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드라망 소리방
4월 즉문즉설- 답변: 도법스님(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 정리: 김귀옥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운영위원) 평화의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평화의 씨앗을 심어야... 화엄경 세주묘엄품과 마을공동체를 주제로 한 법회는 마무리를 했습니다. 회주스님의 강의를 들으며, 화엄경이 가르치는 심오한 뜻과 의미를 우리 삶의 현장의 이야기로 풀어내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다시 법회는 시작됩니다. 즉문즉설의 형식으로. 정해진 텍스트는 없지만 그래서 오히려 우리의 삶의 역동성을 느끼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질문 : 수행은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긍정적인 마음을 내기도 하고 성내는 마음을 내기도 합니다. 잘 참으면 되는데 순간적으로 참지 못하고 있어요. 좋은 방법, 즉 수행을 잘 하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요? 스님 : 우리는 ‘수행’하면 흔히 염불 잘 하는 것, 참선하는 것, 기도하는 것 등을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수행은 ‘대화’를 잘 하는 것입니다. 대화를 잘 하는 것이야말로 수행 중의 최고의 수행, 기도 중의 최고의 기도라고 생각합니다. 대화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상대를 무시하거나 화를 내면 안 됩니다. 건성으로 해서도 안 됩니다. 침착하고 정직하며 성실한 자세로 상대를 인정하고 얘기를 잘 들어야 합니다. 대화를 잘 하는 것이야말로 삶의 문제를 잘 풀어가는 어떤 기도, 어떤 명상, 어떤 참선보다도 더 큰 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 요즘 저 뿐 아니라 제가 만나는 많은 분들이 하는 고민이 있습니다. 제주도 해군기지와 총선 이후의 문제에 대한 것입니다. 강정마을에 대한 문제는 해군기지 필요 여부보다는 그것을 진행하는 절차적 정당성에 더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또, 4월11일 총선은 가치와 가치가 충돌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명 평화’, 생태적인 삶의 가치‘ 등 제가 생각하는 보편적 진리가 총선을 거치면서 소수자의 외침으로 밖에 그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스님께서 하시는 법문에 의하면 수행이나 깨달음이라고 하는 것은 현실에서 현장에서 쓸모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보편적 진리라고 믿고 있는 것들은 왜 소수의 목소리로 남을 수밖에 없을까요? 스님 : 중생은 전도몽상으로 살아간다고 합니다. 보편적 진리에 무지한 상태로 살아가는 거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인간들이 만든 질서가 있고, 부처님이 깨달은 본래부터 있는 세상 이치 즉 생명의 질서와 존재 법칙이 있습니다. 본래부터 있는 세상 이치와 인간들이 만든 이치가 크게 어긋나지 않고 일치되는 게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인권은 존엄하다, 만인은 평등하다’ 같은 것은 인간이 만든 헌법정신이잖아요.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인간이 만든 절차적 정당성이 시시하거나 가볍게 취급되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쩌면 본래부터 있는 세상 이치에 맞게 인간들이 진지하게 뭔가 꿈과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삶의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함께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질문한 것처럼 다수의 사람들은 보편적 진리에 무지하게 살아간다는 것이죠. 우리가 처한 현실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보편적 진리를 알고 추구하며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절실하게 지혜롭게 살아가는 가에 따라 소수는 다수가 될 수 도 있다는 것입니다. 제주 강정마을의 문제는 첫째, 생명의 조건이 파괴되고 있으며, 둘째, 민주주의 즉 절차적 문제가 함부로 취급되고 있는 겁니다. 생명은 건강하게 지켜져야 하고 가꾸어져야 하며 절차적 과정도 합리적으로 잘 밟아가야 합니다. 또 하나 짚어야 할 것은 해군기지를 찬성하는 쪽이나 반대하는 쪽이나 대의명분이 같다는 겁니다. 평화를 지키자, 평화를 실현하자는 것이죠. 해군기지 건설을 찬성하는 쪽은 나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힘을 길러야 한다, 방어력과 공격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고, 반대하는 쪽의 입장은 역사 속에서 힘의 논리나 승부의 논리로 평화가 지켜진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즉 전쟁을 통해 평화가 이뤄진 적이 없다는 것이죠. 평화의 열매가 맺히기 위해서는 평화의 씨앗을 심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한반도 상황과 국제적 상황을 보더라도 힘을 길러 싸움에서 이기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합니다. 이런 문제의식이 지금은 소수의 목소리이지만 다수의 흐름으로 가기 위해서는 평화의 씨앗을 심어서 평화의 열매를 맺는 쪽으로 가도록 효과적으로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조계종에서 자성과 쇄신 결사를 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생명평화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한 천 일 정진결사입니다. 이것은 인드라망이 주장해왔던 대승불교운동과도 맥락을 같이 합니다. 역사 창조의 주체는 시민입니다. 불교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도 사부대중입니다. 세상에 필요한 불교가 되기 위해서는 사부대중이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아픔이 많은 사람, 중요한 의제가 있는 사람을 내세워서 하자는 것이죠. 그래서 첫 번째 정진 주체를 강정마을 대표, 그 다음은 농민, 통일운동가, 이웃종교인, 쌍용자동차 노동자, 이주 노동자를 중심으로 시작했습니다. 이런 움직임이 우리 삶에 평화의 씨앗을 심는 단초가 될 것입니다. 평화의 열매를 맺는 일은 평화가 구호가 아니라 역사가 되고 문화가 되도록 하는 일입니다. 사부대중이 주체가 되어 한국불교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새로운 대승불교를 만들어 가도록 하십시다.
평화의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평화의 씨앗을 심어야...
화엄경 세주묘엄품과 마을공동체를 주제로 한 법회는 마무리를 했습니다. 회주스님의 강의를 들으며, 화엄경이 가르치는 심오한 뜻과 의미를 우리 삶의 현장의 이야기로 풀어내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다시 법회는 시작됩니다. 즉문즉설의 형식으로. 정해진 텍스트는 없지만 그래서 오히려 우리의 삶의 역동성을 느끼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질문 : 수행은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긍정적인 마음을 내기도 하고 성내는 마음을 내기도 합니다. 잘 참으면 되는데 순간적으로 참지 못하고 있어요. 좋은 방법, 즉 수행을 잘 하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요?
스님 : 우리는 ‘수행’하면 흔히 염불 잘 하는 것, 참선하는 것, 기도하는 것 등을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수행은 ‘대화’를 잘 하는 것입니다. 대화를 잘 하는 것이야말로 수행 중의 최고의 수행, 기도 중의 최고의 기도라고 생각합니다. 대화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상대를 무시하거나 화를 내면 안 됩니다. 건성으로 해서도 안 됩니다. 침착하고 정직하며 성실한 자세로 상대를 인정하고 얘기를 잘 들어야 합니다. 대화를 잘 하는 것이야말로 삶의 문제를 잘 풀어가는 어떤 기도, 어떤 명상, 어떤 참선보다도 더 큰 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 요즘 저 뿐 아니라 제가 만나는 많은 분들이 하는 고민이 있습니다. 제주도 해군기지와 총선 이후의 문제에 대한 것입니다. 강정마을에 대한 문제는 해군기지 필요 여부보다는 그것을 진행하는 절차적 정당성에 더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또, 4월11일 총선은 가치와 가치가 충돌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명 평화’, 생태적인 삶의 가치‘ 등 제가 생각하는 보편적 진리가 총선을 거치면서 소수자의 외침으로 밖에 그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스님께서 하시는 법문에 의하면 수행이나 깨달음이라고 하는 것은 현실에서 현장에서 쓸모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보편적 진리라고 믿고 있는 것들은 왜 소수의 목소리로 남을 수밖에 없을까요?
스님 : 중생은 전도몽상으로 살아간다고 합니다. 보편적 진리에 무지한 상태로 살아가는 거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인간들이 만든 질서가 있고, 부처님이 깨달은 본래부터 있는 세상 이치 즉 생명의 질서와 존재 법칙이 있습니다. 본래부터 있는 세상 이치와 인간들이 만든 이치가 크게 어긋나지 않고 일치되는 게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인권은 존엄하다, 만인은 평등하다’ 같은 것은 인간이 만든 헌법정신이잖아요.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인간이 만든 절차적 정당성이 시시하거나 가볍게 취급되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쩌면 본래부터 있는 세상 이치에 맞게 인간들이 진지하게 뭔가 꿈과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삶의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함께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질문한 것처럼 다수의 사람들은 보편적 진리에 무지하게 살아간다는 것이죠. 우리가 처한 현실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보편적 진리를 알고 추구하며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절실하게 지혜롭게 살아가는 가에 따라 소수는 다수가 될 수 도 있다는 것입니다.
제주 강정마을의 문제는 첫째, 생명의 조건이 파괴되고 있으며, 둘째, 민주주의 즉 절차적 문제가 함부로 취급되고 있는 겁니다. 생명은 건강하게 지켜져야 하고 가꾸어져야 하며 절차적 과정도 합리적으로 잘 밟아가야 합니다. 또 하나 짚어야 할 것은 해군기지를 찬성하는 쪽이나 반대하는 쪽이나 대의명분이 같다는 겁니다. 평화를 지키자, 평화를 실현하자는 것이죠. 해군기지 건설을 찬성하는 쪽은 나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힘을 길러야 한다, 방어력과 공격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고, 반대하는 쪽의 입장은 역사 속에서 힘의 논리나 승부의 논리로 평화가 지켜진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즉 전쟁을 통해 평화가 이뤄진 적이 없다는 것이죠. 평화의 열매가 맺히기 위해서는 평화의 씨앗을 심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한반도 상황과 국제적 상황을 보더라도 힘을 길러 싸움에서 이기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합니다. 이런 문제의식이 지금은 소수의 목소리이지만 다수의 흐름으로 가기 위해서는 평화의 씨앗을 심어서 평화의 열매를 맺는 쪽으로 가도록 효과적으로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조계종에서 자성과 쇄신 결사를 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생명평화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한 천 일 정진결사입니다. 이것은 인드라망이 주장해왔던 대승불교운동과도 맥락을 같이 합니다. 역사 창조의 주체는 시민입니다. 불교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도 사부대중입니다. 세상에 필요한 불교가 되기 위해서는 사부대중이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아픔이 많은 사람, 중요한 의제가 있는 사람을 내세워서 하자는 것이죠. 그래서 첫 번째 정진 주체를 강정마을 대표, 그 다음은 농민, 통일운동가, 이웃종교인, 쌍용자동차 노동자, 이주 노동자를 중심으로 시작했습니다. 이런 움직임이 우리 삶에 평화의 씨앗을 심는 단초가 될 것입니다. 평화의 열매를 맺는 일은 평화가 구호가 아니라 역사가 되고 문화가 되도록 하는 일입니다. 사부대중이 주체가 되어 한국불교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새로운 대승불교를 만들어 가도록 하십시다.
