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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드라망 칼럼

  삶과 인드라망 - 화사하게 꽃피는 봄이 지나갔지만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08-06-30 15:45     조회 : 4279    
 
 
전 재 성
한국빠알리성전협회 대표
 
 
 

화사하게 꽃피는 봄이 지나갔지만

 

 


화사한 봄날이 지나갔다. 라일락 향기도 지나갔고, 목련화도 떨어지고, 흐드러지게 피던 개나리와 진달래, 철쭉도 자취 없이 그 모습을 감추고 푸르름만이 산야를 감싸고 있다. 나는 별로 꽃에 관심이 없는 편이라 꽃이 어떻게 폈다가 어떻게 지는지를 주의 깊게 보지 않았었다. 그러나 모든 존재의 생멸을 아는 것이 지혜의 본질인 만큼, 올 해에는 화단에 피고 지는 꽃에서부터 뒷산의 진달래에도 관심을 갖고 보았다. 하얀 목련화가 그윽한 향기를 내고 한 달쯤 지나 꽃이 질 때에는 나무에서 떨어져 퇴락한 시체처럼 뒹구는 것을 보고, 또 진달래도 그 붉은 꽃이 검붉은 자색의 사체되어 오랫동안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보니 아름다움의 허망함이 가슴을 메이게 한다. 차라리 생겨나지 말았으면 좋았을 꽃들을 바라보며 언젠가는 이 세상에 없을 꽃들을 애도하며 지금 눈앞에 정원에 보이는 장미를 바라본다.    
       
법구경의 부처님의 말씀이 새삼 귓전을 때린다.
 
오로지 꽃들을 따는데,
사람이 마음을 빼앗기면,
악마가 잡아간다.
격류가 잠든 마을을 휩쓸어가듯.
 
붓다고싸는 이 시에서 사람이 어떻게 마음을 꽃에 빼앗기는 지를 주석에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화환을 만드는 자는 꽃밭으로 가서 ‘나는 꽃들을 따 모으리라’고 생각하며 그 밭에서 꽃을 따 모은다. 그리고 다른 꽃을 원해서 ‘나는 여기서도 꽃을 모으리라.’라고 생각하며, 그의 마음은 꽃밭 전체로 향한다. 그러나 거기서 꽃을 따 모으지 못하면, 그의 마음은 또 다른 곳을 향하여 머뭇거리다가 그 식물에서 꽃을 딴다. 이와 마찬가지로 누군가가 꽃밭에 비유되는 다섯 가지 감각적 쾌락의 가닥 즉 형상, 소리, 냄새, 맛, 감촉 가운데 내려온다. 그가 즐거운 형상을 얻으면 또 다른 즐거운 소리, 냄새, 맛, 감촉과 같은 대상을 원한다. 그것들 가운데 하나를 얻은 뒤에 또 다른 것을 원하는 것이다. 또는 어떤 사람은 형상을 얻은 이후에 다른 것을 원하지 않고 바로 그것을 감상하는 것을 즐긴다. 소리 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가축이나 하인이나 토지나 마을이나 주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승단으로 출가한 자들도 건물이나 처소나 바루나 법복과 같은 것에 대하여 동일한 태도를 취하는 것을 우리는 볼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감각적 쾌락의 가닥인 꽃들을 따 모으는 사람은 그의 마음을 그런 쾌락의 가닥에 빼앗기는 것이다. 그의 마음은 얻은 바에 빼앗길 뿐 아니라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 것에도 빼앗긴다.” 
감각적 쾌락에 대한 욕망의 가닥을 추구하면서 꽃을 따다보면, 우리는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통해서 우리의 덕성을 죽이기 때문에 우리에게서 악마가 생겨난다. 물론 실제의 악마도 있겠지만 악마는 우리의 탐진치의 번뇌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러한 악마는 커다란 격류와 같은 죽음의 악마이다. 주민들이 잠이 든 마을을 죽음의 악마인  2-3 요자 넓이와 깊이를 가진 커다란 격류가 휩쓸어가서, 마침내 전체 마을을 휩쓸어 남자나 여자, 가축이나 가금류 등을 흔적도 남겨두지 않고 결국 물고기나 거북이의 먹이가 되게 하듯 죽음의 형태를 띤 악마는 혼란된 사람의 마음을 휩쓸어 목숨을 앗은 뒤 네 가지 비참한 운명의 바다에 빠뜨린다. 
위빠싸나 수행은 그 정점에서 ‘있는 그대로의 것’을 꿰뚫어보는 지혜를 완성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 그것은 단지 우리가 대상을 마음을 비우고 내용 없이 관찰하는데서 ― 우리가 아무리 마음을 비우려 해도 악하고 불건전한 잠재적인 경향이 남아있기 때문에 ―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한 송이의 꽃을 어떻게 완전하게 관찰할 수 있는가하는 것은 허리를 고추 세우고 호흡을 가다듬고 똑바로 보는 명상적 테크닉에만 관계되는 것이 아니라 무상하고 괴롭고 실체 없는 것을 통감하게 해주는 정서적 내용을 어떻게 깊이 인지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부처님이 법구경에서 이 시를 읊은 것은 단지 미학적인 감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 짤막한 시가 위빠싸나 수행에 긴요한 것이기 때문에 말씀하신 것이다. 이 시를 떠올리며, 한 송이 꽃을 바라보는 위빠싸나 훈련을 한다면, 우리 앞에 놓인 이 순간이 시공을 꿰뚫은 하나의 완전한 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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