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정치, 풀뿌리 정치가 실현되는 지방선거로

김혜련(고양시의원 /초록정치연대)

지방선거가 얼마남지 않았다. 언론에서는 서울시장 선거가 ‘빅 매치’라고 하면서 인구의 1/4만 참여할수 있는 서울시장선거를 전국으로 보도하는 어처구니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지방선거는 정권에 대한 평가도 아니요, 대선의 전초전도 아니다. 생활을 이루는 기본 공간인 주민의 의견을 대변하고 행정이 바뀔수 있도록 역할을 하는 지방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을 뽑는 아주 중요한 선거이다.

지방정부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것이 결정된다. 쓰레기 봉투의 값이 차이가 나기도 하고, 대형폐기물 버리는 방식이라든지, 재활용쓰레기를 버리는 방법도 다르다. 보건소에서 제공하는 행정서비스의 질도 다르며, 마을버스등의 대중교통 서비스도 모두 다르다. 상업지구에서 건물을 몇층까지 지을수 있는지도 지방정부에서 결정을 하고, 때로는 학교급식의 질을 결정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사실 지방정부의 행정에는 정당이 개입할 여지는 거의 없다. 어린이 도서관을 짓는일에, 한나라당이 짓는 도서관이 따로있고, 열린우리당이 짓는 시립보육시설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기성정당은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분위기를 흘리며, 정권에 대한 심판이라는 선정적인 문장을 써가며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 더군다나 기초의원에까지 확대된 정당공천은 생활과 정치의 경계를 허물어야 할 기초의회에까지 정권에 대한 심판의 논리, 중앙정치의 영향력확대를 가져오게 되었다.

마을에 대한 관심이 필요으로 지방선거를 치르자.
정치는 다양한 그룹을 대변할수 있는 세력들이 모여서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 정치사회는 50-60대 남성 중심으로 이루어져있다. 너무도 당연하게도 미래세대, 여성, 노인,장애인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의제는 이들의 중심의제가 아니다. 특히 지방정치는 다양한 실험이 충분히 가능한 공간이기 때문에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소신을 발휘할 수 있는 투표가 가능해야한다.

지방선거는 하나의 번호로 몰아찍어도 아무 상관없는 그런 선거가 아니다. 너무도 많은 생활의 의제가 결정되는 공간이기 때문에 시험을 치르듯이 심사숙고해야한다. 집으로 배달되는 후보자의 공보물을 꼼꼼히 읽어보고, 후보자의 홈페이지도 한번쯤은 가 보아야 한다. 동네에서 떠돌고 있는 후보자에 대한 소문도 들어보고, 후보가 내세우는 정책에 대해서도 한번쯤은 검토해보아야 한다. 이 과정은 필연적으로 내가 살고있는 동네와 마을에 대한 관심이 없으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번에 집으로 오는 공보물은 기본적으로 25종류쯤은 될 것이다. 하지만 너무 많다고 해서, 잘 모르겠다고 해서 찍기 시험 치르듯이 선거를 해서는 절대 안될 일이다. 수능시험 치르듯 꼼꼼히, 우리 동네의 4년을 책임질 중요한 사람을 뽑는 선거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꼭 신중히 투표해야한다고 말하고 싶다.

나름대로 선거의 원칙을 정하는 것도 필요한다. 여성이 깨끗한 정치를 할 것 같다면 여성후보를, 아무래도 젊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젊은 후보를, 기성정당이 아닌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고 한다면 무소속후보를 (무소속 후보라 하더라도 한번도 정당에 기대지 않은 사람이어야 한다.) 찍어도 될 것이다.

정치인은 표가 있는 곳을 보고 움직이는 해바라기와 같은 존재이다. 표가 없는 마을에 대한 정책은 나오지 않고, 자신을 지지하는 그룹이 아니라고 한다면 과감이 관심에서 밀어내버린다. 그러기에 특히 여성과 젊은 세대는 꼭 투표해야한다. 그래야만 여성에 대한 정책이 나오고, 젊은 세대에 대한 정책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는 꼭 투표를 하자. 그리고 이번 선거만큼은 제대로 된 멋진 지역정치인을 뽑아보는 노력을 한번쯤 해 보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후보와 정책에 대한 정성을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아마도 지역과 마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져오게 되는 계기가 되고, 생활정치, 풀뿌리정치가 이루어지는 작은 시작이 될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