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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드라망 칼럼

  자신을 비추어 보는 거울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06-04-24 12:21     조회 : 3144    

자신을 비추어 보는 거울 / 백남석(인드라망생명공동체 공동대표)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자신의 얼굴이나 머리 모양과 옷차림 등을 살펴보기 위해 거울을 들여다본다. 이렇듯 자신의 몸을 가꾸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드리지만, 이 보다 중요한 마음을 가꾸는(성찰과 참회) 데는 시간과 정성을 드리고 있지 않다.

그리고 마음을 청정하게 하는데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서도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기만을 바라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열심히 노력해 왔는데도 불구하고 행복해지지 않는다고 푸념한다.
그렇다면 왜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편안하지 않고 행복해지지 않는 걸까? 그 까닭은 노력하지도 않았으면서 노력하고 있다고 잘못 생각하거나, 노력을 바르게 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자기반성과 성찰을 철저하면서도 엄격하게 해야 한다. 따라서 남의 허물을 보고 비난하거나 고쳐 주려고 하기에 앞서, 남의 허물을 자기 안에서 찾아 고치려는데 주력해야 한다. 허물이 많은 사람일수록 남의 허물이 잘 보이는 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남의 허물이 보이면 곧 자신을 비추는 거울로 삼아 반성과 성찰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그동안 알고 지내던 보살님(여자 신도를 지칭함)이 상담을 요청해 왔다. 상담 말미에 그 분이 직접 경험한 것을 말씀해 주었다.
그 분은 아내와 사별하고 두 자녀와 함께 살고 있던 거사님(남자 신도를 지칭함)과 젊은 나이에 결혼(초혼)하여, 20여 년이 된 분이다. 그 분이 다니는 절은 산길로 1시간 걸어 올라가야 한다.

그 분은 장마비가 퍼붓는 여름철이나 함박눈이 내리는 겨울철에도 기도 법회에 빠짐없이 동참했다. 생활이 풍족하지 않아 임원들처럼 많은 보시를 하진 못했지만,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사찰의 대소사에 빠짐없이 동참했다.

그러던 어느 해 겨울, 기도 법회날이었는데 눈이 많이 내렸다. 보살님은 눈길에 넘어지지 않으려고 조심하며 2시간을 걸어 절에 도착했다. 소요시간이 평소보다 2배나 많이 걸리다 보니, 불공기도가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기도가 끝나면 법문을 하려고 주지 스님이 법당으로 가시고 있는 중이었다. 마침 궁금한 것이 있었던 보살님이 스님께 인사드리고 궁금한 것을 여쭈려 하자, 나중에 하자고 하셨다. 스님이 급히 가셔야 한다는 것을 잠시 잊은 보살님이 재차 여쭈려고 하자, 큰 소리로 역정하셨다.

그동안 주지 스님께 늘 신심이 깊다거나, 훌륭하다는 격려의 말씀만 들어오던 보살님이었기에 그만 설움이 복받쳐 올랐다. 그 당시의 상황은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은 스님을 믿고 따랐는데, 어떻게 자신에게 그렇게 할 수 있나 서럽기만 했다. 그 순간에는 ‘절이 어디 여기뿐이고 스님이 어디 이 분 뿐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다시는 이 절에 오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법당 참배도 하지 않은 채 곧바로 2시간을 걸어 내려왔다.

그런데 집 앞에 다달아 대문을 여는 순간, 20여 년간 키워왔던 아들과 딸의 얼굴이 갑자기 떠올랐다. 혹시 내가 이 아이들에게 아무 생각 없이 또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꾸중했던 말들이 얼마나 많은 마음의 상처가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깊이 반성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그 길로 다시 2시간을 걸어 올라가 법당에서 참회의 절을 하는데, 하염없이 흘러  내리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리고 주지 스님을 찾아뵙고 삼배의 절을 올리며, 마음  속으로 한없이 감사드렸다.

보살님이 스님을 원망하며 일주문을 나설 때는 마음이 밖으로 향해 있어 화도 나고 한없이 괴로웠을 것이다. 그런데 대문 고리를 잡는 순간 밖으로 향해 있던 마음이 안으로 향하면서 자신의 지난 허물을 성찰하고 반성하며 깊이 참회하게 되니, 괴로웠던 마음이 환희로움으로 바뀌었던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그토록 원망했던 스님이 오히려 한없이 고맙게 느껴졌던 것이다. 그래서 본래 미움과 사랑은 둘이 아니라고 하는가 보다. 우리가 이루어야 하는 기도와 수행의 기적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출처 : 인드라망 소식지 7호 (2006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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