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이유로 인해 ‘활동가 동안거’의 내용이 크게는 두개의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의 영역은 ‘인드라망의 철학과 사상에 대한 공부’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인드라망의 돌아보기와 내다보기’ 프로그램이다.
이를 좀더 세분하여 보면, ‘인드라망의 철학과 사상’을 다시금 ‘인드라망 철학의 실천적 적용’을 위한 공부와 ‘인드라망 철학의 개인적 적용’을 위한 공부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의 경우는 ‘철학의 사회적, 실천적 적용’을 위한 공부로, 도법스님이 정리하고 계시는 ‘생명평화 100대서원 절명상’의 내용에 대한 심화된 강의를 듣고 토론하였다. 그리고 ‘철학의 개인적 적용’을 위한 세부프로그램으로 ‘좌선과 행선의 방법론’에 대한 강의와 실행에 대하여 공부하였다.
인드라망 동안거의 또 하나의 영역은 ‘인드라망의 돌아보기와 내다보기’이다.
단체 활동을 하다보면 몇 가지 특징적인 모습을 발견 할 수 있는데, 오랜기간 햇수를 반복하다보면 한해 한해를 잘 넘길 수 있는 방법론도 터득하게 된다.
대개의 단체 활동은 단체의 사상과 이념 그리고 활동계획을 내부적으로 다져가는 부분이 있고, 이를 여러 대중들과 공유하는 부분이 있다.
1년을 주기로 보면 12월부터 2월까지 약 2-3개월간은 앞의 부분에 집중하여 단체활동이 구성된다. 이 기간동안 사업평가와 계획 그리고 총회 등을 진행한다. 그리고 나머지 약 9-10개월 동안은 대부분 여러 분야의 대중들과 함께 하는 대중사업이 주를 이룬다.
이것을 비교해 보면 우선적으로 내다보기와 돌아보기의 기간은 비록 2-3개월간의 짧은 기간이지만 그것의 무게는 나머지 기간만큼이나 크다. 인드라망의 활동가들은 이 기간동안 1년의 기간을 ‘되살아 봐야’ 하고, 또 다가올 1년의 기간을 ‘미리 살아 봐야’ 한다.
1년동안의 회환과 안타까움 그리고 여러 가지 인간적 관계를 2-3개월간 집중적으로 떠올려야 한다. 그리고 1년간의 시간에 대한 나름의 계획을 잡아야 하는 것이다. 힘든 기간이다. 이 힘든 기간을 여러 단위로 흩어져서 살아온 우리 도반들과 함께 넘어가보자는 ‘지혜’가 ‘활동가 동안거’를 통해 구체적으로 제안된 것이다.

겨울은 춥다. 우리의 몸을 움츠리게 한다. 몸도 둔해지고, 마음도 둔해진다. 비단 나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주변을 둘러보면 나무들도 움츠리고, 조용하게 주변의 변화를 응시하고 있는 것 같다.
인드라망이 창립되기 이전의 삶을 돌이켜 봐도 그렇고, 인드라망이 창립된 이후 이곳에 나의 삶을 의탁한 이후의 삶을 돌이켜 봐도 겨울에 많은 이별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공동체적으로도 그렇고 겨울나기가 만만치 않다. 아주 어려운 일이다.
이 어려운 일에 대하여 바로 보고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인드라망 활동가 동안거’는 지난 10년동안 우리가 겨우 찾아낸 어려운 시간을 함께 넘어보자는 제안이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나에게는 그런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