ 등의 세력도 불교계에 바탕하여 사회문제를 다루어본 경험을 가지고 있고 실질적으로 역할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단체들의 경험은 지리산살리기운동만큼 전면적이지 않았다.
물론 이러한 일단의 성공적 진행은 우리나라의 환경운동과 국민들의 환경의식이 많이 고무될 수 있도록 노력한 여러 선행단체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바탕이 되어서 가능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겠다.
이러함에도 지리산운동은 향후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사회운동의 하나인 생태, 생명, 대안운동에서는 불교사상이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고, 또한 그것이 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해 준 아주 소중한 경험이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향후 불교계에서 우리단체의 실험을 보편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겠다 싶다. 이를 위해 우리단체는 우리 스스로의 삶과 경험을 이론화 시켜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이 일을 준비해 가야 할 것이다.
2) 새로운 사상운동과 대중운동의 접합과 모색
불교개혁과 귀농운동 그리고 대안문명과 생명운동의 흐름속에서 일관되게 우리단체의 정체성을 유지하던 것은 사상운동에 대한 지향이었다.
인드라망세계관과 그에 입각한 생활의 변화를 모색하는 흐름은 훌륭한 사상운동의 여건을 갖추기에 충분했다. 시대의 사상적 공항을 넘어야 한다는 지극한 문제의식으로 인드라망생명공동체의 활동가들은 움직였던 것이 사실인 것 같다.
90년대 이후 우리사회는 사회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에 대한 사상적 혼란과 방황
(이하각주 : 이러한 사상적 혼란과 방황의 원인은 ‘삶의 위기’로부터 왔다. 90년대를 넘어서면서 우리사회에는 과거의 민족과 계급문제와는 전혀 새로운 문제가 제기되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것이다. 이는 민족갈등과 계급분열로 인해 생겨나는 ‘삶의 위기’와 다른 차원의 ‘보편적 삶의 위기’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제기하였다. 90년대를 지나면서 우리사회는 민족, 계급, 지속가능한 생존의 문제 등에 대하여 어떠한 문제도 제대로 풀어내고 있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문제들은 관념으로 머물지 않고 우리사회를 ‘아래로부터 급격하게 무너뜨리고’ 있다. ‘삶의 위기’를 넘을 수 있는 사상과 이념은 아직 구성되지 못하고 있고, 구래의 사상과 이념은 권위를 잃었다.)
이 시작되었다. 사실 식민지 시절 이후 우리나라의 사상에 강한 영향을 끼친 사상은 미국식의 자유주의 사상과 소련식의 맑시즘이었다. 80-90년대를 지나면서 우리나라의 대중들은 이 두가지 모두에서 미래의 희망을 보기에는 너무나도 어려운 현실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등장한 것이 생명, 생태주의적 철학과 실천이었다. 이러한 사회적 조류는 다양한 각론적 영역에서 모색되고 있었다. 그래서 90년대에는 이러한 실천영역들을 사회적으로는 무엇이라고 호칭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러한 흐름속에 인드라망생명공동체운동은 놓여있었다.
지난날 민중불교운동세력은 사회과학적 인식에 바탕하여 불교사상을 용(用)으로 썼다면 우리단체의 운동은 불교사상에 바탕하여 여타의 과학적 방법론을 용으로 쓰는 자세가 맞지 않을까 싶다.
우리단체의 실천은 새로운 각성자들과 함께하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생태, 생명의 가치관을 가지고 농촌지역에 뿌리를 내려가는 사람들과 이들의 삶을 지원할 수 있는 도시인들의 존재는 우리의 사상운동이 대중화 될 수 있는 전망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문제는 우리단체의 경우 불자대중들속에서 이 사업을 시작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활동은 두가지 면에서 애로사항이 있다. 우리운동은 불교계를 잘 알아야 대중화가 가능한 운동이라는 것이다. 둘은 우리운동은 사회운동의 흐름도 잘 알아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실 이 두가지 사항을 모두 잘 알고 우리운동을 전개해 나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
(이하각주 : 지금 우리단체의 활동가들은 저마다 ‘재학습’의 과정을 겪고 있다고 본다. 필자의 경우도 지난 7-8년간은 그야말로 ‘자기재학습’에 몰두할 수 밖에 없었다. 과거에 다루었던 시각과 그에 입각한 정보수집과 정보처리방법을 가지고는 현실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그에 적절한 대처방식을 잡아내는 것은 불가능한 상태였다. 따라서 지금 우리단체의 여러 활동가들의 심리적 상황은 매우 혼란스런 기간을 지나고 있음을 잘 알아야 할 것이다. 과거의 정보와 새롭게 입력되는 정보가 혼합되어 있고, 이를 다루어가는 자신의 태도도 맑고 흐림을 번갈아 왔다갔다 하고 있다. 지금시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각자의 경험세계를 인정하고, 그것으로부터 서로 배워가는 과정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 우리가 진정으로 그렇게 되었을 때, 우리들 각자에게 있어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운동의 경험은 좋은 인연이 될 것이라고 본다.)
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이 두가지 사항에 대하여 모르고도 우리운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들을 한다면 잇점이 있다. 사실 불교사상은 우리민족의 정서속에 녹아있다. 따라서 우리의 인드라망세계관과 우리의 구체적 활동을 가장 크게 지지할 대중들이 사실 불자대중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만일 우리단체가 불교대중들속에서 깊이 뿌리내려 간다면 한국사회가 변화될 수 있는 길도 상당히 넓어질 것이다.
우리단체가 이러한 일을 해 나가기에 적합하게 바뀌어 가야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우리단체의 활동은 일반사회대중들에게는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불자대중들에게는 아직 커다란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런 방향에 관심을 갖고 불자대중속에 뿌리를 내려가기 위한 활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불자대중속에서 우리의 운동의 대중화의 전기를 맞게된다면 우리사회의 생태, 생명운동
(이하각주 : 생태, 생명운동을 현실화 시켜갈 주체는 누구인가? 지난날 자본주의를 깊이 신봉하고 이를 사회의 보편적 사상과 삶의 질서로 뿌리내린 사람들은 도시신흥계급(브루죠와)이었다. 그리고 근대 사회주의 사상과 그것에 걸맞는 생활질서를 염원하고 있었던 사람들은 노동계급(프로레타리아)였다. 역사속에서 어떠한 사상도 주의도 그것을 깊게 받아들이고 생활속에서 실현해 가기 위한 대중들이 없다면 ‘대중화를 통한 사회변화’가 불가능한 것이다. 인도의 브라만이 지주계급과 그들의 사회경제질서에 기반하여 부흥하고 있었다면, 초기불교는 당시 새롭게 부상하고 있었던 도시의 신흥장자그룹과 계급혁파를 염원하는 대중들이 크게 동참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고 본다. 현대사회에서 생태, 생명운동의 주체세력에 대하여 ‘황대권선생’은 ‘覺者’라는 표현을 쓴다. ‘인간의 생태성과 공동체성에 대하여 깨달은 자’들이 이러한 대안문명운동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인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새로운 문명을 열어갈 사람들은 아직 숨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숨어 있는 집단이 대도시의 불안정한 일자리로 살아가고 있으며, 농촌에서는 아주 오랫동안 혹독한 정책적 탄압에도 대단하게 생태적 가치를 지켜오고 있으며 혹은 생태, 생명사상을 신앙과 문화의 차원에서 가장 잘 받아 들일 수 있는 불자대중속에 숨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 인드라망생명공동체에서는 이런 분들간의 관계를 맺어주고, 교류를 활성화 할 수 있는 사상적, 조직적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도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이념에서 대중운동과 정책과 제도화의 단계로 전환할 수 있는 큰 계기가 될 것임은 틀림이 없다.
6. 우리운동의 대중화 모색시기(2003년 - 현재)
지난 2003년 총회를 계기로 우리단체는 제2기 활동을 선언하였다. 이를 계기로 우리단체는 운영의 흐름을 바꾸어갈 것을 결의하였다. 지난 1기의 활동을 전문기관과 기구들을 만들어가기 위한 활동으로 규정한다면, 향후 제2기 활동은 우리단체의 활동을 회원들이 직접참여하여 운영되는 단체로 바꾸어 갈 것을 결의한 것이다.
이어 2004년 총회를 통해서 우리단체는 우리운동의 대중화를 선언하였다. 이는 2003년도에 비해 한걸음 더 ‘대중속으로’ 나아간 결의를 담고 있다. 2003년 한해동안 우리단체는 단체운영에 있어 대중조직화(초창기 우리단체는 불교단계간의 협의적 성격을 가지고 있었고, 2002년을 기해 개인회원에 중심을 둔 단체로 변모하기 시작했다)를 위해 노력한 것이라면 2004년의 경우는 우리단체의 활동의 내용과 방향성 전체에서 대중성을 강조한 것이다.
1) 모범적 현장의 모색
우리단체에 있어 운동의 대중화를 위해 우선 중요한 것은 확실한 모범적 현장을 가지는 것이다. 우리단체가 표방하고 있는 소지역도농공동체와 사부대중공동체의 실현이 제대로 구현되는 모범지역을 확보하는 것은 우리운동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지금까지 실상사와 그 주변은 이런 모범지역의 제일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실상사와 그 주변지역에 대한 우리단체의 총체적인 계획이 부재하다.
이것의 이유를 간단하게표현하자면 ‘총체적인 지역공동체 운동’에 대해 그림을 그려보고 검증하고자 하는 의식적인 노력이 없었기에 그러하다. 우리단체의 운동은 대부분 제1기의 특성처럼 각 개별적인 영역으로 나뉘어서 진행되었었다. 그것은 지금까지는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향후에는 가장 먼저 극복해야 할 사항이다.
앞에서 살핀바와 같이 작금의 한국불교에 있어 ‘하나의 사찰이 생태위기 시대의 시대적 과제를 짊어지고 사부대중공동체를 구성하여, 지역사회에서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는’ 모범적인 경험을 갖는 것은 ‘불교개혁의 요체’이다.
우리단체의 활동가들이 이것이 가지는 의미를 깊이 인식하고, 그것의 내용을 함께 학습하게 되면 우리는 한국불교의 오랜 숙원을 부지불식간에 이루어내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실상사를 중심으로 한 지역공동체에 대한 구상은 ‘지역생태공동체’와 그 속에서의 ‘사부대중공동체의 역할’을 중심으로 한 총체적인 구상
(이하각주 : 선우도량의 문제의식과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운동의 문제의식을 결합시키고, 사부대중공동체와 지역공동체에 대한 문제의식을 결합시키고, 지역운동과 생태적공동체운동에 대하여도 결합시키고, 귀농자와 토착민과의 결합, 불자대중과 다른 종교인들과의 관계정립, 기존 신도와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한생명 대중들과의 관계정립 등 많은 관계정립의 대상들이 있다. 이를 원만히 아울러 가는 문제를 지금까지 도법스님의 수행력과 지도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었다. 그러나 이제는 지도자에 대한 의존이 아니라, 이념과 사상 그리고 여러 가지 삶의 원리를 서로 공유하는 과정에서 그것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지난한 일이겠으나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일 것이다.)
으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단체의 활동가들 또한 새롭게 학습되고, 검증받고, 혁신하는 계기가 만들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우리의 실험은 진리를 향한 쉼없는 과정이기에 계속되어야 한다.
가령 이제 실상사 사부대중공동체의 주역을 실상사 신도와 남원지역의 신행단체 그리고 우리단체의 지역기관인 한생명 식구들로 확장해 가야 할 것이다. 서로서로 영향받고 영향을 주는 보다 더 결합되어갈 수 있는 전망을 세워가야 할 것이다.
또한 지역공동체에 대한 구상도 ‘보다 더 지역사회속으로’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소지역도농공동체를 향한 ‘정치’, '경제‘, ’문화‘, 교육’, ‘의료’ 등 지역사회 대중들의 일상적 삶을 생태적인 대안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
(이하각주 : 지난 90년대에 우리사회운동에서 중요하게 논의되었던 것이 ‘전문화를 위한 노력’이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전문가가 부족하여 문제가 생겨나지 않는다. 도리어 ‘총체성’을 확보하지 않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대중들의 삶에 대하여 이해하지 못하고, 소위 전문가의 지식을 가지고 과도하게 역할을 해서 생겨나는 문제가 많다. 앞으로 사회운동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총체성’을 확보하기 위한 철학의 문제이고, 전문가적 지식은 그 과정에서 대중들의 ‘삶의 질’을 높여내기 위한 수단으로 위치지워져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가 진행하고자 하는 ‘소지역도농공동체’는 90년대 소위 전문가들이 주도한 ‘정책비판운동’의 한계를 넘어 실질적으로 삶을 대안적으로 꾸려가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소지역도농공동체를 꾸려가기 위해 발생하는 모든 형태의 삶의 질서에 대하여 대안을 모색하는 방법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우리단체는 적어도 지역사회의 대안정치, 대안경제, 대안의료, 대안생활, 대안교육, 대안복지에 대한 것들만이라도 우선적으로 찾아나서는 것이 당분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에 시도되고 있는 남원지역의 생협건설에 대한 논의나, 의료생협에 대한 논의를 조금 더 의식적으로 준비해야 할 필요성이 있겠다 싶다. 나아가 지역신협에 대한 검토 그리고 지역정치에 대한 대책, 지역복지에 대한 준비를 모색하는 일도 차례로 준비해 가는 지혜가 필요치 않을까 싶다.)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적어도 우리단체의 행보와 관련하여 표현하자면, 지리산유역권을 바라보면서 한생명의 활동영역은 좀더 구체화 해 나가는 것이 좋을 듯 싶다.
2) 대중교육프로그램의 안정화
우리단체의 활동은 그 동안 많은 개별기관과 기구들과 인연을 맺는 대중들을 만나왔다. 그러나 이러한 개별기관과 기구의 활동을 통해 맺은 인연들이 모두 다 인드라망생명공동체의 사상과 운동의 방향에 대해 전면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이제 우리단체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교육프로그램에는 하나의 물음이 추가되어야 한다.
‘우리단체는 교육을 통해 어떤류의 인간형을 바라는가?’
예를 들어보자, 우리단체는 현재 불교귀농학교, 실상사 귀농학교, 불교귀농학교, 대체의학강좌, 생명문화학교 등 여러 가지 형태의 일반대중교육과 내부활동가들을 위한 다수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에서 일반대중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배출한 대중들 중 일부를 실상사 주변과 우리단체의 상근활동가들로 조직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회원으로 두거나 방치하고 있다.
그러나 만일 어떤 사찰에서 땅을 장기적으로 내어 줄테니 인드라망생명공동체에서 한번 그것을 활용하여 보라고 제안한다면 우리단체는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단체는 이러한 일을예상해야 하고 더 나아가 이 일이 현실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만일 이 가정이 맞다면 여기서 문제가 생겨난다. 우리는 현재 이일을 밑고 맡길 만한 역량있는 활동가를 교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단체는 앞에서도 서술했듯이 귀농과 생협 그리고 생태적 사상과 삶의 방식에서는 꽤 큰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불교사상과 불교계의 현황에 대하여는 학습할 기회가 주어져 있지 않다. 따라서 이것을 보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가령 ‘인드라망불교대학 현재 조계종 소속의 불교대학을 만들기 위해서는 몇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학장으로는 스님이나 재가자가 가능한데, 대덕스님이상과 15년 교육경험 이상의 재가자가 필요하다. 이러한 조건과 교수진의 구성 등과 커리큘럼상에 있어서도 그리 난제는 아닐 것 같다. 그러나 약 40평이상의 공간이 필요하다. 이는 하드웨어가 갖추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생명살림불사를 일으키게 된 아주 중요한 동기이다.
’을 2년간의 학제로 만들고, 여기에 귀농학교와 생협학교 등을 함께 마친 분들중에 희망자들을 2학년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운영을 하는 방안이다.
이렇게 형성되어진 대중들을 될 수 있으면, 포교사고시를 통해 불교계의 인력으로 전환하고 대신 이들에게 농촌사찰의 토지나 도시사찰의 유기농매장운영을 할 수 있는 권리와 의무를 계약할 수 있도록 정책방향을 잡아나가는 것이다.
또한 이런 분들을 중심으로 하여 지리산유역에 강력한 인센티브를 가지고 ‘실상사귀농학교’는 지역형
(이하각주 : 이 개념에 대하여는 다소 긴 토론이 필요할 수 있겠다고 본다. 초창기 ‘실상사장기귀농학교’로 시작된 ‘실상사 귀농학교’는 분명 귀농운동에 있어서 커다란 역할을 해오고 있다. 전국귀농운동본부의 귀농학교가 제3기를 진행하고 있었던 시점이었고, 우리단체의 경우도 제1기를 진행하고 있던 시점에서 ‘실상사장기귀농학교’는 전국적으로 이론과정만으로는 뭔가 부족함이 많은 초기귀농운동 활동가들에게 중요한 교육기관이었다. 그러나 그 뒤 전국적으로 여러 가지 귀농교육의 인프라가 구축되고, 여러갈래의 귀농길잡이들이 생겨났다. ‘실상사귀농전문학교’에서 수행하던 역할은 여러갈래로 나뉘어져 실현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실상사귀농학교’는 ‘전국에서 지리산지역으로 귀농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보다 충실한 동반자’라는 상을 가질 필요가 있겠다고 본다. 이러한 인식은 사실 ‘실상사귀농학교’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대도시를 중심으로 ‘도시속에서 진행하는 도시문명에 대한 배반’을 선전하는 귀농교육에서 한차원 나아가 ‘각 현장속에서 현장의 대중과 자연속으로 귀농인들을 인도하는’ 귀농교육이 절실해 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다만 실상사는 다른 지역형 귀농학교의 모색보다 더 좋은 조건이기에 모범을 만든다는 신념으로 보다 포괄적인 범위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혹은 현장형)귀농학교의 전형을 만들어 ‘지역순환적 사회체계’를 만들어가는 좋은 교육공간으로 가거나 혹은 우리단체나 각종의 단체에 의뢰된 특정토지와 귀농자들을 전문적으로 연결하여 교육하는 ‘맞춤형 귀농학교’의 전형을 만들어가는 것도 괜챦을 성 싶다.
이 과정에서 우리단체의 여러 가지 대중교육 프로그램은 일관된 하나의 방향성을 공유하면서도 나름의 특성에 맞추어 운영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방향이 대중교육프로그램의 안정화가 아닐까 싶다.
또한 우리단체가 귀농운동과 생협운동에 ‘지역순환성’의 가치와 내용으로 명확히 정립하고, 그것을 불교계에서부터 강력하게 추동해 가는 것은 기존의 귀농운동과 생협운동
(이하각주 : 귀농운동과 생협운동의 결합에 대한 전망은 지난 번 ‘귀농운동 돌아보기 내다보기’에서 쓴 바 있다. 최근 생협운동계는 몇가지 조류로 분화되고 있는 경향이 생겨났다. 한 부류는 생협물류의 통합성을 위해 물류의 전국집중화를 기치로 전국의 여러 단위생협들을 집결시켜가는 경향이 있다. 이 사람들의 생각을 살펴보면, 생협의 주체는 도시소비자이기 때문에 ‘소비자주권론’의 입장에서 소비자들의 이해와 요구를 증대시키는 방향에서 생협운동을 진행해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두 번째의 부류는 ‘민중교역’이라는 슬로건을 통해 ‘필리핀의 친환경바나나를 제값에 수입하여, 우리나라의 생협에서 그것을 소비하는 구조’를 만들자는 의견을 제출하고 있다. 이 그룹의 이런 의견에는 ‘필리핀의 대규모 플렌테이션 농업은 필리핀 민중들의 주곡을 무너뜨리고 있는 농업구조이기에 이를 방치 혹은 조장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인류생존이라는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세 번째 부류는 우리나라의 생협운동은 ‘지역순환적 물류체계 확립과 한국사회와 한국농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하여 대안을 찾는 것이라는 문제의식으로 ‘지역순환성’에 대하여 더욱더 집중하고자 하는 경향이다. 이 부류는 한살림을 통해 대표되고 있는 문제의식이다. 우리단체의 경우 이런 것들에 대하여 제대로 검토하고 대응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지역사회운동을 한차원 높은 생명, 생태운동으로 질적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가는 일이 될 것이다.
7. 자기혁신을 통한 불교개혁과 사회개혁 함꼐하기(현재 - 미래)
(이하각주 : 지금부터 우리단체가 자기혁신에 나서지 않으면, 기껏해야 우리는 각기 활동가들의 구래의 습관에 따른 후배들을 교육하거나 조금 진척이 되어야 아마도 각 개별기관의 활동을 유지하는 정도의 활동가들을 교육해 내는 것이 전부가 될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우리가 인드라망생명공동체를 창립한 것은 ‘나를 바꾸고, 불교계를 바꾸고, 사회를 바꾸기’ 위해 나선 것이다. 이를 위해 각 개별기관들을 세웠던 것이다. 이제 상황의 변화에 따른 인드라망생명공동체의 변화의 좌표를 찾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런 과정이다.
1) 우리단체의 자기혁신과 불교계 일상의 개혁
현재 우리단체는 자기혁신을 위한 지난한 과정에 돌입해 있다. 혁신의 방향과 내용을 제대로 구성해야 한다. 집행위원들은 이러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우리운동은 무매개적으로 대중화 되지 않을 것이다. 만일 잠시 반짝하는 시기가 있더라도 주체적으로 맞이하지 않은 그것은 금새 허상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향후 얼마간의 시간동안 우리단체는 ‘보다 더 불교대중속으로, 보다 더 사상성을’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의 과정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자기혁신을 진행하고 있는 과정이다.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운동은 자기성찰에 바탕하여 생겨나고 있는 운동이다. 대안문명과 생명운동이라는 것은 바로 이것의 사회화된 표현이다. 우리는 이원론적 세계관의 대안을 찾는 것이고, 경쟁중심의 인간관계를 반성하고 협력과 협동의 인간관계를 찾는 것이다. 그리고 자연을 인간의 노동으로 개조하면 되는 무생물의 무엇으로 보는 자연관을 극복하고, 연기적인 관계성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아주 중요하게는 이미 형성되어 있는 ‘자기중심의 사고방식과 언어활동과 생활습관을 고쳐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자기성찰의 과정은 지난시기 자신이 맑시즘 운동을 경험을 했던 그렇지 않던, 혹은 대중운동속에서 활동을 경험했던 안했던, 혹은 사회제도속에서 좋은 경험을 했던 그렇지 않던 다르지 않게 우리가 끌어안아야 할 현실이 되고 있다. 어쩌면 지난시기 경험의 크기 가 크면 클수록 이와같은 성찰의 과정이 더 커야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우리단체의 경우 어느 누구도 이 과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예전에 편집위 회의에서 누군가 ‘인드라망을 통해 외부의 활동가들은 불교계를 알게되고, 인드라망을 통해 불교활동가들은 사회운동의 흐름을 알게된다’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의미있는 인식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당분간 불교개혁은 ‘불자 및 사찰의 일상성의 개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 94년이나 98-99년도와 같은 격정적인 개혁과제의 도출이라는 방식으로 ‘불교개혁’은 구체화되기 힘들 것이다. 따라서 우리단체의 활동도 불교계의 일상성의 개혁에 의미있는 일들부터 차례로 제도화의 전망을 찾아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참으로 필요할 것이다.
우리가 지난 시기를 우리단체 운동의 제1기로 규정한 것에는 우리 스스로가 새로운 운동의 주체로 되어가는 과정이었고, 그 기간동안 우리단체의 운동이 지속화 되기 위한 여러 가지 토대를 형성하는 시기였음을 인식하고 그러했던 것이다. 이제 우리단체의 제2기 활동은 그간의 활동에 근거하여 불자대중속에서 ‘불교계의 일상개혁’을 위한 활동으로 우리 스스로를 계획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단체에서는 이런류의 사업(불교계의 일상개혁과 우리단체의 특성이 함께 할 수 있는 사업)으로 ‘공양미운동’, ‘불교대학을 통한 포교사 양성’, ‘사찰토지와 귀농지원자 연결’, ‘지역불교계와 회원의 결합을 통한 지역조직화’, ‘각 교구본사별 대안학교 제안’ 등의 사업이 거론되거나 준비중에 있다.
사실 이러한 사업이 구체화 되기 위해서는 지난 기간동안 우리 활동가들에게 익숙한 사업방식을 넘어서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래서 이 부분에는 많은 토론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단체가 진행하고 있는 각각의 사업의 특징과 불교계의 현실에 대한 이해에 바탕하여 이것들간의 조화를 모색하는 일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단체의 사업을 기존 불교계에 제도화 시켜낼 수 있는 부분은 그것을 추진해야 할 것이며, 보다 많은 스님과 재가불자들과 함께 하기 위한 창조적인 프로그램들을 더욱더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단체는 각 지역에서 오랫동안 불교개혁운동의 방향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과 교류, 연대하여 우리들의 활동 경험을 잘 알려나가는 일에 나서야 할 것이다. 바로 이러한 작업에서부터 우리의 혁신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기 활동을 통해 구성한 우리들의 전문기관들은 이 작업들에 힘입어 더욱더 그 진가를 발휘해 나갈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2) 생명살림불사를 통한 생명운동으로의 본격화
우리단체가 현재 시점에서 가장 정성을 들이고 있는 사업이 ‘생명살림불사’이다. 이것은 돈을 모으는 사업이다. 그리고 이 사업은 사람을 모으는 사업이다. 그리고 이 사업은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운동의 제2기를 이끌어갈 새로운 지도력을 확보하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단체는 제1기 동안 뜻을 모으고, 최소한의 단체의 꼴을 갖추고 사람들을 모았다. 그러나 단체의 일이 단지 뜻과 약간의 사람들로만 운영될 수 없는 것이다.
이제 사람들의 재주와 돈을 모아나가야 할 시점이 되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활동이 좀더 대중들과 이야기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설명이 되어야 한다. 그간 우리단체의 활동은 ‘전체적으로 모아, 대중적으로 설명’하는 연습을 진행하지 못했다. ‘개별사업 단위로 매니아들에게 설명’하는 방법론
(이하각주 : 우리 초창기 활동가들이 가지는 이런 방법론은 매우 대단한 것임에 틀림이 없다. 활동가 개인들이 도법스님의 사상에 공감하고, 생활속에서 감동을 받으면서 개인적인 공덕과 노력으로 우리단체의 현재를 있게 한 가장 커다란 일이었음에 틀림없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초창기 활동가들에게서 ‘대단함’을 읽는다. 그러나 이제 우리단체는 ‘도법스님의 제자’들의 그룹을 넘어설 필요가 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인드라망인’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인드라망의 사상과 방법론에 투철하며, 그것의 내적완성에 힘쓰며, 그것의 사회화를 위해 서로 협력하는 사람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후 우리들의 후배들도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그것이 진정으로 도법스님이 바라는 제자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여전히 ‘인드라망인’으로 성장하고, 인드라망인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아니 지금이 가장 그렇게 해야 할 시기이다. 지금까지 우리단체의 활동은 이것을 하기 위해 약간의 조건을 마련하고, 우리 스스로를 먼저 그렇게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한 과정이었다. ‘인드라망인’의 재생산은 지금부터 해야 할 우리의 몫이다.)
이 어쩌면 지난시기 우리들 각자에게 편리하고 유용한 방식이었기에 그러했을 것 같다.
활동가 각 개인이 스스로를 정립하고 주변사람들에게 자신이 이해한 방식으로 우리단체의 전문기관들을 직접적으로 설명하면서, 우리단체의 각 참여기관과 각 기구들을 만들어 온 것이라고 보여진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고, 매우 대단한 일이 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향후에도 우리단체가 이러한 방식으로 운영될 수 있는 가능성은 적다. 이제 우리단체는 그동안의 특별한 경험들을 일반화시켜야 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으며, 이러한 경험을 대중적(대사회, 대불교계)으로 공유
(이하각주 : 우리운동의 대중화라는 말은 이중적 의미를 가진다. 하나는 우리운동의 흐름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많아짐을 이야기 한다. 그야말로 회원수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의미는 우리회원들 스스로가 우리운동의 주체가 되어간다는 것이다. 앞의 것은 아마도 뒤의 것의 결과로 그렇게 되어갈 것이다. 우리 활동가들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뒤의 ‘회원들의 주체화’ 문제가 아닌가 싶다. 예로 우리 단체에서 ‘실상사작은학교’를 경험하고 있는데, 우리 회원들중에서 작은학교의 모범을 따라 ‘자신이 귀농한 곳’ 혹은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에서 대안학교를 위한 공부와 모임들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활동가들의 몫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까지 우리단체의 활동가들은 사실 ‘실상사작은학교’를 잘 꾸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만도 벅찬 과정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것의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또한 불교귀농학교와 불교생협운동본부의 경험들을 단지 서울과 경기도 일원에서 일부의 회원들이 진행하는 경험으로 놔두지 않고, 전국의 여러 회원들이 이러한 활동기제를 자신이 속한 생활터전에서 창조적으로 적용해 나갈 수 있도록 우리 경험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도록 활동가들의 활동방향이 맞추어져야 하지 않겠는가 싶다. 바로 이러한 힘이 우리운동의 대중화를 위한 유력한 방편도 되지 않겠는가 싶다.)
하여 가기 위해 노력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기에 그러하다.
‘생명살림불사’는 이 단계로 진입하는데 있어 중요한 기점이다. 이 사업을 통해 우리단체는 그동안 진행해 오던 우리단체의 활동을 차분히 연구할 것이며, 이러한 연구를 사회대중과 불자대중들에게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공유해 갈 것이며, 이러한 교육을 통해 우리의 경험과 견해가 우리 회원들 스스로의 삶속에서 구체적으로 실천될 수 있도록 일머리를 잡아나가야 할 것이기에 그러하다.
현재 ‘생명살림불사’는 두가지 방향성을 가지고 진행되고 있다. 하나가 교육과 수련이 가능할 수 있도록 대중교육공간(서울의 교육원, 실상사 앞의 수련원 등)을 확보하기 위해 돈을 모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각 지역에서 우리활동을 함께 해 나갈 수 있는 대중들을 만나기 위해 ‘즉문즉설법회’를 진행하는 것이다.
8. 나가기
도법스님의 ‘생명평화탁발순례’가 지난 3월 1일을 기해 시작되었다. 이 사업이 가지는 의미는 우리단체의 활동의 연장선속에서 파악될 수도 있으며 이것을 넘어서는 문제가 있기도 하다.
선우도량 활동을 통해 불교개혁과 사회개혁이 하나의 문제임을 역설했던 도법스님의 행보는 인드라망생명공동체운동을 본격적으로 불교개혁과 사회개혁 그리고 개인의 수행의 중요성을 ‘생명평화’라는 것을 화두로 사회화되게 되었다. ‘무아연기’의 세계관은 이러한 활동을 아우르는 거대한 틀거리가 되기도 하고, 이 세가지 활동의 작은 씨앗이 되는 것이기도 하다.
선우도량과 인드라망생명공동체 활동 그리고 지리산천일기도, 생명평화탁발순례로 이어지는 그러한 행위가 곧 불교개혁의 현재며, 사회개혁의 청사진으로 읽혀지고 있다. 우리단체에서 준비하고 있는 ‘생명살림불사’는 불교의 핵심인 자비의 삶을 현대사회의 언어로 풀고 있는 중요한 사업이다.
생명평화탁발순례의 한걸음한걸음은 사실 절박하다. 우리단체의 사무처활동가들은 탁발순례에 동참하는 기도를 2달째 진행하고 있다. 개발과 성장의 수레는 ‘인간중심주의’와 ‘과학기술’이라는 두개의 바퀴로 그 속도를 더해가고 있다. 절망은 없지만 더 많은 애닯음이 필요한 시기이다.
인드라망생명공동체에서 앞으로 진행할 단체의 진로와 개인의 선택에 관한 토론은 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되는 말인지 안되는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주어진 시간속에서 비교적 성실하게 글을 작성하였다고 생각한다. 이글을 바탕으로 하여 우리들의 논의가 체계적으로 진행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지금시기 우리단체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을 ‘함께’ 논의하고, ‘함께’ 진단하고, ‘함께’ 작은 계획을 세우고, 마음을 ‘모아’가는 일이 지금시기 가장 중요한 일이다. 함께 한 현실인식이 우리들의 현실이 될 것이며, 그것이 우리들을 실천으로 이어주는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단체는 지금 제2기를 맞고 있으며, 활동가들은 나름대로의 새로운 선택이 필요한 시기이다. 그리고 각각의 기관과 기구들은 새로운 활력이 필요하고, 기관기구간의 적절한 협력사업은 우리단체에 희망을 줄 것이다.
우리단체는 개인의 삶에 대해 함께 고민해주는 경험이 필요하다.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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