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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드라망] 인드라망과 생명살림불사(발제문) |
| 글쓴이 : 이정호
날짜 : 05-08-12 14:06
조회 : 3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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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살림의 대안문명을 열어가는 생명살림불사
1. 들어가기
90년대를 넘어서면서 ‘대형불사’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많습니다. 불교내적으로는 ‘너무 물량주의적으로 흐르는 것 아닌가?’라는 비판이 주를 이룹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는 사찰주변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문화재의 가치를 스스로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우려를 많이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문화재와 현대불교의 성보들은 지난날 선대 불자들의 ‘불사(佛事)’의 결과입니다. 그러하니 ‘불사’에 관한 것을 무조건 비판할 것이 못됩니다. 그래서 다만 대형화에 관한 것만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렇습니다. 해인사 등 우리나라 본사급의 사찰들은 대부분 대형전각들입니다. 팔만대장경의 경우는 당시 국난의 시기에 일으켰던 엄청난 불사입니다.
이와같은 전각(殿閣)과 불구(佛具)들은 지금의 눈으로 보더라도 대형적인 불사로 분류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이러하니 불교문화적 측면에서는 대형화 자체를 가지고 비판의 대상으로 삼는 것도 사실 바람직한 일이 못될 것 같습니다.
불사는 ‘부처님의 일’을 일컫는 개념입니다. 부처님의 사상을 널리 알리고, 그의 해방사상을 오늘날 살아있게 하는 모든 행위를 뜻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듯 싶습니다.
사전적으로 풀어보자면 ‘부처님의 사상과 삶의 궤적을 오늘날 구체적으로 풀어가기 위해 필요한 제반의 물적(전각과 불상 등), 정신적(경전편찬 등), 실천적 기반(불법을 전하고, 사회적으로 회향하는 각종 행위)을 갖추어가고 실행해가는 전반의 일’을 불사로 정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날 불사의 개념정의에 입각해보더라도 그렇고, 실재적으로 진행되는 불사에 대한 논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불사는 사회역사적 맥락이 있게 이해해야 하는 개념입니다.
불사는 부처님의 사상을 오늘에 맞게 실행하는 일입니다. 그러하니 오늘날의 특징에 맞춰 구체화해야 하는 과제가 있는 것입니다.
근현대사속에서 5-70년대의 불사는 주로 개별사찰단위로 불사가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이때의 불사는 대부분 개별사찰단위에서 최소한의 사찰의 모습이 갖추어 질 수 있도록 몇 개의 전각과 요사채를 준비해가는 방식으로 불사가 진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던 것이 80년대를 지나면서 점차 대형화의 추세를 갖게 된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시기를 거치면서 조계종을 비롯한 대부분의 종단에서 개별사찰단위의 작은 불사는 마무리 되고 좀더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적극적인 포교의 문제가 주요 관심사가 되었던 시기와 관계가 있지 않는가 싶습니다.
그리고 이제 2000년대를 지나면서는 새로운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대(前代)의 사부대중의 염원과 원력으로 웬만큼 ‘전각과 불상’에 대한 대형불사가 마무리 되었기에 이제 이러한 ‘하드웨어’에 관한 것과 더불어 그러한 불구들을 활용한 프로그램과 그를 운용할 인재들을 길러나가는 균형감각이 필요하다는 내부적인 지적입니다.
그리고 대외적으로는 불사가 점점 대형화되면서 그 자체가 수천년간 이어져온 ‘사찰과 주변환경’과의 조화를 깨는 행위가 되고 있어, 자연환경에도 큰 부담이 점점 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러한 비판은 최근 사찰주변의 무분별한 공원화 및 개발지역화(이는 주로 지자체와 대자본과의 유착으로 산을 개발하면서 생겨나는 심각한 폐단입니다)에 대한 ‘개발반대운동’이 불교계에 크게 일어나면서 더욱더 설득력 있는 비판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한국불교의 ‘불사문화’에 대한 커다란 되돌아봄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습니다. 사실 불사문화에 한국불교의 사부대중이 익숙한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불사문화’에 있어서 대부분의 사부대중은 ‘객체’에 머물러 있었기에 그러합니다.
대부분의 불사는 사찰의 주지스님과 몇몇 건축업자들의 ‘안목에 따른 결정’의 영역이었습니다. 그런 관행이 이제 새로운 전기(轉機)를 맞게 된 것입니다.
오늘의 토론회는 ‘불사문화’ 전반에 걸쳐 대안을 살필 수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지금시기 우리단체에서 제기하고 있는 ‘생명살림불사’에 관해 살필 것입니다. 그러한 틀안에서 불사문화에 대한 장기적인 ‘대안’에 대하여도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까지 우리들은 ‘불사문화일반’에 관해서는 추상적인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논의는 지금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사부대중이 함께 새로운 시대의 바람직한 불사문화를 위한 큰 발걸음이 시작될 수 있을 것입니다.
2. 인드라망생명공동체의 생명살림불사
1) 생명살림불사의 개념과 의의
우리단체의 활동의 근간은 회원대중입니다. 지금 우리단체의 회원은 약 1200여분이 있습니다. 지난시기를 회상하면서 우리단체의 집행소임을 맡고 있는 사람들은 하나의 새로운 결심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단체의 회원들이 스스로 단체의 주인으로 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교육, 수련프로그램을 정비하자!’라고 정리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단체의 회원들이 인드라망의 세계관을 신념으로 하여, 꾸준히 생명살림운동을 해 나가기 위해서는 세 가지 종류의 학습이 필요합니다.
첫째, 현대문명에 대한 올바른 진단과 대안적 삶의 모델을 추구해 갈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일입니다. 이를 우리는 인드라망세계관
(각주, 이 세계관은 불교적으로 표현하면 연기법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세계관을 현대철학의 입장에서 본다면 ‘유기체적 세계관’이라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유기체적 세계관에 입각한 새로운 세상에 대한 지향을 담고 있는 사상운동의 조류가 서양에서 발흥한 ‘생태주의운동’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생명주의운동’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단체의 생명살림불사가 소위 ‘불사’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연기법’의 안목을 ‘생명살림운동’의 전과정에서 기본적인 철학원리로 사용하고 있기에 그러합니다. 또한 이러한 ‘생명살림불사’가 ‘생명살림운동’이 될 수 있는 것은 ‘인드라망세계관’을 가장 잘 이해한다면 ‘생태주의 혹은 생명주의 운동’을 잘 이해할 수 있으며, 이를 잘 수행할 수도 있겠다고 보기에 그러합니다.)
을 보다 체계적으로 학습하는 일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둘째, 현대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생태, 생명운동에 대한 역사적 필요성과 논리적 맥락을 파악하는 일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 대한 사회역사적 인식틀
(각주, 아직도 우리사회는 사회주의 혹은 자본주의의 눈으로 사회와 역사를 인식하는 습관이 대부분입니다. 최근 ‘제3의 길’이라는 용어가 유행되었었기는 하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현대문명의 폐해를 현실의 사회주의 혹은 자본주의가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전 인류는 새로운 전망을 찾아야 할 것을 정중하게 요구받고 있습니다. 생명살림불사는 한국불교 대중들에게 이러한 작업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깊이 뿌리내려갈 것입니다.)
을 확보하는 것은 우리단체 회원들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학습요소입니다.
셋째, 한국불교와 생명운동이 서로 만나게 된 원인
(각주, 우리나라가 박정희식의 개발독재시기에는 ‘소욕지족’ 혹은 ‘무소유’, ‘생명살림’ 등의 호소가 ‘산속’과 ‘절’안에 머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시기는 한국불교의 사상적 이해관계와 일반대중들의 생존을 위한 절박한 이해관계가 큰 흐름속에서 일치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러함에도 애석하게도 한국불교가 자본주의적 세속화의 길로 포위되어 가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그동안 ‘산속’과 ‘절’안에 머물던 불교의 생명살림의 사상이 세속의 새로운 이정표로 뚜벅뚜벅 걸어나아야 할 시기입니다. 그런데 세속의 ‘자본주의적 물신화, 물량화, 경쟁심’등이 ‘산속’과 ‘절’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를 한국불교는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있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생명살림불사는 이러한 과정을 잘 이해하고자 하는 일입니다. 잘 이해해야 그에 잘 대응해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을 잘 아는 일입니다. 이는 한국불교의 역사와 현실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가 필요한 대목입니다. 한국불교에 대한 전문가적 식견을 요구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우리민족의 생활과 정서속에 들어있는 불교사상과 문화에 대한 이해가 ‘토착화된 생태운동’을 만들어가는데 있어 요긴한 요소라고 판단하기에 그러한 것입니다.
우리단체에서 제기하는 ‘생명살림불사’는 두 가지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하나는 전통적으로 불교사상에 깃들어 있는 ‘생명살림’의 사상을 시대의 문명운동으로 풀어가고자 하는 것입니다. 우리단체는 이 시대의 가장 커다란 대중적 고통으로 ‘생태계파괴의 위기’, ‘식량의 위기’, ‘전쟁의 위기’등을 꼽습니다. 이에 이 시대의 큰 고통인 이와같은 문제를 풀어가는 것은 이 시대의 큰불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우리단체는 생명살림의 문명을 불교계의 의미있는 전통적 문화속에서 다루어가고자 하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근대화과정에서 우리는 버려야할 구습과 취해야 할 전통문화에 대한 식견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현대문명은 대단히 뿌리없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우리단체는 ‘생명살림불사’를 통해 이와같은 사고방식과 삶의 패턴을 가꾸어가는 ‘인재’들을 교육하는 불사를 진행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단체는 대중화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우리단체는 몇몇 개인들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그리고 몇몇 전문기관들간의 협의틀이 아닙니다. 우리단체는 회원 한사람한사람이 각기 자신의 일상생활속에서 우리단체의 세계관과 여러 가지 방편을 가지고 그물코가 되어가는 단체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우리단체의 대중화는 우리단체의 회원들이 많아지는 것을 지칭하지 않습니다. 우리단체의 회원들이 스스로의 장에서 한 가지 이상의 활동을 통해 역할하는 회원이 많아지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단체의 회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단체와 접할 수 있겠고, 또 체계적인 방법론으로 현대문명을 ‘생명살림의 문명’으로 바꾸어 가는데 필요한 교육프로그램에 접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불사는 회원개인에게도 유익할 것이며, 불교적으로도 바람직할 것이며, 사회적으로도 좋은 일이 될 것입니다.
2) 생명살림불사의 구성과 내용
우리단체가 ‘대중화’의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한 가지 과제가 있습니다. 우리단체의 교육프로그램이 재정비 되어야 합니다.
현재 집행소임자들은 한 가지 목표를 가지고 두가지 방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목표는 우리단체의 활동을 ‘생명살림의 대중운동’으로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우리단체는 ‘개인에게도 좋고, 불교적으로도 맞으며, 사회적으로도 유익한’ 운동
(각주, 우리단체는 98년 3월에 불교귀농학교를 개설한 이래 우리단체의 활동이 어언 7년에 다가서고 있습니다. 길다고 하면 긴 시간이고, 짧다고 한다면 또 그렇게 고개가 끄덕여지는 사실 애매한 시간입니다.
무엇을 강조하는가에 따라 평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기간동안 우리단체는 ‘불교귀농학교’를 14번 진행하였고, 실상사장기귀농학교로 시작한 ‘실상사귀농학교’는 12번을 진행하였습니다.
앞의 교육프로그램은 귀농에 대한 이론과정이며, 뒤의 교육프로그램은 현장실습 위주의 귀농교육과정입니다. 더하여 2004년 2월에는 실상사작은학교의 졸업생을 처음으로 배출하고, 이어 새로운 신입생을 맞이했습니다.
서울과 경기도에서는 유기농 먹을거리를 도시인과 도시사찰에 보급하기 위한 ‘불교생협운동본부’를 꾸려 향후 불교계에서 이 운동을 대중화 할 수 있는 토대를 쌓았습니다. 지리산실상사에는 귀농학교와 여러인연으로 생긴 더불어사는 지역공동체가 새로이 형성되고 있으며, 이를 인드라망의 제1실현지로 꾸려가기 위해 ‘사단법인한생명’과 ‘실상사사부대중공동체’를 꾸몄습니다.
사회적으로 우리단체는 ‘지리산살리기운동’, ‘우리농업살리기운동’등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의 중요한 생태적 환경운동을 열어가는 일에도 일정한 기여를 하였으며, 불교계의 여러 가지 수행환경침해에 대한 대응운동에도 열심이었습니다.)
을 추구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이러한 목표를 제대로 실현해 가기 위해 초석을 쌓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뜻을 내고, 사람을 모으고, 일을 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실험‘했습니다.
이제는 ‘사람들의 재주를 모으고, 재정을 모아, 이를 통해 지속적인 운동’이 가능하도록 준비해 가야 할 시기입니다.
지금 사회는 너무나도 엄중합니다. 끝 모를 곳으로 다들 달려가고 있습니다.
‘대량생산과 대량폐기’의 사회시스템속에서 무력한 개인과 무력한 자연물은 ‘소유와 독점’의 논리에 파괴당하고 있습니다. 그것의 끝은 ‘경쟁과 전쟁’의 악순환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지금의 습관에서 한발 비켜서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한 두 가지 방편으로 우리단체는 실상사 주변지역에 ‘인드라망수련원’을 마련하는 일에 나서고자 합니다. 그리고 서울을 중심으로 한 지역에 ‘인드라망교육원과 회원공간
(각주, 우리단체에는 현재 ‘지리산생명문화교육원’이 참여기관으로 있습니다. 그런데 이 수련기관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최소한도의 건물을 확보해야 합니다. 지금은 약 6-70명의 수련생만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해보니 이 정도의 것으로는 제대로 기능하기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또 이 공간이 들어서 있는 주변토지는 아직까지 제대로 빚이 청산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 빚을 현재 상임대표의 부담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는 ‘지리산생명문화교육원’이 우리단체의 명실상부한 수련, 교육기관으로 위상정립 될 수 있게 하는데 애로사항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회원들이 이제 이러한 상황에 대하여 잘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서울의 경우 아직까지 우리단체는 교육장을 마련하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귀농학교나 생협학교를 진행할 시 항상 다른 단체나 사찰에 장소를 대여해야 합니다. 물론 그것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 장소가 뜻대로 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 우리단체에서는 회원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많은 소모임이 꾸려질 것입니다. 그리고 인드라망생협에 관한 구상이 구체화되고 있어 직영할 수 있는 공간도필요할 것입니다.)
’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이 두 공간에서는 ‘생명살림운동의 활동가’들의 교육프로그램 진행될 것입니다. 그리고 ‘생명살림의 미래’를 열어가는 토론들이 활발발하게 진행될 것입니다. 이 공간에서는 ‘생명살림’을 위한 여러 가지 방책과 방법론들이 모색될 것입니다. 이 공간에서는 ‘생명살림’을 위한 선지식과 선재동자가 함께 머리를 맞댈 것입니다.
이제 우리단체는 ‘돈이 독이 되지 않을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제는 우리의 ‘준비된 프로그램과 인적 인프라'가 수련, 교육공간이라는 하드웨어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이 공간을 통해 우리단체는 ‘전국방방곡곡의 도시와 농촌의 사찰’에 생명살림의 일꾼들이 당당히 사부대중공동체의 일원으로 시작하여 ‘지역사회의 일꾼
(각주, 우리단체에서는 실상사 인근마을을 ‘인드라망의 제1실현지’로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한생명’과 ‘실상사사부대중공동체’가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생명은 사부대중공동체를 구성하고 있으며, 주로 사부대중공동체의 재가영역과 지역공동체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실상사사부대중공동체는 한생명과 실상사 사중대중들이 함께 구성하고 있습니다. 한생명을 통해 지역사회와 실상사사부대중공동체는 만나고 있습니다. 한생명은 인드라망생명공동체의 지역조직의 이름입니다. 우리단체의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인연하여 실상사지역공동체의 구성원이 된 사람들이 약150여명에 이릅니다. 적지않은 대중들이 우리단체를 인연하여 어떤이는 사부대중공동체의 성원으로 또 어떤이는 지역공동체의 성원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공동체를 둘다 지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으로 깊이 뿌리를 내려가는 장관을 만들어갈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역도 성립할 것입니다. 지역사회의 일꾼들이 이 공간을 통해 지역사찰의 역할과 기능을 생명살림의 동반자로 만들어가는 장엄한 불사를 시작할 것입니다.
3. 생명살림운동과 생명살림불사
1) 대안문명과 불교사상
(1) 대안문명운동과 생명평화이념
현대사회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의해 양분되어 서로 경쟁하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90년대 이후 이러한 세계질서가 무너졌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세계질서는 개인과 국가의 안전한 삶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사람들은 경쟁하고 자연은 약탈되고 있으며, 다양한 형태의 민족 및 인종갈등은 우리를 불안하게 합니다. 이렇기에 현대사회는 대안의 문명을 찾고 있습니다.
개별자들을 강조하며 서로간의 무한경쟁의 질서를 강요하는 자본주의 문명을 넘어서야 함을 생태계파괴와 국가간의 전쟁의 모습이 웅변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체주의적으로 흘렀던 소련식의 사회주의 문명은 이미 그것의 효용성을 잃은지 오래입니다.
이미 전 세계적
(각주, 전 세계적으로는 지난 1968년 서유럽의 ‘68학생혁명’에 강하게 영향을 받은 소위 ‘신사회운동’, ‘신좌파운동’의 조류가 있습니다. 이들은 당시 ‘자유당 - 사회당’으로 나눠 서로의 체제경쟁을 하던 사회정치적 지형이 더 이상 인류의 진보적 가치 - 당시로는 인권, 여성, 평화, 자치, 공동체 등의 가치 - 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다고 여겼습니다. 이에 스스로를 ‘녹색’으로 상징화 하면서 정치사상운동으로 발전했습니다.)
으로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대안문명을 찾고자 하는 노력
(각주,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지난 80년대 후반이후 ‘생명성, 생협운동, 귀농운동, 공동체운동, 풀뿌리운동’등 다양한 방식의 운동이 새로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정통적인 좌파운동 -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등의 이해관계를 보장하기 위한 일련의 사회운동 조류 및 정치운동의 조류 - 이나, 정책비판형의 시민운동 - 경실련을 시발로 시작된 우리나라의 시민사회 및 환경운동의 조류 - 과 사상과 운동정서에 있어 차별성을 가지면서 시도되었다. 2000년대를 지나면서 이러한 운동들이 ‘생태생명운동’이라는 하나의 조류를 형성하여 가고 있지 않나 싶다.)
은 시작되었습니다. 인간이 자연을 착취하지 않고, 자연의 질서속에서 삶을 지속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간과 인간간의 협력과 협동의 삶이 가능할 수 있도록 ‘새로운 공동체’를 실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들이 보는 세계에 대한 시각을 ‘이원론’에서 ‘관계론’으로 바꾸기 위한 지적, 실천적 노력도 또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은 이제 몇 가지의 조류를 통해 하나의 목표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를 현대사회에서는 ‘생명운동, 혹은 대안문명운동’이라고 부릅니다. 이 대안문명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유기농업과 농촌의 가치를 귀중하게 여기며, 사람들간의 협동정신을 중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의 성찰과 일상생활을 조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진행되는 대안문명운동의 흐름의 근저에는 ‘생명평화’의 가치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100년의 세월동안 식민지와 남북전쟁, 민족분단 및 압축적 근대화와 무분별한 환경파괴 등의 과정을 고스란히 짊어지고 온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삶의 질서와 사회질서에 기본으로 필요한 하나의 가치가 ‘생명평화’의 가치인 것 같습니다. 여러 종류의 생태, 생명운동의 조류가 동의하는 시대적 가치로 ‘생명평화’이념이 '이라크전쟁‘을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채택되고 있습니다.
(2) 생명평화이념과 불교사상
냉전이후 현대사회에서 인류에게 보편적인 가치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서구에서 발달된 ‘자유주의’와 ‘개인주의’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에 입각한 삶의 방식은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안의 이념으로 제기되고 있는 흐름이 ‘공존과 화해’, ‘생태주의’, ‘비폭력주의’, ‘공동체성의 회복’, ‘소수자평등’ 등의 흐름입니다. 이러한 흐름을 서구에서는 녹색이라는 상징색을 가지고 풀어가고자 노력하는 부류가 생겨났습니다.
이러한 전세계적인 흐름에 포함시킬 만한 흐름이 우리나라에서도 특수한 방식으로 생겨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생명평화’, ‘민족화해’라는 이념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 90년대 후반이후 우리나라에서는 기존의 개인주의의 경향을 공동체성을 통해서 넘어서야 한다는 사회적 흐름이 생겨나고 있으며, 기존체제에 대한 반대운동을 ‘비폭력 평화운동’으로 승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들은 아직까지 사회의 일반적 가치로 나서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흐름으로도 아직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때는 ‘자기성찰’이라는 이름으로, 어떤 때는 ‘삼보일배’라는 이름으로 또 어떤 곳에서는 ‘공동체운동’과 ‘생명살림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일반대중들의 마음에 씨앗을 심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이러한 흐름들의 갈래가 워낙 다양해서 무엇이라고 딱히 규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들의 근저에는 불교사상이 깔려있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불교사상과 궤를 같이하는 사상적 경향이 분명히 있다는 것입니다.
2) 생명살림운동과 불사(佛事)문화
(1) 생명살림운동과 생명살림불사
부처님의 일이 불사입니다. 즉 부처님의 ‘생각과 말과 삶’을 이 시대의 방식으로 펼쳐가는 것이 불사의 정확한 사회역사적 의미일 것입니다.
부처님의 ‘생각과 말과 삶’이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일반대중들의 구체적인 고통과 만나고 있습니다. 현대사회에서는 ‘생태계 파괴로 인한 항상적인 생존을 걱정’해야 하고, ‘에너지를 통한 국가간의 전쟁방식을 통한 경쟁’으로 항상적인 고통의 문제에 직면하고 살아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여기에 더해 인구의 절반이상이 실업의 공포에 직간접적으로 시달려야 합니다. 그리고 ‘남과 북’의 분단으로 인해 조성되는 항상적인 ‘군사주의 행진’에 공포의 나날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오늘날 이러한 인류의 모습을 선각자들은 ‘죽임의 문명’에 갇혀 있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대사회에서 ‘생명살림의 문명’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같은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9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도 ‘생명살림운동’으로 모색되고 있습니다. 생존을 위한 지난한 몸부림을 제대로 직시하는 통찰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먼 옛날 통일신라시대를 지나면서 우리나라에서 ‘점찰법회’를 통해 옛 고구려, 백제, 신라의 접경지대에서 불교를 크게 융성시킨 스님이 계십니다.
진표율사가 바로 그분입니다. 스님께서는 김제 금산사와 속리산법주사, 금강산발연사를 창건하시거나 후학들의 활동으로 간접적으로 개산에 영향을 주신 분입니다. 삼국시대 이후 삼국의 접경지대의 대중들에게 있어 수시로 일어나는 전쟁과 기아, 질병의 창궐은 가장 큰 구체적 고통이었을 것 입니다.
이러한 대중들에게 스님께서는 불교의 사성제와 윤회의 사상을 점괘의 방법론과 융화하여 대중의 고통을 풀어 주셨습니다. 개별적인 자연과학이나 사회과학이 발전되어 있지 못한 세상에서 당시의 대중들에게 불교사상을 전달하기 위한 옛 스님들의 지혜가 느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현대문명이 만들어내고 있는 ‘인류생존’의 위협과 ‘자연파괴적’ 문명론, 경쟁적 삶의 방식 등에 대하여 현대사회를 만들어온 사상에서는 적절한 ‘원인분석’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현대문명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해야 가능한데 현대사회의 주류사상은 현대문명에게 ‘위기’라는 진단을 하지 않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이러한 ‘위기의 문명’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사상은 ‘관계론적 철학’을 견지하고 있거나, ‘연기론적 종교관’을 견지하고 있는 입장 뿐입니다. 그리고 진단을 제대로 내리는 입장에서만이 그것에 대한 대안이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한국불교에서 이 일에 적극 나서는 일이 필요합니다. 한국불교가 이 일만 해야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이일에 나서지 않는 한국불교는 일중에 ‘커다란 것’을 빼놓는 일인 것입니다.
시대의 구체적 고통을 불교사상을 통해 능히 극복해 보고자 했던 옛 선인들의 지혜와 기개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현대 한국불교를 이끌어 오셨던 선대 스님과 재가불자들의 염원이 생명살림불사를 통해 크게 빛날 수 있을 것입니다.
(2) 한국불교의 불사문화와 생명살림불사
앞에서 현대사회의 구체적 고통에 대한 구체적 문제해결을 위한 새로운 불사의 종류에 대항여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명살림불사도 불교내적 불사문화와 동떨어져서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생명살림불사가 그간의 현대한국불교의 불사문화에 어떻게 융화될 수 있겠는가?라는 문제의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따라 몇 가지 특징적인 현대한국불교의 불사의 유형과 비교하며 이들 각각의 유형과 어떻게 생명살림불사가 만날 수 있으며, 또 어떻게 다른 유형의 불사와 차별성을 가지는지에 대하여 살펴볼까 합니다.
최근에 전개되는 불사유형을 몇가지의 갈래로 나누어서 살피면서 각각의 유형에 대한 나름의 의미와 또한 나름의 비판적 시각도 함께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종교적으로 대형전각과 석불 등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불사의 유형입니다.
이러한 불사유형은 지난 80년대 후반이후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유형입니다. 이러한 초대형불사의 유형은 대개 80년대 이후 축적된 사회의 재력이 불교계를 통해 개별스님들의 원력에 동인을 얻거나 혹은 재력가들의 여러 가지 목적에 따라 개별사찰단위의 불사가 초대형화 하게 되었던 배경을 가지며 진행되었습니다.
이와같은 불사유형은 한편으로는 한국불교가 조선불교 이후 새로운 중흥기를 맞게 되었음을 상징적으로 표현되는 모습이기도 하였으며, 향후 후대의 대중들이 불교와 인연을 맺게되는데 있어서 보다 큰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개별사찰단위의 대형불사는 그것의 방법이 종교적 프로그램의 뒷받침과 그것을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는 인적요소가 조화를 이루지 않고는 어쩌면 한국불교가 ‘물량주의’적인 세속화의 길로 들어선 상징적 모습이라는 비판에도 직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우리의 불사가 전각 및 대형 석불 등 건축물 불사에 머물지 않고, 그러한 하드웨어를 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인재들을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의견은 주로 불교계 내부적으로 근대의 전각 및 대형불상 중심의 불사에 좀더 총체적인 조화로움을 갖추어 가야 할 것이라는 시각을 담고 제기되고 있는 시각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러한 시각이 기실 불사를 주로 진행하고 있는 사찰과 스님들 내부에서 제기되기 보다는 주로 불교사회단체나 재가불자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어 그것의 실행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견해가 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불사의 종류를 전각과 불상에만 머물지 않고, 시대적 조류에 맞춰 인권, 환경, 사회복지, 인재불사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에 대하여도 불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독려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시각입니다.
이러한 견해는 타종교의 사회적 실천의 예에서 좋은 것은 적극적으로 차용하자는 시각인 것 같습니다. 기실 이러한 견해는 90년대를 거치면서 다양한 형태로 실천되어 왔던 견해이기도 합니다. 적어도 사회복지 분야에서는 사부대중들의 합의와 실천적 동참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불사유형은 불사영역을 넓혀 사회의 여러 가지 복지분야와 인권의 분야로까지 확대시키는 신기원을 열었다는 면에서 큰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실 이러한 분야의 불사는 아직까지 몇몇 대형사찰의 대형복지시설 위탁사업 및 중소규모 사찰의 어린이집 운영등의 영역에 집중되어 있는 형편입니다.
특히 이 분야에 대한 불사는 아직까지 일반불자들의 불사문화로는 발전되지 못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이 분야의 불사가 아직까지는 몇몇 스님들의 원력에 의한, 대형복지기관의 위탁경영이라는 형식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원인은 그동안의 불사문화가 전각과 불상중심의 하드웨어에 대한 건조에 집중되어 왔고, 그에 대한 경험만을 교육해 왔기에 생겨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다 체계적인 새로운 교육과 홍보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세 번째로 제기되는 관점이 ‘불살생계율’의 적극적인 실천으로 전개되고 있는 ‘방생’의 사회적 실천을 불사의 유형으로 새롭게 모색하는 흐름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지난 90년대 중후반이후 불교계의 몇몇 환경단체와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흐름입니다.
정토회에서 전개하는 ‘북녘동포돕기’를 위해 기금을 모으고 있는 경우나, 쓰레기 제로운동을 통해 생명살림의 터전을 잘 가꾸어가자는 호소에서 그 모습을 살필 수 있겠습니다. 또한 맑고향기롭게에서 전개하고 있는 생태사찰가꾸기나 먹을거리 나누기 등에서도, 경불련의 도시독거노인돕기나 도시아이들 방과후학교 사업등은 이러한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유형은 아직까지 사회복지와 인권류의 불사와 크게 차별성을 확보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시기 확실한 한 가지는 그것의 대상이 ‘인간생명’에서 머물지 않고 ‘자연계의 생명일반’과 혹은 땅과 물, 나무 등도 가꾸고 보호하는 대상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추진하는 생명살림불사는 위의 세 번째의 유형에 속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생명살림불사는 기존의 불사유형이 가지는 커다란 의미에서 ‘부처님의 일’이라는 범위에 속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기존의 불사유형을 사상적으로 그리고 대상에 있어서도 확장의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4. 생명살림불사의 장기적 구상
1) 친환경공양미운동과 생명살림불사
생명살림(대안문명)운동이 불교계에서 살아있는 운동이 되기 위해서는 불교계의 아름다운 전통과는 조화를 이루어가야 할 것입니다. 생명살림운동이 아무리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불교사상과 그리고 불교문화와 크게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하나의 ‘불사유형’으로 자리잡아가기는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그동안 인드라망생명공동체의 여러 프로그램들이 있다하더라도 그리고 그것을 제대로 구현해 나갈 인재가 양성이 된다고 하더라도, 기성 불교계의 사부대중의 정서와 사부대중의 문화속에서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잠시 있었던 ‘유행’정도로 끝나버릴 것입니다.
우리 인드라망생명공동체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몇 년간의 활동과정속에서 하나의 대안을 사고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친환경공양미운동’입니다.
‘공양미’는 한국불교의 역사속에서 면면히 내려온 좋은 전통입니다. 그리고 공양미는 그 옛날 사원의 경제적 토대라는 의미를 그대로 담으면서도 하나의 ‘정선된 신앙문화’라는 지위를 획득한 전통이기도 합니다.
친환경쌀은 현재 한국사회의 미래비젼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열쇠말’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쌀개방화’시대에서 한반도 차원에서 중요한 화두로 ‘식량안보’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고, 인류적 차원에서는 ‘지속가능한 문명의 토대’로서의 식량확보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금의 한국정부는 이 부분에 대하여 그 중요성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좀더 지혜의 안목과 장기적 관점을 살핀다면 ‘쌀과 농업’을 지속적으로 지켜가는 것은 정부가 포기하더라도 사회 어느 부분에서는 반드시 있어야 할 항목입니다.
정부 다음으로 많은 토지를 소유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수많은 신도를 확보하고 있는 불교계가 그것을 담당할 수 있는 많은 조건을 갖추고 있는 곳입니다. 지금 사회적으로 뜻있는 분들은 불교 및 여러 종교계의 ‘쌀과 농업’을 지키기 위한 역할과 ‘학교급식을 친환경농산물’로 확보하는 운동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주변적인 정황과 함께 ‘친환경공양미운동’은 불교내부적으로도 의미가 큽니다. 그것은 이 운동의 주체가 스님과 재가불자들이 함께 동참해야 가능한 사업이라는 것입니다. 공양미는 현재 스님들이 주도적으로 마련한 ‘봉향각’에서 미리 확보된 공양미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공양물로 올려지고 있습니다.
친환경공양미는 관행농에서 생산한 쌀보다 현재 약간 비쌉니다. 따라서 불교계의 주지스님들이 이 운동의 필요성(친환경쌀의 땅과 물과 공기를 지켜가는 가치와 식량안보확보, 지속가능한 생태문명 등)에 대하여 깊이 공감해야 가능한 운동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운동은 또한 주지스님들의 뜻을 여러교육프로그램과 홍보로 인해 깊이 ‘사상적으로 인식’한 재가불자들의 동참이 있어야 가능한 운동입니다.
우리단체의 생명살림불사는 이 운동을 크게 일으켜나갈 ‘대중프로그램과 생명살림활동가’를 키워나가는 불사입니다.
우리단체는 생명살림불사를 통해 농촌사찰에서는 ‘사찰주변농지를 활용한 유기농업단지조성과 유기농산물 가공단지조성, 유기농업유통센터 확보’등을 통해 이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도시사찰에서는 이 유기농산물을 판매하기 위한 여러 가지 교육프로그램, 유기농매장, 생협건설 등의 활동을 통해 이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2) 생명살림운동의 불교계 제도화 - ‘생명살림도량’불사와 ‘생명살림포교사’ 양성
생명살림불사는 생명살림운동의 내용을 불교계에 제도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생명살림운동은 모든 종교를 초월하여 그리고 모든 지역과 국가를 망라하여 추구해야 할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인류의 ‘평화적이며, 생태적인 지속가능한 생존’의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우리의 생명살림운동은 가능한 한 불교계에 뿌리를 깊게 내려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단체의 ‘생명살림불사’는 이러한 방향에 충실히 따를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일감으로 ‘생명살림도량’ 불사와 ‘생명살림포교사’ 양성사업을 마련해 가야 할 것입니다.
생명살림도량불사는 각 지역에 한 개의 대도시와 주변 몇 개군을 합쳐 광역단위의 생활권을 생명살림의 생태지역공동체를 위한 구역에서 활동하는 도량을 짓는 사업입니다. 우리단체는 이 도량을 통해 ‘소지역도농공동체’운동을 진행하려 합니다.
이 생명살림도량은 기존의 사찰에서 그 역할을 접목할 수도 있을 것이며, 필요하다면 새로이 지어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사찰의 기능과 역할은 같습니다. 불교사상인 인드라망의 세계관을 현대사회의 대안적 사상으로 삼아, 시대의 문제인 ‘생태생명의 문명’을 개척하는 일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사업은 ‘생명살림포교사’를 양성하는 일입니다. 지금 조계종을 중심으로 하여 불교계에서는 불교사상과 현대사회의 만남을 위해 ‘포교사단’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생명살림운동’을 접목하고자 노력하고자 합니다.
이 ‘생명살림포교사’는 기존의 포교사를 양성하는 과정을 따를 것입니다. 그러나 교육되는 과정에서 ‘불교사상과 귀농운동 및 생협운동 등’을 함께 교육받을 것입니다. 그리고 포교사가 된 이후에는 ‘도시와 농촌’의 특성에 맞게 도시에서는 ‘사찰에서 유기농확산과 친환경공양미운동’을 지속적으로 교육, 홍보하는 주체가 될 것이며, 농촌사찰에서는 주변의 농민들과 함께 ‘유기농업지역’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가는 사람들이 될 것입니다.
5. 나가기
우리단체에서 현재 진행하고자 하는 생명살림불사는 이제 인드라망생명공동체운동을 한 차원 높은 ‘생명사상의 대중화’의 단계로 밀어 올리는 힘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사업이 원만히 성취되기 위해서는,
첫째, 오랫동안 인드라망생명공동체의 활동에 헌신을 해온 우리단체의 고참들의 서원이 필요합니다. 이 분들은 지금까지 우리단체의 근간이 되어 오셨듯이 앞으로도 한 차원 높은 ‘대중화된 인드라망운동’을 열어가는 기본동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는 현재 인드라망생명공동체의 회원대중들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인드라망생명공동체의 회원대중들은 모두가 불자들인 것은 아닙니다. 불자인 사람들이 다수이긴 하지만 불자들로만 구성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단체에서 추구하고 있는 생명살림운동은 비불자들일지라도 의미가 있는 사업입니다.
그동안 우리단체의 활동은 불자대중들과 일반인들을 모두다 대상으로 하여 진행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단체는 그러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단체는 불자들의 수를 늘리려고 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다만 우리사회에서 꼭 필요한 것을 잘하는 것이 불자 된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생명살림불사’를 위한 여러 가지 특별사업을 통해 새로이 우리단체와 직간접적으로 인연을 맺게 되는 분들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현재 ‘생명살림불사추진위원회’에서는 상임대표의 ‘탁발순례’의 일정에 따라 각 지역별로 ‘도법스님의 즉문즉설법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남원과 제주 그리고 부산, 마산창원 등 4개 지역에서 약 700여명의 대중들과 함께 했습니다.
향후 ‘생명살림불사추진위원회’에서는 즉문즉설법회와 더불어 ‘친환경공양미운동’을 통한 대중과의 만남 등도 기획하여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새롭게 마련될 대중적인 인연이 또 한번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운동의 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모쪼록 우리단체의 ‘생명살림불사’가 원만하게 이어져 우리단체 내적으로는 생명살림을 위한 교육의 터전이 마련되고, 불교적으로는 생명살림의 인재양성이 가능하고, 사회적으로는 토착화된 생명생태운동의 너른 토양이 생겨나길 부처님전에 엎드려 서원합니다. 합장(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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