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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과 인드라망] 메르스 사태를 성찰하며
  글쓴이 : 인드라망     날짜 : 15-09-04 15:38     조회 : 1711    

전염병 중 상당수는 동물들에게서 인간으로 숙주를 옮긴 세균들의 변형과 진화로 인해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 지배적이다. 이를테면 최근의 에이즈(AIDS)의 경우 아프리카 야생원숭이가 가지고 있던 바이러스가 진화한 것이며 홍역의 경우도 소에 있는 우역(牛疫)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와 변형된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사실 질병을 인간중심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바이러스와 세균들의 자기생존노력과 진화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가 인류자체의 개체적 진화와 사회적 진화과정이듯이 이에 동반된 동물들의 가축화와 진화, 그리고 동물들과 함께 해온 세균과 바이러스의 인간 몸(숙주)으로의 이전과 변형 및 진화가 있다. 즉 세균과 바이러스들도 다른 생명들과 똑같이 한 생명으로서 환경과 조건에 적응하고 진화하는 것이다. 전염병이나 유행병을 일으키는 대부분의 세균과 바이러스들은 자신을 전파하기위해 다양한 방식을 채택하며 그 과정이 인간의 질병증상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고열이나 기침과 재채기, 설사, 구토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전파와 진화를 생각하면 숙주를 죽이는 일은 불리한 일이다. 그것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해 놓고 숙주(사람이나 동물)와 세균간의 균형이 회복되면 - 물론 그 과정에서 숙주의 일부 희생이 있을 수 있지만 집단적 멸종은 드물다. 대체로 기저질병이 있거나 허약한 체질의 사람이 죽는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도 그렇다 - 공생의 길로 가거나 변형과 적응을 위해 오랜 잠복기간(안정화)으로 전환된다.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대체로 그 기간에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한번 접함으로써 항체를 형성하고, 그에 대한면역력과 대응력을 확보(예방접종이 원리이다) 하기도 한다. 인간의 방역노력과 면역력 증대에 대응하여 어떤 균들은 분자구조(항원)를 변형하여 살아남아 자신이 확산(생존 번식 할)될 새로운 조건을 기다리기도 한다.

메르스(MERS)라는 중동독감이 우리사회를 한바탕 휘저어 놓고 갔다.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메르스균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메르스균이 활성화하기에 좋지 않은 환경이 되었거나 상호 안정화 상태에 이른 것이다. 우리의 건강이란 것은 혼자로는 유지 될 수 없다. 건강자체가 공동체성에 의해 규정되는 바가 크다.

근대문명은 다양하게 전승되어오던 세계 여러 지역과 공동체의 의료를 서양 의료에 획일적으로 편입시켰다. 각 지역과 공동체에 전승되던 민간요법과 건강지식, 의료지식이 미신과 비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폐기되고 의료는 서양의학교 육체계를 마친 사람이외에는 취급할 수 없게 하였다. 특히 한국사회에서 민초들은 농촌공동체시절 익숙하게 알고 있던 다양한 약초와 민간요법에 대한 지식을 박탈당하고 건강문제에 관한한 서양의학과 의료체계에 일방적으로 편입을 강요당했다.

물론 이 과정은 한국의 전통적인 공동체가 해체되고 근대적인 개인화(자유로운 개인, 국가 앞에서 평등한 개인)의 과정이고 생명의 지속을 위한 근대경제에의 노동편입과 이에 따른 전문지식의 습득과정-이것은 전일적 인식주체로서, 그리고 자율적인 공동체적 주체성의 상실과정이다 - 을 거쳐 자기분야의 지식외에는 잘 모를 뿐 아니라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고 소비해야 하는 존재로서 파편화 된 것이다. 특히 근대 의학과 병원체계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의학지식과 세분화과정을 거쳐 평범한 사람은 접할 수 없는 의료지식을 독점하면서 근대사회의 권위자로 자리 매김 되었다. 즉 근대화 과정은 의료의 독점화, 상품화, 전문화와 맞물려 건강의 개인화, 상품화, 소비자화의 진행과정과 맞물린다. 이러한 과정은 근대의료체계의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근대인들을 건강지식과 의료로부터 객체화 시키고, 건강의 주인공으로서 자기 몸과 이웃에 대한 접근과 실천을 제약하였다. 특히 근대국가의 존재근거인 부국강병에 의한 국민 보호(?)의 논리는 의료 서비스의 자본화와 질병의 국가관리 체계를 구축함으로서 민초들은 건강과 질병에 관한한 의료자본과 국가에 의한 전일적 지배를 허용할 수밖에 없는 약자가 되었다. 이로 인해 근대사회는 건강의 위해 상태나 질병에 대하여 국가의료복지나 자본에 모든 것을 내맡겨야 하는 상황을 강요당해왔다. 근대적인 국민의 입장에서는 의료인이나 병원, 혹은 국가의 특정한 지침이 없이는 아무런 대책도 없는 피동적 공포상황을 맞이하게 한다.

이번 메르스 사태의 핵심에는 무너진 공동체와 개인화된 피동적 건강관이 자리 잡고 있으며. 서양의학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 상품의료와 방역체계의 문제점이 있다. 하나는 우리자신의 성찰을 통하여 공동체적 건강관의 회복과 돌봄의 공동체를 창조해가는 과정이 필요하고 또 하나는 자본주의화한 서양의료 체계와 3차 의료기관(대기업병원) 중심의 의료전달체계를 1차 의료기관 중심의 예방과 방역, 주치의 제도중심으로 개선해 나가는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건강 공동체운동의 활성화는 '우리의 주인은 우리자신이며 이웃과 더불어 자연과 더불어사는 공동체적 삶의 회복'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런 의미에서 메르스 사태는 공동체적 건강에 대한 새로운 고민의 화두를 던졌다고 할 수 있다.

이 글은 2015년 7월초 모심과 살림연구소 주최 세미나 발제글에서 발췌했습니다.

글_김용우 인드라망전문위원
강원도 원주에서 협동조합 운동을 오랫동안 해오셨고, 지금은 (사)한알마을 이사장을 하시며 이웃과 더불어 자연과 더불어 살고자 힘쓰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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